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이 코스피200 지수에 연동되는 ELD(지수연동예금)을 잇달아 출시했다. 증권가에서 코스피 1만 시대 전망이 확산되자, 은행권도 원금 보장형 상품을 통해 지수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KB국민은행·NH농협은행·IBK기업은행이 코스피200 지수에 연동되는 ELD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사진=KB국민은행·NH농협은행·IBK기업은행]
다만 ELD는 코스피200이 오르면 무조건 수익률이 높아지는 상품은 아니다. 상품별로 정해진 상승률에 가까워질수록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일부 낙아웃(Knock-Out)형 상품은 기준지수 대비 일정 수준을 초과 상승하면 오히려 최저금리로 수익률이 확정된다. 최근처럼 지수가 빠르게 오르는 장세에서는 ‘얼마나 오르느냐’뿐 아니라 ‘정해진 상승률을 넘지 않느냐’도 중요한 투자 판단 기준이 된다.
◆ 코스피200 ‘적당히’ 올라야 유리…상품별 최고금리 지수 다르다
KB국민은행은 ‘KB Star 지수연동예금 26-4호’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 상품이다. 만기까지 유지할 경우 원금이 보장되고, 기초자산 상승률에 따라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상품은 상승추구형, 상승낙아웃형, 범위수익추구형 중 선택할 수 있다.
상승추구형은 최저 연 2.98%에서 최고 연 3.13%, 범위수익추구형은 최저 연 2.98%에서 최고 연 3.08%의 만기 이율을 제공한다. 고수익추구형인 상승낙아웃형은 최저 연 2.00%에서 최고 연 10.75%의 만기 이율을 제공하지만, 1년 동안 기초자산이 기준지수 대비 25%를 초과 상승하면 최저이율로 만기 이율이 확정된다. 모집 기간은 6월8일까지이며, 모집 한도는 상승추구형과 범위수익추구형이 각각 1000억원, 상승낙아웃형은 500억원이다.
NH농협은행은 ‘지수연동예금(ELD) 26-3호’를 내놨다. 이 상품 역시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 1년 상품으로, 안정Ⅰ형·수익Ⅰ형·수익Ⅱ형 3종으로 구성됐다. 개인 기준 수익률은 안정Ⅰ형 연 2.80~3.05%, 수익Ⅰ형 연 2.65~5.05%, 수익Ⅱ형 연 2.30~7.25%다.
안정Ⅰ형은 만기지수가 최초지수 대비 5% 상승에 가까워질수록 최고금리인 개인 기준 연 3.05%에 가까워지는 구조다. 수익Ⅰ형은 30%, 수익Ⅱ형은 45% 상승에 가까워질수록 각각 최고금리인 개인 기준 연 5.05%, 연 7.25%에 가까워진다.
다만 수익Ⅰ형과 수익Ⅱ형은 각각 30%, 45%를 초과 상승하면 최저금리로 만기 수익률이 확정된다. 모집 기간은 5월28일부터 6월5일까지이며, 전국 영업점과 NH올원뱅크, NH스마트뱅킹에서 가입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IBK지수연동예금(ELD) 26-1차’를 출시했다. 상품은 안정상승낙아웃형 6개월과 안정상승낙아웃형 1년 두 가지다. 6개월형은 비교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20% 상승에 가까워질수록 최고금리인 연 6.3%에 가까워지고, 1년형은 30% 상승에 가까워질수록 최고금리인 연 6.0%에 가까워지는 구조다.
다만 두 상품 모두 지수연동기간 중 코스피200 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정해진 상승률을 한 번이라도 초과하면 낙아웃이 발생한다. 이 경우 6개월형은 연 0.5%, 1년형은 연 2.5%로 수익률이 확정된다. 가입 대상은 개인 고객이며, 판매 기간은 6월9일까지다. 총 판매 한도 500억원이 소진되면 판매가 종료된다.
