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트리니티항공 대표가 2026년 1분기 8개 분기 만의 영업흑자를 만들었다. 더밸류뉴스는 2024년 7월 'CEO탐구' 62회에서 정홍근 전 티웨이항공 대표의 유럽 진출을 'LCC의 새 역사'로 평가했다. 그러나 장거리 확장은 2025년 창사 최대 매출과 2655억원의 영업손실을 동시에 남겼다. 대명소노그룹의 인수를 실무에서 지휘한 이 대표는 이제 티웨이의 이름까지 트리니티로 바꾸고 수익성 중심의 항공·숙박·여행 결합을 추진하고 있다. 첫 분기 반등은 확인됐다. 부채비율 1947%, 605억원의 금융비용, 반복된 정비 논란을 함께 낮출 수 있느냐가 '소노 시대 첫 CEO'의 진짜 시험대다.
[더밸류뉴스∙AI생성]
◇ 이상윤 대표는…
△1974년생(52) △미 서던캘리포니아대 항공우주공학 학사 △대한항공 운항점검정비공장 기체 정비 담당(2003~2004) △대한항공 정비기획부 MRO사업 수주 담당(2004~2009) △대한항공 인재개발실 인사관리(2012~2018) △대한항공 미주지역본부 관리팀장(2018~2023) △대한항공 정책지원실 정책기획팀장(2023~2024) △소노인터내셔널 항공사업TF 총괄임원(2025) △티웨이항공 대표이사(2025.6~2026.3) △트리니티항공 대표이사(2026.3~현재)
◆ 8개 분기 만에 영업흑자…순손실은 아직 167억원
트리니티항공의 2025년 연결 매출액은 1조79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0% 늘어 창사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2024년 123억원에서 2655억원으로 불어났고, 당기순손실도 659억원에서 3396억원으로 확대됐다. 유럽·북미 중장거리 노선과 대형기 도입에 따른 리스료·정비비·인건비가 먼저 발생했고, 평균 원·달러 환율도 58원 오른 1423원에 달했다. 이 대표는 2025년 6월27일 취임했으므로 연간 손실 전부를 그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다만 3분기 955억원의 영업손실 등 취임 뒤에도 성장 비용은 계속됐다.
트리니티항공 연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2026년 1분기에는 방향이 바뀌었다. 연결 매출은 약 612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 늘었고 영업이익 192억원을 내며 8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6122억원, 영업이익 199억원이다. 회사가 발표한 노선별 탑승률은 국내선·일본 95%, 대만 94%, 동남아 93%, 유럽 90%였고 전체 탑승객은 313만명으로 17% 늘었다. 화물 물동량도 약 9000톤으로 2024년 1분기보다 130% 증가했다. 소노그룹 편입 뒤 노선별 수익성을 다시 계산하고 기재 활용률을 높인 결과가 처음 숫자로 드러났다.
그러나 최종 성적은 흑자가 아니다. 연결 당기순손실은 약 167억원으로 이어졌다. 1분기 영업이익 192억원보다 이자 등 금융비용 605억원이 세 배 이상 컸기 때문이다. 동계 성수기에 항공권 선수금이 들어오는 1분기 특성도 감안해야 한다. 6월 국제선 여객 수송량이 전년 동월보다 8.2% 줄었다는 집계와 고환율·유가 변동성까지 고려하면 한 분기 흑자를 구조적 턴어라운드로 단정하기 이르다. 여름과 비수기를 포함한 연간 영업현금흐름이 플러스로 굳어져야 반등이 완성된다.
◆ 트리니티로 간판 교체…LCC 넘어 '항공·호텔·여행' 묶는다
이 대표의 첫 번째 가시적 성과는 경영권 인수 뒤의 정체성 전환이다. 티웨이항공은 2026년 3월31일 주주총회에서 상호를 트리니티항공으로 바꾸고 4월16일 증시 종목명도 변경했다. 5월15일 국토교통부의 변경면허를 받아 오는 9월10일을 브랜드 전환 및 운항 개시일로 확정했다. 예약·공항·도장·해외 인가를 한꺼번에 바꾸는 과정에서 소비자 혼란과 운항 공백을 막는 것이 리브랜딩의 첫 평가 항목이다.
티웨이항공이 오는 9월 10일부터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ways)'으로 운항을 시작한다. [이미지=트리니티항공]
'트리니티'는 항공·숙박·여행 세 요소를 하나로 묶겠다는 의미다. 소노트리니티그룹은 국내외 18개 호텔·리조트와 트리니티항공 노선을 결합한 패키지, 공동 프로모션, 통합 멤버십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5월에는 소노인터내셔널과 항공사 등 1300여명이 서울 마곡 통합사옥으로 옮겼다. 조직을 한 건물에 모아 상품기획과 고객 데이터를 연결한 판단은 합리적이다. 다만 객실 할인과 공동마케팅을 넘어 교차판매 매출·재구매율·회원당 수익이 공개돼야 '시너지'가 구호인지 사업모델인지 판별할 수 있다.
