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KB금융지주, 자사주 소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넘는다

- 자사주 소각의 의미…EPS 상승과 신호효과

- 비은행 이익 비중 40%...위기 대응력 강화

- 건전성 강화와 디지털 투자로 1등 지위 유지

  • 기사등록 2025-10-14 08:24:45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윤승재 기자]

KB금융지주가 주주환원 확대를 앞세워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발행주식수를 줄이고 주주 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면서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해 ‘4대 금융지주 1등’ 자리에서 한층 더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자사주 소각의 의미…EPS 상승과 신호효과

 

자사주 소각이 주주들에게 미치는 가장 큰 이점은 주당이익(EPS) 증가다. 발행 주식 수를 줄이면 동일한 이익을 더 적은 주식으로 나누게 되어 주당 수익이 늘어나고, 이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지표로 작용해 주가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이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행위는 자사의 주가가 저평가 되었다는 판단과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시장에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주식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져 남은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고객에게도 간접적 혜택이 있다. 자사주 소각은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자본구조를 효율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자본비율(CET1) 관리에 도움이 되고, 건전성이 강화된 금융사는 대손충당금 적립과 투자 여력이 커져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소각 과정에서 쌓인 주주 신뢰는 예금·대출 고객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브랜드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적 개선 속에서도 공격적 주주환원

 

KB금융지주는 2024년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 직후 약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즉각 소각했다. 이어 2024년 12월에는 1200만주(약 1조354억원)를 추가 소각하며 발행주식수를 줄였다. 


KB금융지주, 자사주 소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넘는다KB금융 자사주 소각 현황. [자료=더밸류뉴스] 2025년에도 연간 3조원 안팎의 주주환원 계획을 수립해 분기 배당과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이어가고 있으며, CET1이 13.5%를 초과하는 범위에서 발생한 잉여자본은 2차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주주환원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개선되는 모습이다. 1분기 실적 발표에서 KB금융은 그룹 순이익 1조6973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62.9% 증가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04%로 집계되었다. 2분기에는 비이자수익이 1조4300억원으로 15.2% 늘어나며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 1조7400억원을 올렸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도 3조4357억원으로 ROE 13.03%, CET1 비율 13.74%를 달성했으며, 이는 자사주 소각으로 주당 가치가 높아짐에도 실적 호조가 뒷받침된 결과다.

 

◆비은행 이익 비중 40%...위기 대응력 강화

 

KB금융이 이처럼 규제 환경 속에서도 굳건한 이유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꼽힌다.


KB금융지주, 자사주 소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넘는다2024년 비은행(주요 계열사) 당기순이익 및 KB금융지주 당기순이익 비중. [자료=더밸류뉴스] 

2024년 기준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는 약 40%에 달해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났다. 2025년 1분기에도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라이프 등이 순이익 개선과 자산 성장을 이끌었다. 


KB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수료와 자문수익 덕분에 수수료 이익이 분기 1조원을 돌파했고, KB라이프는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을 국내 금융권 최초로 전사 도입하면서 AI 기반 업무혁신을 추진했다. 또한 KB국민은행은 중소기업을 위한 AI·ESG 기반 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액 1조5900억 원을 달성했다.

 

물론 도전도 존재한다. 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1Q25 2.01%에서 2Q25 1.96%로 떨어졌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KB금융이 국내 시장과 이자수익 비중이 높아 금리 하락과 PF충당금 증가가 향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항셍중국기업지수에 연계된 주가연계증권 손실 보상 탓에 862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해 일시적으로 순이익이 감소하기도 했다. 상법·보험업법 개정이 시행될 경우 자사주를 대규모로 보유한 금융사의 경영권 방어 장치가 약해지고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중장기적 위험으로 제기된다. 

 

◆건전성 강화와 디지털 투자로 1등 지위 유지

 

그럼에도 KB금융은 여전히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탄탄한 실적과 자본여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까지의 누적 순이익과 높은 ROE는 물론, CET1 비율이 13.74% 규제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는 점에서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이어갈 여력이 있다. 

 

또한 AI 콜센터, 로보어드바이저 등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양자컴퓨팅 연구 협력을 추진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2024년 10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제시한 목표 ROE와 CET1 비율을 이미 상회해 추가적인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사주 소각과 주주환원 확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KB금융이 주주와 고객 신뢰를 높일 수 있는 핵심 전략이다. 자사주 소각으로 주당 가치가 높아지고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비은행 부문의 성장과 디지털 전환, ESG 경영을 통해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1등 금융지주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KB금융지주, 자사주 소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넘는다KB금융지주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다만 금리 하락과 국내 시장 의존도 등 구조적 리스크에 대비해 해외 사업 확장과 수익원 다각화가 필요하다. 균형 잡힌 시각에서 볼 때, KB금융지주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정부 정책의 압박을 기회로 전환시키며, 견조한 실적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1등 금융지주’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eric9782@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밸류뉴스'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5-10-14 08:24:4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더밸류뉴스 구독하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재무분석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4차산업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