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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디지털자산기본법 법제화 서둘러야"... K-스테이블 코인 정책 세미나

- 기업·소상공인 연 1조7500억 절감 추산…정산 효율성 부각

- 탈중개 충격 제한적…“예금 기반 97.5% 유지”

- 입법은 '올 하반기' 목표…발행주체·준비자산 논의 지속

  • 기사등록 2026-08-24 1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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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추승수 기자]

"K-스테이블 코인이 성공하려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국제무역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수출대금이나 협력사 대금처럼 규모가 크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거래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초기 사용처로 만들어야 한다."(강형구 한양대 교수)


"K-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결제수단에 머물기보다 기업의 거래와 금융을 잇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산업 현장의 실제 활용과 신뢰할 수 있는 제도이다."(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금융질서 대전환과 K-스테이블코인 발행 성공방정식’ 정책세미나.


K-스테이블 코인의 법제화와 상용화에 관한 백가쟁명식 의견과 제안이 쏟아지자 장내는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세미나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방향과 활용 전략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이강일·강준현·김현정 의원실과 한국경제연구원(원장 정철) 공동 주최로 열렸다.


[현장]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질서 대전환과 K-스테이블코인 발행 성공방정식’ 정책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이해봉 두나무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 강형구 한양대 교수,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강석 금융감독원 가상자산감독국장, 박성진 한국투자증권 디지털자산전략부장, 쇼타 사이토 일본 JPYC 사업개발·마케팅 총괄. [사진=더밸류뉴스]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누가 발행할 것인가’를 넘어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기업 내부 정산·플랫폼·토큰증권(STO)·인공지능(AI) 등 실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분야에서 활용 생태계를 구축하고, 동시에 준비자산과 상환체계 등 금융안정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 무역·기업 내부정산부터 공략…“한국 강점 살린 원화코인 전략 필요”


첫 발제를 맡은 강형구 한양대학교 교수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뒤따라가는 방식보다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서 먼저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강형구 한양대 교수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질서 대전환과 K-스테이블코인 발행 성공방정식’ 정책세미나에서 K-스테이블코인 활용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그는 “성공을 하려면 기본이 선택과 집중”이라며 “대한민국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찾고 이를 어디에 적용할지가 핵심”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수출입대금 결제(Trade) △기업 계열사·해외법인 내부 정산(Internal)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확산 대응(Defense) △AI 서비스 정산(Emerging AI)을 묶은 ‘T.I.D.E’ 전략을 제시했다. 수출대금이나 협력사 대금처럼 규모가 크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거래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초기 사용처로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강 교수는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국제무역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국제 무역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놓치면 안 된다”라고 전했다.


대기업 본사와 해외법인·계열사 간 내부 정산도 활용처로 꼽혔다. 다국적 기업이 계열사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송금과 결제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적용하면 기존 금융망을 거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과 AI 서비스도 향후 활용 영역으로 제시됐다. 특히 AI가 데이터를 구매하거나 컴퓨팅 비용을 자동으로 지불하는 AI 에이전트 간 거래가 새로운 결제 수요를 만들어낼 가능성에 주목했다.


◆ 탈중개 우려 제한적…“자금 10% 전환해도 총예금 감소 2.5%”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대표적인 우려 사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은행 탈중개 문제에 대해서는 실제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현장]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질서 대전환과 K-스테이블코인 발행 성공방정식’ 정책세미나에서 경제적 파급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가계와 기업이 예금을 통해 코인을 구매하게 되면 은행 예금이 감소하고 감소한 은행 예금은 대출 재원을 축소시킨다”며 “결과적으로 금융권의 신용공급 규모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 은행 탈중개화 문제의 본질”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위원이 가계·기업·은행 등 개별 경제주체의 반응과 상호작용을 반영한 행위자 기반 모형(ABM)으로 1000회 시뮬레이션한 결과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가계와 기업이 보유자금의 10%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해 사용하더라도 실제 은행권에서 감소하는 자금은 총예금의 약 2.5%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준비금을 은행에 다시 예치하고, 스테이블코인을 받은 기업과 소비자가 이를 다시 은행예금으로 전환하는 ‘환류 메커니즘’이 작동하면서 총예금의 96% 이상이 은행권에 남는다는 설명이다.


