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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81. "김동선 부사장님, 이번에는 단체급식인가요?"... '한화家 3세' 아워홈, 왜?

- 김동선 부사장, 지금까지 추진한 비즈니스 대부분 '마이너스의 손'

  • 기사등록 2025-09-12 10: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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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CEO의 경영 성과와 비즈니스 전략, 리더십 스타일을 분석하는 'CEO탐구'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의사 결정(decision making)을 내리는 것을 직업으로 갖고 있는 CEO가 기업, 기관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하는지를 정리해봅니다. 더밸류뉴스 'CEO탐구'는 2021년 4월 첫 회를 시작해 이 분야 최장수 시리즈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더밸류뉴스=정지훈 기자]

"김동선 부사장님, 이번에는 단체급식인가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주도로 지난 5월 단체급식 기업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인수되자 제기되는 질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아워홈이 이른바 '김동선 패턴'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동선 패턴이란 김동선 부사장이 M&A(인수합병) 혹은 신사업 대상으로 점찍을 당시 그림과 비전은 화려했지만 결국은 용두사미 혹은 실패로 귀결돼온 것을 말한다. 


[CEO탐구] 81.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tvn@thevaluenews.co.kr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아워홈 부사장은…


△1989년생(36) △미국 태프트스쿨∙다트머스대 정치학과 졸업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승마 국가대표(2016)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 상무보(2020) △한화호텔앤리조트 그룹장(2021)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신사업전략실장(2022) △㈜한화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2024. 1) △한화로보틱스 미래비전총괄(2024. 10) △한화모멘텀 미래비전총괄(2024. 10) )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2025. 2) △한화호텔앤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2024. 10~현재)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2024. 10~현재)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2024. 8~현재) △아워홈 미래비전 총괄 부사장(2025. 5~ 현재) 



[CEO탐구] 81. \한화그룹 지배구조. 단위 %. 2025. 6.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캡티브 마켓 활용하면 단체급식 1위 점프


김동선 부사장 주도로 아워홈이 지난 5월 15일 한화 품에 안겼다. 아워홈은 단체급식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지분을 보유한 우리집에프앤비에 인수됐다(지분 58.62%. 8695억원).  여기에다 아워홈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가 지난달 28일 신세계푸드 단체급식 부문을 1200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자 곧바로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장밋빛 전망을 살펴보면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내부 시장), 볼트온(Bolt-On∙연관 기업 인수),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글로벌 마켓(Global market), 시너지(Synergy) 같은 참신한 경영학 용어들이 줄줄이 나온다.  


우선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과 '볼트온(Bolt-On)'이다. 


아워홈은 한화그룹 소속이 됐으므로 한화 계열사에 단체 급식 수주가 가능하다. 올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한화그룹 계열사는 모두 119개이다. 아워홈이 현재 단체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고객사(약 850개)의 15%에 해당한다.  아워홈이 단체급식 시장 1위로 점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아워홈은 이미 단체급식 시장 2위에 올랐다. 아워홈의 주력 사업인 국내 단체급식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웰스토리 28.5%, 아워홈 17.9%, 현대그린푸드 14.7%, CJ프레시웨이 10.9%, 신세계푸드 7.0% 순이다. 아워홈이 볼트온 전략으로 양수 계약을 체결한 신세계푸드과의 점유율을 합산하면 24.9%로 1위 삼성웰스토리(28.5%)에 이어 불과 3.6%p 차이로 2위이다.  


[CEO탐구] 81. \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도 나온다. 


이제 아워홈과 신세계푸드는 '한 식구'가 됐으므로 대량 구매 등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액 2조2440억원, 영업이익 886억원, 당기순이익 553억원을 기록했다(이하 K-IFRS 연결). 영업이익률이 낮은 한자리수(3.94%)인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CEO탐구] 81. \아워홈의 최근 10년 실적과 연혁. [자료=더밸류뉴스]

◆미국 필리 조선소에 단체급식 제공하면 글로벌 시장 진출도 가능


'글로벌 시장(Global market)' 진출도 있다. 


