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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20조' 넘게 빠진 증시 대기자금…금리 인상이 불러온 '역머니무브'

- 한국은행, 금리 인상 기조에 은행권 수신상품 매력 확대

- 반도체 불안에 레버리지 쏠림까지…코스피 변동성 폭발

- 롤러코스터 증시에 지친 투자자…예·적금으로 '피난'

  • 기사등록 2026-07-22 15: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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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추승수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면서 투자자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예·적금 금리 매력이 높아진 가운데 증시 대기자금은 감소하고 은행권 수신은 빠르게 늘면서 주식시장에 머물던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예·적금 매력 다시 커지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22년 이후 3년 6개월 만으로, 금융통화위원 7명 모두 인상 결정에 찬성했다.


한 달 새 \ 20조\  넘게 빠진 증시 대기자금…금리 인상이 불러온 \ 역머니무브\ 지난 7월 16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공식 유튜브 채널]

한국은행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물가상승률도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인상 배경으로 제시했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위험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향후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며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는 물가와 성장세,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증권은 오는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오는 10월 0.25%포인트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시장금리를 거쳐 예·적금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신금리가 오르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예·적금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는 만큼 투자자가 위험자산을 보유할 유인은 상대적으로 약해진다. 기준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은행권 예·적금의 상대적인 매력도 다시 커지고 있다.


◆ 비트코인보다 출렁인 코스피…레버리지가 낙폭 키웠나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 급락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논란이 겹치며 거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한 달 새 \ 20조\  넘게 빠진 증시 대기자금…금리 인상이 불러온 \ 역머니무브\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 급락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이 겹치며 거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코스피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약 25% 하락한 데 이어 지난 21일 6747.95에 마감했다. 블룸버그가 주요국 증시와 자산의 수익률 변동성을 비교한 결과 한국 증시는 61%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았다.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한국거래소는 올해 40번의 매도·매수 사이드카와 7번의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증시 조정이 기업이익 악화보다 미국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과 밸류에이션 축소에서 비롯됐다"며, "코스피가 19거래일 만에 28.5%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9.2% 상향돼, 이익 전망 자체보다 향후 실적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약화된 영향이 컸다"라고 분석했다.


한 달 새 \ 20조\  넘게 빠진 증시 대기자금…금리 인상이 불러온 \ 역머니무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증시의 등락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증시의 등락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고점 이후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6일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에 6조7000억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신용거래에서 빠져나온 위험투자 수요가 레버리지 ETF로 옮겨가면서 투자자의 위험 노출이 충분히 줄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위험 쏠림 속에 시장 변동성 지표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6월 29일 96.9까지 올라 코로나19 확산 당시 고점인 69.2를 넘어섰다. 지난 20일에는 86.9로 낮아졌지만 20일 실현변동성 역시 80.4에 달했다. 투자자의 과도한 공포는 일부 완화됐으나 실제 주가 등락 폭 자체가 여전히 크다는 의미다.


◆ 예탁금 24조 빠지고 은행 수신 29조 늘고…‘역머니무브’ 조짐


머니무브는 시중자금이 은행 예·적금과 같은 안전자산에서 주식·펀드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뜻한다. 반대로 증시 변동성 확대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투자자금이 예금·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되돌아가는 흐름은 ‘역머니무브’로 불린다.


한 달 새 \ 20조\  넘게 빠진 증시 대기자금…금리 인상이 불러온 \ 역머니무브\ 최근 금융시장에서 역머니무브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이 같은 역머니무브 조짐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6일 기준 108조818억원으로 지난달 말 132조4696억원보다 약 24조원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향후 주식 매수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증시 대기자금으로, 단기간에 잔액이 줄었다는 것은 신규 투자를 보류하거나 자금을 증시 밖으로 옮긴 투자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ETF 시장에서도 자금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주가지수 상승분과 배당수익을 함께 추구하는 커버드콜 ETF와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머니마켓 ETF에 자금이 유입됐다. 급격한 주가 상승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낮은 변동성을 중시하는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간 모습이다.


은행권 수신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 잔액은 2622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8조8000억원 증가한 반면 여신 잔액은 12조7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달 15일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지난달 말보다 15조8950억원 증가했다. 연초 주식시장으로 향했던 자금 일부가 증시 조정과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은행권으로 되돌아오는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다만 최근 예금 증가를 장기적인 자산 배분 변화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은행권으로 유입된 자금 상당 부분이 만기가 짧은 단기 예금이나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에 머물고 있어 증시가 안정되면 다시 투자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완화되고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예금으로 옮겨간 자금 일부가 다시 투자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의 자금 이동은 증시 불확실성에 대응한 단기적 피난 성격이 짙다. 다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증시 변동성이 이어질 경우 은행권으로 향한 자금이 장기 예치로 굳어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예금 만기 구조와 투자자예탁금 흐름이 역머니무브의 지속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als20517@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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