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LG화학, 악화되는 석유화학 업황에도 증권사들 투자의견 ‘매수’ 제시…왜?

- 9월 발행된 8건 LG화학 투자 리포트 중 7건 투자의견 ‘매수’ 제시

- 증권사가 제시한 2가지 핵심 요인...다운스트림 경쟁력•업황 개선

- 2조원 규모 PRS 체결로 유동성 확보...글로벌 최저한세 리스트도 완화

  • 기사등록 2025-10-14 11:00:14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정지훈 기자]

우리나라의 석유화학 산업이 중국발 저가공세와 구조조정 압박 속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진퇴양난에 놓인 와중에도, LG화학(대표이사 신학철)에 대해서는 증권사들이 잇따라 매수 의견을 내놓고 있다.


LG화학, 악화되는 석유화학 업황에도 증권사들 투자의견 ‘매수’ 제시…왜?LG그룹의 지배구조와 현황. 단위 %. 2025. 6.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통상 업계 전반의 상황이 부진하면 개별 기업의 주가 역시 동반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LG화학의 주가는 지난 2021년 1월 최고가인 105만원에서 70% 넘게 감소한 27만9000원(12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LG화학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발행된 총 8건의 LG화학 투자 리포트 중 7건이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나머지 1건(LS증권)은 투자의견 ‘홀드(HOLD)’였다. 특히 현대차증권(9월 24일자)과 신영증권(9월 10일자)은 업종 내 최선호주로 LG화학을 제시하며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LG화학, 악화되는 석유화학 업황에도 증권사들 투자의견 ‘매수’ 제시…왜?최근 10년 LG화학 실적과 연혁. [자료=더밸류뉴스]

◆석유화학 산업 위기…정부, 구조조정 나서


한국 석유화학업계는 태풍 앞 촛불과도 같은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발 공급 과잉이다. 중국은 기존 한국의 최대 규모 석유화학 수출 시장이었으나,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 증설로 에틸렌 자급률을 높여왔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은 95%를 넘겼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4사(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한화솔루션)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LG화학의 경우 작년 영업이익은 9168억원으로 지난 22년(영업이익 2조9794억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2022년 영업이익 9237억원을 자랑했던 한화솔루션도 작년 기준 영업손실 3002억원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LG화학, 악화되는 석유화학 업황에도 증권사들 투자의견 ‘매수’ 제시…왜?LG화학 최근 분기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가장 상황이 심각한 곳은 롯데케미칼이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2분기 이후 2023년 3분기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2449억원으로 작년동기대비(1213억원) 손실 규모가 2배로 확대됐다.


LG화학, 악화되는 석유화학 업황에도 증권사들 투자의견 ‘매수’ 제시…왜?국내 석유화학 4사 영업이익 변화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이에 정부는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체질 개편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울산에 방문하여 울산 지역 석유화학기업의 신속한 사업 재편을 주문했다. 정부는 나프타분해시설(NCC) 연말까지 최대 370만t 감축,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 충격 최소화 등을 핵심 골자로 구조조정의 방향을 제시하며, 석유화학 기업의 자발적인 구조조정 동참을 당부했다.


◆돋보이는 LG화학 다운스트림 경쟁력…업황 개선도 가시화


석유화학 업계 불황의 해법이 잘 보이지 않는 이런 상황에도 왜 증권사들은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하고 있을까.


먼저 LG화학의 다운스트림(Downstream) 경쟁력이 높이 평가된다는 점이 있다. 


다운스트림이란 나프타 분해를 통해 만들어진 기초 유분을 다시 가공해 플라스틱과 합성 수지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을 말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차별화된 다운스트림 경쟁력으로 LG화학이 NCC 중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LG화학, 악화되는 석유화학 업황에도 증권사들 투자의견 ‘매수’ 제시…왜?LG화학 매출액 비중. [자료=LG화학 사업보고서]

또 다른 요인은 글로벌 에틸렌 생산 능력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럽은 총 생산 케파(capa)인 2400만톤 중 325만톤의 설비 폐쇄를 발표했으며, 일본은 전체 680만톤 중 190만톤을 감산하기로 결정했다”며 “중국 정부도 노후화된 설비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데, 이같은 구조조정이 완료된다면 글로벌 에틸렌 생산 능력이 5.5% 감소하며 업황 회복을 앞당길 것이다”고 설명했다.


◆부족한 유동성, LG엔솔 PRS 계약 체결 통해 확보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도 나선다.


지난 1일,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활용해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PRS란 기초자산인 LG화학 주식 가격의 변동분을 기준가와 비교하여 정산하기로 약정하는 파생상품 계약이다. 만기 일자에 주가가 기준가보다 높다면 투자가가 기업에게 차액을 지급하고, 반대라면 기업이 투자자에게 손실액을 보전한다.


LG화학은 보유중인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 중 약 2.46%에 해당하는 575만주를 오는 30일 장내매도해서 약 1조 9981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 기준 가격은 주당 34만7500원이며, 계약 기간은 3년이다.


LG화학, 악화되는 석유화학 업황에도 증권사들 투자의견 ‘매수’ 제시…왜?LG화학은 지난 1일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이번 PRS 계약에는 내년 6월부터 국내에 시행될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에 따른 세 부담을 완화하려는 LG화학의 전략이 담겨 있다.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는 해외 자회사가 현지에서 15% 미만의 세금을 납부할 경우, 그 차액을 모회사가 본국에 추가로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다. 직전 4개 사업연도 중 2개 이상의 매출액이 7억 5000만 유로(한화 약 1조 2435억원)인 다국적기업그룹을 대상으로 한다.


이 제도는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높을수록 세 부담이 가중되는 특성이 있어,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지분율을 낮추기 위해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석유화학 업계 전반의 부진이 장기화되며, 관련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져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LG화학이 실적과 주가 모두에서 증권사들의 예상대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jahom01@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밸류뉴스'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5-10-14 11:00:1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DL이인씨
더밸류뉴스 구독하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기획·시리즈더보기
4차산업혁명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