한화그룹이 미국에 운영하고 있는 필리조선소에 아워홈이 단체급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리조선소에는 용접공, 운용자, 계약직을 포함해 약 1700여명이 일하고 있다. 한화측은 2035년까지 필리조선소 인력을 3000명으로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다 하청업체와 연관 인력까지 포함하면 인원은 더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아워홈은 국내 단체급식 비즈니스의 리스크로 지적돼온 내수 시장 한계를 가뿐히 뛰어 넘을 수 있다. 현재 아워홈의 해외 매출 비중은 약 10%이다.  


군(軍) 단체급식도 있다. 군 급식 국내 시장규모는 약 2조원 수준으로 국방부는 올해 안으로 49개 부대의 위탁 급식을 민간 기업에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군부대 급식 시장 개방 규모는 전체의 15%밖에 되지 않아 확장성을 갖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더밸류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워홈은 현재 전국에서 육∙해∙공군 다 합쳐 10여개의 부대에서 병영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정확한 숫자는 계약상 자세히 밝힐 수 없다”며 “식자재 납품은 군 전용 납품 시스템 MAS에 50여 종의 제품을 납품 하고 있고, 군부대에 직거래로 납품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수주 목표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라며 “입찰 조건에 따라서 계속 주시하며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CEO탐구] 81. \아워홈은 자사 군 전용 식자재 브랜드인 '오로카(OHROKA)'를 중심으로 군 급식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 아워홈]

'시너지(Synergy)'도 나온다. 


한화그룹의 로봇 계열사인 한화로보틱스와의 푸드테크 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푸드테크는 식품의 생산부터 유통, 소비 전 과정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산업으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푸드테크 분야는 김동선 부사장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하고, 이탈리안 레스토랑 ‘파스타X’와 2000원대 가성비를 내세운 로봇 우동 전문점 ‘유동’을 잇따라 런칭하는 등 외식 사업에 로봇 기술을 접목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 신사업 때마다 장밋빛 전망 나와... 결과는 대부분 '마이너스의 손'


아워홈 임직원들은 한화그룹 편입에 대체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의 한 직원은 "김동선 부사장이 지난 5월 15일 아워홈 비전 선포식에 직접 참석해 "우리는 한 식구다"를 강조하는 것을 듣고 안도했다. 재계 7위 한화그룹 구성원이 됐으니 자부심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동선 부사장은 이날 선포식에서 "국내 1위 종합 식품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30년 매출액 5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제시했다. 5년만에 매출액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영업이익은 세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아워홈 새 대표이사에는 김태원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선임됐다. 이사진도 한화 계열 인사들로 교체됐다


그렇지만 김동선 부사장의 '아워홈 프로젝트'에 대해 시장은 기대반 걱정반으로 나뉘고 있다. 


[CEO탐구] 81. \김동선 부사장이 지난 5월 15일 아워홈 비전 선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아워홈]

김동선 부사장이 신사업에 나설 때 장밋빛 전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동선 부사장이 의욕적으로 진행한 패스트푸드 사업 파이브 가이즈는 2023년 중반 론칭 당시 '미국 3대 버거 한국 상륙' , '국내 감자 농가 상생', '나만의 맞춤형 버거'를 내세웠지만 2년만에 매물로 나와 있다. 파이브 가이즈 한국 사업을 맡고 있는 에프지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465억원, 영업이익 33억원, 당기순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흑자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매물로 나온 것은 과다한 로열티(약 9%), 국내 햄버거 시장의 레드오션화, 프리미엄 버거의 매장 출점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측은 론칭 당시  "김동선 부사장이 파이브 가이즈 론칭 전에 홍콩 매장에서 현장 실습을 했다", "감자 튀김의 맛을 확보하기 위해 강원 평창 농가를 직접 방문했다", "미국을 오가며 창업주를 설득했다"고 홍보했다. 파이브 가이즈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한화푸드테크의 로봇 컨셉 매장 파스타엑스(현재 폐업) 등이 나오고 이때도 유사한 패턴이 반복됐다. 


이번 아워홈 인수가 이전과 다른 점은 금액과 사이즈가 조(兆) 단위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그룹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큰 형님'은 방산과 조선에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고 '작은 형님'은 금융 부문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김동선 부사장의 갈 길이 멀어 보인다.  


jahom0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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