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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탐구] 71. 대광그룹, '로제비앙 이후’가 더 중요해졌다

- 계열사 27개를 덜어낸 2년차…대광이 배운 것은 ‘확장’보다 ‘정리’

- 대기업이 된 이후로 '분양'보다 '기본기'

  • 기사등록 2026-05-12 10: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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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2026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경영 현황, 비즈니스 전략 등을 분석하는 '대기업집단 탐구'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재계순위'로도 불리는 공정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심층 분석해 한국 경제와 재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더밸류뉴스=정지훈 기자]

대광그룹을 설명하는 가장 쉬운 단어는 ‘로제비앙’이다. 실제로 이 브랜드는 대광을 호남 기반 중견 건설사에서 자산 6조원대 기업집단으로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었다. 하지만 대기업집단이 된 뒤 세상의 이목은 브랜드의 성공담에서 벗어난다. 누가 계열에 남았는지, 얼마나 정교하게 공시하는지, 실적이 특정 분양 프로젝트에 얼마나 의존하는지에 더 관심이 집중된다. 공정위가 2026년 대광그룹을 자산총액 6조2940억원, 81위, 37개 소속회사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고 동일인으로 조영훈을 지정했다.


[대기업집단 탐구] 71. 대광그룹, \ 로제비앙 이후’가 더 중요해졌다


◆ 계열사 27개를 덜어낸 2년차…대광이 배운 것은 ‘확장’보다 ‘정리’


대광그룹의 올해 변화를 한 줄로 요약하면 "불어난 몸집을 다시 접는 작업”이다. 지난해 64개였던 소속회사가 올해 37개로 줄어든 것은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다. 친족 측 독립경영 회사들이 계열에서 빠지면서, 대광은 대기업집단 2년차에 가장 먼저 ‘무엇을 더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덜어낼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다. 공정위가 잡아낸 숫자만 놓고 보면 자산은 유지됐고 외형은 버텼다. 그러나 그 과정은 성장의 연장선이라기보다 지정 이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구조 정비에 가깝다.


이 지점이 중요하다. 대기업집단은 규모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계열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친족회사와 본체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복잡해진 집단 구조를 규제 틀 안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진다. 대광은 이제 막 그 단계에 들어섰다. 다시 말해 시장은 대광을 더 이상 '빠르게 큰 건설사'로만 보지 않는다. “커진 만큼 관리할 수 있는 집단인가”를 보기 시작했다.


대광그룹의 계열 구조는 명확하다. 대광건영이 실적과 브랜드를 책임지는 본체라면, 포레지아·디케이랜드·대광에이엠씨는 프로젝트를 담아 수익을 확장하는 시행 축이고, 대한저축은행·모비딕자산운용·모비딕벤처스는 건설 편중을 완화하기 위한 금융 보조 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로선 금융이 본업을 대체한다기보다는 건설 본체의 변동성을 일부 흡수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기업집단 탐구] 71. 대광그룹, \ 로제비앙 이후’가 더 중요해졌다이미지: 더밸류뉴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 로제비앙은 '이름'이 아니라 '숫자'


대광의 성장 공식은 의외로 단순했다. 주택사업에서 강한 분양 성과를 내고, 그 성과를 실적과 외형 확대의 발판으로 삼는 방식이다. 그 압축판이 경기 양주 회천지구의 ‘회천중앙역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이다. 이 단지는 2025년 10월 전 가구 계약을 마쳤고, 642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교통 호재가 결합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브랜드의 인지도가 실제 청약·계약 성과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이 사업은 단순히 '잘 팔린 단지'에서 끝나지 않았다. 대광건영은 2025년 별도 기준 매출 7282억원, 영업이익 1035억원을 기록했는데, 관련 보도에 따르면 회천지구 프로젝트의 예상 분양매출 3221억원 가운데 1957억원이 실적에 반영됐다. 한 사업지가 연간 숫자의 결을 바꾼 셈이다. 여기에 대광건영은 2025년 시공능력평가에서 43위, 시공능력평가액 1조5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6계단 올랐다. 로제비앙은 간판을 넘어 대광의 체급을 키운 엔진이었다.


강점이 선명할수록 약점도 뚜렷해진다. 특정 분양 사업의 성패가 매출과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완판 단지가 그룹의 상승을 상징하는 동시에, 업황과 프로젝트 타이밍의 영향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증거가 된다. 금융과 자산운용으로 손을 뻗었다고 해도, 시장이 대광을 읽는 중심 좌표는 아직 건설과 분양이다. 대광의 문제는 성장하지 못했다는 데 있지 않다. 성장의 재현 가능성이 아직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대기업집단 탐구] 71. 대광그룹, \ 로제비앙 이후’가 더 중요해졌다

◆ 대기업이 된 이후로 '분양'보다 '기본기'


대광그룹의 다음 평가 항목은 실적이 아니라 성실한 공시일 것이다. 공정위의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공시이행 점검 결과를 보면, 50개 집단 소속 130개 계열회사 등에서 총 146건의 공시의무 위반이 적발됐고, 과태료는 6억5825만원이 부과됐다. 위반은 기업집단 현황 공시,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비상장사 중요사항 공시에 걸쳐 나타났다. 대광은 이 점검에서 위반 8건으로 집계돼 한국앤컴퍼니그룹과 함께 상위권에 올랐다.


분양은 좋을 때 크게 뛸 수 있지만, 공시는 회사의 기본기가 드러나는 영역이다. 특히 빠르게 몸집을 키운 그룹일수록 계열 현황, 내부거래, 지배구조 변화가 촘촘하게 공시 체계로 연결돼야 한다. 대광그룹은 성장 속도에서는 존재감을 보였지만, 관리 체계가 그 속도를 따라붙었는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공시 8건은 단지 과태료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이는 '큰 회사가 됐다는 사실'과 '큰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고 있다는 사실' 사이에 아직 간극이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로제비앙’은 브랜드를 넘어 실적의 엔진으로 작동했고, 대광건영은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끌어올렸으며, 그룹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진입했다. 성공의 시기였다. 대광그룹의 다음 승부는 또 하나의 완판 단지에서 결정되지 않을 것이다. 계열 정리가 끝난 뒤 어떤 구조가 남았는지, 건설 경기 변동 속에서 어떤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인지, 공시와 내부통제를 얼마나 단단하게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성장의 문'을 통과한 대광그룹에게 남은 것은 '생존의 문'이다. 로제비앙이 대광을 여기까지 끌어올린 것은 분명하지만, 다음 단계는 브랜드만으로는 부족하다. 더 이상 분양 성적에만 환호하지 않고 그룹의 계열 관리와 성실하고 정확한 공시, 경기 하강기를 이겨낼 수 있는 이익구조가 주목대상이 된 것이다. 대광그룹의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다.


jahom0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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