경제적 편익도 제시됐다. 이 연구위원은 결제 지연이 줄어들 경우 기업의 해외송금과 운전자본 부문에서 연간 최대 1조2977억원, 소상공인의 카드매출 선정산 부문에서 약 4455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합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성화에 따른 결제·자금조달 비용 절감 규모가 연간 최대 약 1조7400억원에 달한다. 해당 추정치는 기업 간 거래(B2B)의 50%가 스테이블코인 결제로 전환되는 상황 등을 가정한 상단값이다.


이 연구위원은 “현금전환 주기를 단축시켜 자본의 거래 처리량을 증가시키고 그 시간비용만큼을 투자와 고용 여력으로 전환시킨다면 경제적 편익은 훨씬 더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플랫폼·토큰증권·AI까지…발행보다 ‘실사용 생태계’ 주목


금융투자·가상자산업계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자체보다 실제 활용처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성진 한국투자증권 디지털자산전략부장은 스테이블코인의 대표적인 활용처로 토큰증권을 제시했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위에서 빠르게 이전할 수 있지만 거래대금은 여전히 은행이나 증권계좌 등 기존 금융망을 통해 움직인다. 자산은 온체인(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이뤄지는 거래와 데이터의 기록 활동)에서 이전되는 반면 결제는 오프체인에 남아 있는 구조다.


그는 “온체인에 올라간 자산은 초 단위로 이전될 수 있는데 결제는 영업일 단위로 이뤄지고 여전히 오프체인에 머물러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토큰증권 생태계의 결제 부분을 채울 수 있다고 전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웹3와 AI 서비스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해붕 두나무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장이 블록체인과 자산 토큰화 확산을 새로운 ‘디지털 고속도로’에 비유하며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지급·정산 수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특히 AI 에이전트가 활동하기 시작하면 디지털에 특화된 지급·정산 수단까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일본의 엔화 스테이블코인 JPYC도 실사용 생태계 구축 사례로 제시됐다. JPYC의 사이토 쇼타 사업개발·마케팅 총괄은 일본의 제도화 과정과 발행 경험을 소개하며 엔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향후 5년 안에 최대 50조엔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달러코인 독주 속 제도화 속도…“2단계법 하반기 통과”


[현장]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질서 대전환과 K-스테이블코인 발행 성공방정식’ 정책세미나에서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방향을 밝히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와 함께 준비자산과 상환체계 등 신뢰 확보가 과제로 꼽혔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달러 기반 자산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내에서도 발행 자체보다 실제 결제 현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감독체계를 놓고 은행 중심 발행과 비은행·기술기업 참여 확대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날 세미나에서는 발행 주체를 정하는 문제와 별개로 실제 산업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입법 추진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민병덕 의원은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과 관련해 “올해 하반기에는 반드시 통과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과 사업자 규율 등을 담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통과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도 본격적인 시행 단계로 넘어갈 전망이다.


다만 제도화가 실제 시장 확산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용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금융안정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연구위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액에 상응하는 준비자산을 현금·예금·단기국채 등 안전자산 중심으로 구성하고, 발행사와 준비금을 분리해 이용자가 언제든 액면가로 상환할 수 있는 체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이 “K-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결제수단에 머물기보다 기업의 거래와 금융을 잇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산업 현장의 실제 활용과 신뢰할 수 있는 제도”라고 전했다. 결국 K-스테이블코인의 성패는 발행 주체를 결정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역·기업 내부 정산·토큰증권·AI 등 실제 사용처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고, 동시에 준비자산과 상환체계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느 냐에 달릴 전망이다.


als20517@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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