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캐피탈이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적정성 관리에 나선다. 1분기 말 자산총계가 10조7000억원대로 확대된 반면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말보다 낮아지면서, 영업자산 성장에 맞춘 자본 보강 필요성이 커진 영향이다.
NH농협캐피탈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594만3536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주당 발행가액은 1만6825원으로, 총 조달 규모는 999억9999만원이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오는 15일, 구주주 청약일과 납입일은 오는 29일이다. 자금조달 목적은 운영자금으로 기재됐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NH농협캐피탈 본사 전경. [사진=NH농협캐피탈]
NH농협캐피탈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자본 확충을 통해 자본적정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중장기적인 성장 여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수익성과 건전성이 검증된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선별적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자산 10조7000억원대 확대…조정자기자본비율도 개선 전망
이번 유상증자는 NH농협캐피탈의 자산 성장 흐름과 맞물려 있다. NH농협캐피탈의 2026년 1분기 말 자산총계는 10조7123억원으로 2025년 말 10조3134억원보다 398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8조9231억원에서 9조3347억원으로 늘었고, 자본총계는 1조3903억원에서 1조3776억원으로 줄었다.
자본적정성 지표도 낮아졌다. NH농협캐피탈의 1분기 말 조정총자산은 10조4772억원, 조정자기자본은 1조4265억원이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3.62%로 2025년 말 14.13%, 2024년 말 14.97% 대비 하락했다.
NH농협캐피탈 조정자기자본 및 조정자기자본비율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회사 측은 조정자기자본비율 하락 배경에 대해 영업자산 확대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캐피탈 관계자는 “2026년 1분기 말 조정자기자본비율이 전년 말보다 하락한 것은 영업자산 확대에 따라 조정총자산 증가 폭이 자본 증가 폭을 상회한 영향”이라며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조정자기자본이 확충돼 조정자기자본비율과 레버리지배수 등 주요 자본적정성 지표의 관리 여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단순 계산 기준 NH농협캐피탈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3.62%에서 14%대 중반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실제 조정자기자본비율은 감독규정상 조정항목과 증자금 사용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회사채 등 시장성 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NH농협캐피탈의 2026년 1분기 원화자금 조달 평균잔액 기준 회사채 비중은 95.6%다. 1분기 말 사채 장부금액은 8조1685억원으로 2025년 말 7조6689억원보다 4996억원 증가했다. 채권 발행 중심의 조달 구조 속에서 자기자본 확충은 자산 성장 여력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 영업수익 6.9% 증가…성장 속 자본관리 과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개선됐다. NH농협캐피탈의 2026년 1분기 영업수익은 2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2230억원 대비 6.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212억원보다 늘었고, 분기순이익은 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157억원 대비 증가했다.
영업수익 증가에는 리스금융이자와 기타영업수익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이번 1분기 리스금융이자는 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323억원 대비 4.0% 증가했다. 할부금융이자는 40억원으로 16.0% 늘었고, 대출금이자는 899억원으로 1.1% 증가했다. 기타영업수익은 1097억원으로 전년 동기 963억원보다 14.0% 확대됐다.
영업자산 잔액도 늘었다. 2026년 1분기 말 취급업무별 잔액 기준 전체 영업자산은 10조2888억원으로 2025년 말 9조9228억원보다 증가했다. 대출금 잔액은 5조2080억원으로 전체의 50.6%를 차지했고, 리스금융은 3조3738억원으로 32.8%를 기록했다. 기타자산은 1조4254억원, 할부금융은 2816억원이다.
다만 자산 확대 속도가 빨라질수록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도 커진다. 여신전문금융업권은 레버리지배수 규제를 받기 때문에 영업자산 확대가 지속되려면 이에 상응하는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회사가 이번 유상증자의 배경으로 자본적정성 안정화와 중장기 성장 여력 확보를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 하반기 우량자산 선별 확대…기업투자금융·렌터카에 무게
NH농협캐피탈은 유상증자 이후 무분별한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건전성을 따진 선별 성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회사는 각 사업부문의 수익성, 건전성, 자본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산 확대 방향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NH농협캐피탈 CI. [이미지=NH농협캐피탈]
특히 기업투자금융과 렌터카 등 경쟁력을 보유한 부문은 영업자산을 확대하는 반면, 고금리 장기화 기간 부담이 컸던 개인신용과 일반리스 등은 시장 상황에 따라 구조개편과 자산 비중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건전성 지표는 전년 말 대비 큰 폭의 악화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NH농협캐피탈의 1분기 말 총여신 기준 연체율은 1.00%로 2025년 말 0.97%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2024년 말 1.27%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부실여신비율은 0.90%로 2025년 말 1.02%, 2024년 말 1.21%보다 낮아졌다. 무수익여신비율도 1.53%로 전년 말 1.65% 대비 하락했다.
NH농협캐피탈 관계자는 “우량자산 중심의 선별적인 자산 취급 기조를 유지해 온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앞으로도 시장환경과 포트폴리오 특성을 반영한 심사기준을 운영하고, 취급 이후에는 상시 모니터링과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을 통해 안정적인 리스크관리체계를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 지원 성격도 갖는다. NH농협캐피탈은 농협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에 농협금융지주가 참여하면서 NH농협캐피탈의 자본 여력과 손익 기반 강화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가 100% 주주로서 증자에 참여함으로써 자회사의 자본 여력 확충과 손익 기반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지원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며 “NH농협캐피탈도 중장기적 성장을 통해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로서 역할과 기여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