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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과열보다 더 아픈 '정책 급변'

  • 기사등록 2026-09-17 08: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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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홍승환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의 문을 연 것은 금융당국이다. 해외 상품과의 규제 비대칭을 해소하고 국내 ETF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직접 제도를 고쳤다. 그런데 시장이 과열되자 불과 두 달 만에 신규 상장을 멈추고 운용사와 증권사의 ‘과열경쟁’을 문제 삼았다. 시장을 달리게 한 뒤 이제 와 업계가 너무 빨리 달렸다고 나무라는 모습이다. 실제 규제 이후 시장은 활기를 잃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을 분석한 결과, 상장일인 지난 5월27일부터 금융당국의 보완방안 발표 전날인 7월15일까지 일평균 거래량은 약 6억267만주였다. 지난 7월16일부터 9월15일까지는 약 2억9212만주로 51.5% 줄었다. 16개 상품의 거래량이 모두 감소했다.


일별 흐름을 보면 변화는 더 선명하다. 금융당국이 보완방안을 발표한 7월16일부터 기본예탁금 규제가 시행된 7월31일까지 일평균 거래량은 약 8억7444만주로 오히려 이전보다 45.1% 많았다. 그러나 8월3일부터 9월15일까지는 약 8548만주로 급감했다. 직전 구간보다 90.2%, 규제 발표 이전보다도 85.8% 감소했다. 지난 7월30일 12억3000만주를 넘었던 하루 거래량은 31일 약 3억1000만주, 8월3일에는 약 1억5000만주까지 떨어졌다.


물론 감소분을 모두 규제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상장 초기의 관심이 빠르게 식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하락했다. 다만 거래량이 본격적으로 꺾인 시점과 일반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이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강화된 시점이 맞물린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이 시장의 위험성을 뒤늦게 발견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상장 전부터 단일종목 집중투자와 레버리지에 따른 손익 확대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국내외 ETF 간 비대칭 규제를 해소하고 국내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높이겠다며 도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상장 두 달도 지나지 않아 금융당국은 액셀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를 밟았다.


보완방안의 첫 번째 항목은 ‘시장 내 과열 경쟁 완화’였다. 신규 단일종목 상품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증권사와 운용사의 광고·이벤트성 마케팅을 제한했다. 괴리율 관리에서도 증권사와 운용사의 책임을 강화했다. 금융투자업계의 경쟁이 과열에 영향을 줬다고 본 셈이다.


업계가 과도한 마케팅을 했거나 상품 관리에 소홀했다면 책임을 묻는 것이 맞다. 그렇다고 이번 시장의 과열과 급랭을 업계의 책임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운용사들이 규제의 틈을 비집고 임의로 만든 시장이 아니다. 금융당국이 법령을 고쳐 길을 열었고 관련 심사를 거쳐 상품이 등장했다. 그렇다면 과열 이후 책임을 따질 때도 운용사의 마케팅만 볼 것이 아니라 초기 제도 설계와 투자자 보호장치가 적절했는지도 함께 돌아봐야 한다.


기자는 앞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논의를 보며 코스피200옵션 시장의 과거를 떠올렸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진입 문턱을 높인 뒤 거래량과 유동성이 크게 위축됐던 경험 때문이다.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장은 규제가 없다고 건강해지는 것도, 거래량이 줄었다고 건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좋은 규제는 비싼 톨게이트가 아니라 위험할 때 속도를 낮춰주는 ‘방지턱’이어야 한다.


지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보이는 것은 정속 주행하는 자동차가 아니다. 한창 달리던 차들이 도로에서 사라지는 모습에 가깝다.


금융당국은 이제 운용사들이 얼마나 세게 달렸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애초 그 도로를 어떻게 설계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사고가 걱정된다고 도로 위 차량부터 줄이는 것이 좋은 교통정책은 아니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기자의 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과열보다 더 아픈 \ 정책 급변\                      더밸류뉴스 홍승환 기자  


hongsh789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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