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대표이사 나채범)이 18일 열린 제81기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글로벌 수익 창출 모델을 본격 가동한다.
지난해 말 단행한 인도네시아 '리포 제너럴 인슈어런스(Lippo General Insurance, 이하 리포손보)' 지분 인수가 재무제표상 연결 자회사 편입을 완료한 상태다. 그동안 장부상 지분율만큼만 반영되던 인도네시아 성장세가 이제 한화손보의 실질적인 수익으로 직접 반영되는 구조적 변화가 시작된다.
서울시 영등포구 한화손해보험 사옥. [사진=한화손해보험]
◆ ‘투자자’에서 ‘주인’으로…재무적 체급 변화
한화손보는 지난 2023년 3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과 공동으로 리포손보 지분 62.6%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손보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이 보유했던 리포손보 지분 46.6%를 약 823억원(9100억루피아)에 인수했다. 이로써 한화손보의 리포손보 총 지분율은 기존 14.9%에서 61.5%로 상승하며 단독 지배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이번 딜의 가장 큰 변화는 '회계적 수익 인식 방식'이다. 기존까지는 리포손보가 낸 이익 중 일부만 장부상 반영되는 ‘관계기업’이었으나, 이제부터는 리포손보의 실적이 한화손보 연결 재무제표에 100% 합산되는 ‘종속기업’이 된다.
지난해 말 기준 리포손보의 자산 총계는 약 2664억원, 영업수익은 약 3608억원에 달한다. 영업수익이 자산을 상회하는 것은 초기 성장세가 가파른 해외 보험사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자산 규모 대비 매출 발생 효율이 극대화된 상태로 풀이된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약 106억원(1057억루피아)으로, 연간 100억원대 규모의 확실한 해외 수익이 보태지는 셈이다.
리포손보 보험종목별 보험수익 변동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 1.4%대 낮은 침투율…‘저침투 고성장’ 인니 시장의 매력
한화손보가 인도네시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명의 대국이지만, 보험료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보험 침투율'은 지난 2022년 기준 1.4%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평균(약 6~7%)이나 아세안 평균(3%대)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으로, 경제 성장에 따라 보험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여지가 크다. 특히 젊은 인구 구조와 빠르게 늘어나는 중산층이 보험을 '자산 보호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며 자동차·건강·재산 보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비저너리 데이터 리포트(Visionary Data Reports)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전체 생·손보 시장은 약 372억달러 규모로, 2033년까지 연평균 4.65% 성장으로 고성장 궤도를 밟을 전망이다. 한화손보는 국내에서 검증된 디지털 보험 노하우와 펨테크(Femtech) 등 특화 상품 전략을 현지에 이식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Otoritas Jasa Keuangan) CI. [이미지=OJK]
◆ ‘금융 풀 라인업’ 완성…주총 거치며 지배구조 선진화
이번 경영권 확보는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가 공들여온 인도네시아 현지 협력 체계의 실질적인 가동을 의미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에이엠베스트(AM Best)로부터 재무건전성 등급 ‘A-(Excellent)’를 획득한 리포손보는, 한화생명이 최근 확보한 현지 ‘노부은행(Nobu Bank)’의 창구와 결합해 방카슈랑스 등 공격적인 영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특히 18일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건 등의 안건이 의결됐다. 이러한 지배구조 선진화 행보는 해외 사업 확장에 따른 경영 투명성 요구에 부응하는 조치로 풀이될 수 있다.
한화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지난해 말 기준 170%대 중반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탄탄한 자본 적정성을 바탕으로 단행된 이번 지배주주 등극은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글로벌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리포손보가 부채 총계 약 1775억원 대비 자본 총계 약 889억원을 유지하며 우량한 재무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향후 연결 실적 안정성에 기여할 전망이다.
인도의 시장조사기관 켄 리서치(Ken Research)는 “인도네시아 GDP가 1.6조 달러 수준으로 커지는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수요가 늘며, 특종보험·기업보험 시장이 구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기업과 소비자의 고유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상품 제공 방식을 혁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