항공 본업에서는 장거리와 기단 현대화가 핵심이다. 회사는 2026년부터 A330-900NEO 5대를 순차 도입하고 2027년 말까지 10대 운영을 협의하고 있다. 노후 B737-800도 B737-8로 교체해 연료·정비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2026년 6월 기준 항공기 48대, 국내선 5개와 국제선 47개 노선을 보유했고 국제선 점유율은 2025년 7.5%에서 2026년 1분기 8.4%로 높아졌다. 공급을 더 늘리는 것보다 항공기 한 대와 노선 하나가 자본비용을 넘는 이익을 내는지가 중요하다.
◆ 부채비율 1947%에 1900억 추가 수혈…주식병합은 치료 아닌 처방
트리니티항공 최근 분기별 부챙총계 및 부채비율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트리니티항공의 2025년 말 연결 부채총계는 1조8203억원, 자본총계는 523억원으로 부채비율이 3498.6%였다. 2026년 3월 말에는 733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등에 힘입어 자본이 약 1073억원으로 늘고 부채비율이 1947.1%로 낮아졌다. 그래도 총부채는 2조898억원, 총차입금은 7666억원이다. 비율 개선의 상당 부분이 이익 축적이 아니라 외부 자본 수혈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항공기 리스와 유류비·정비비를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에서는 환율이 오를 때 부채와 비용이 동시에 불어난다.
회사는 6월에도 최대주주 소노인터내셔널을 상대로 11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두 특수목적법인에 신주를 배정해 800억원을 더 조달했다. 영구채는 만기 30년이라 회계상 자본으로 잡히지만 연 6%, 매년 66억원의 이자 성격 지급이 따른다. 800억원 증자에는 소노인터내셔널이 투자자 손익을 정산하는 2년 만기 주가수익스왑(PRS)과 지분 담보가 붙었다. 자금은 유류비와 정비비 등 운영에 쓰인다. 급한 유동성은 채웠지만 본업이 현금을 만들지 못하면 부담이 항공사에서 모회사로 옮겨갈 뿐이다.
주주가치도 흔들렸다. 7월21일 주가는 574원으로 연초 첫 거래일 종가보다 약 61% 낮았다. 회사는 7월2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액면가 100원 주식 5주를 500원 주식 1주로 합치는 병합안을 통과시켰다. 주식 수와 주당 가격만 달라질 뿐 시가총액이 늘지는 않는다. 8월7일부터 28일까지 거래가 정지되고 31일 병합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동전주를 벗어나는 기술적 조치가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려면 연간 흑자, 차입금 축소, 추가 희석 없는 자금 조달 원칙이 뒤따라야 한다.
◆ 정비·MRO·인사 훑은 '통합형 항공맨'…안전 약속부터 입증해야
이 대표는 1974년 3월 태어나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다. 2003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기체 정비와 MRO 사업 수주, 인재개발실 인사관리, 미주지역본부 관리, 정책기획을 거쳤다. 정비 현장에서 사람과 해외조직, 정책까지 올라온 경력은 장거리 항공사 전환기에 적합하다. 2025년 소노인터내셔널 항공사업TF 총괄로 영입돼 그룹의 티웨이항공 인수를 지휘한 뒤 같은 해 6월 대표가 됐다. 인수 설계자와 인수 후 운영자가 같다는 점에서 권한이 큰 만큼 성과 책임도 분명하다.
트리니티항공 정비사들이 기체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트리니티항공]
그가 취임하며 가장 먼저 내건 가치는 안전이었다. 그러나 트리니티항공은 2021~2025년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9차례, 47억4400만원의 과징금을 받아 국적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다수 위반은 취임 전에 발생해 이 대표가 물려받은 문제다. 그렇더라도 2026년 2월 제주발 타오위안행 항공기가 착륙 중 오른쪽 메인 랜딩기어 타이어를 잃는 사고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당시 정비 및 운항 절차상 위반이나 미수행 사항은 없었으며 부품과 정비 과정을 면밀히 점검해 필요한 조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3월에는 과거 비인가 부품 사용에 대한 12억원 과징금이 법원에서 확정되기도 했다.
회사는 1365억원을 들여 인천공항에 광동체 1대와 협동체 4대를 동시에 정비할 수 있는 자체 격납고를 2028년 8월까지 짓는다. 자체 격납고를 기반으로 정비 관리 수준을 높이고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트리니티항공 측은 CEO 및 경영진의 핵심성과지표(KPI)에도 결과를 넘어 위해요인 발굴 등 선제적인 안전관리 성과를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무 압박 속에서도 정비 인력과 예비부품, 교육 예산 투자가 차질 없이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이상윤호의 다음 성적표는 새 사명이나 항공기 수가 아니다. 사고·중대 지연·정비 위반이 줄고, 노선별 이익과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되며, 안전 투자액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지다. '정비 출신 CEO'의 완성은 가장 안전한 항공사를 숫자로 입증하는 데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