아직 상품별 실제 기준지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기준지수 결정일: KB국민은행 6월9일 종가, NH농협은행 6월8일 종가, IBK기업은행 6월10일 종가) 코스피200을 1350으로 단순 가정하면 최고금리를 기대할 수 있는 지수 수준은 상품별로 달라진다. NH농협은행 안정Ⅰ형은 기준지수 대비 5% 오른 1417.5, IBK기업은행 6개월형은 20% 오른 1620, KB국민은행 상승낙아웃형은 25% 오른 1687.5, NH농협은행 수익Ⅰ형과 IBK기업은행 1년형은 30% 오른 1755, NH농협은행 수익Ⅱ형은 45% 오른 1957.5 수준에서 최고금리에 가장 가까워진다.
다만 이는 코스피200 1350을 기준지수로 둔 단순 가정이다. 실제 수익률은 상품별 기준일에 확정되는 코스피200 지수와 약관상 산식에 따라 결정된다. 또 낙아웃형 상품은 해당 상승률을 넘어서면 최고금리가 아니라 최저금리로 수익률이 확정될 수 있다. 결국 이번 ELD는 코스피200이 많이 오를수록 무조건 유리한 상품이라기보다, 정해진 상승률에 근접하되 이를 초과하지 않을 때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 증권가 “코스피 1만 가능”…반도체 실적 개선이 핵심
은행권의 ELD 출시는 최근 코스피 강세 전망과 맞물려 있다. 증권가에서는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코스피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사진 정가운데)은 지난 26일 오후 4시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직원들과 함께 코스피 사상 최초 8000p 돌파 기념으로 축하 세레머니를 실시하였다. [사진=한국거래소]
KB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 지수를 기존 7500포인트에서 1만500포인트로 40% 상향했다. KB증권은 AI 투자에서 비롯된 실적 추정치 상향이 지수 상승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코스피 실적 전망치의 상향 속도가 지수 상승 속도를 앞서면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완화되고 있다고 봤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AI 인프라 성능을 좌우하는 희소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도 코스피 1만 포인트 진입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나증권은 2027년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 853조원에 2010년 이후 평균 PER 9.96배를 적용하면 코스피 시가총액이 8499조원, 지수 환산 기준으로는 1만379포인트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S&P500 기술주 CAPEX 증가율이 둔화하거나 코스피 반도체 순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될 경우,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한 지수 상승 흐름이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말 코스피 목표치를 9750포인트로 상향했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확신이 커질 경우 지수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1만2000포인트까지도 가능하다고 봤지만, AI 경쟁 심화로 관련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경우 하단은 6000포인트까지 열어뒀다.
이처럼 코스피 상승 전망이 잇따르는 점은 코스피200 연동 ELD에 우호적인 판매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기예금 금리만으로는 기대 수익률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원금 보장을 전제로 지수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 직접투자나 ETF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에게는 예금자보호가 적용되는 구조가 안정성을 강조하는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
◆ 원금보장은 ‘만기 유지’ 조건…최고금리보다 구조 확인해야
다만 ELD 가입 시에는 최고금리보다 수익 구조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ELD는 예금 형태지만 일반 정기예금처럼 약정금리가 단순 확정되는 상품이 아니다. 수익률은 기초자산인 코스피200 지수의 움직임과 상품별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낙아웃형 상품은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오히려 낮은 금리로 수익률이 확정될 수 있다.
또 ‘원금보장형’이라는 표현도 만기 유지가 전제다. NH농협은행은 지수연동예금이 만기해지 시 원금 보장과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만, 중도해지 시 기간에 따른 중도해지수수료가 발생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IBK기업은행도 만기 전 중도해지 시 일부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낙아웃으로 지급금리가 확정되더라도 이자는 만기에만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두 상품 모두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합해 1인당 1억원까지 보호된다.
가입 전 상품설명서와 약관 확인도 필요하다. ELD의 실제 기준지수 결정일, 만기지수 결정일, 낙아웃 관찰 방식, 중도해지수수료 산정 방식 등은 상품별로 다를 수 있다. 은행권 ELD는 ETF처럼 거래소에 표준화된 방식으로 일괄 공시되는 상품이 아니어서, 각 은행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의 상품상세 화면, 상품공시실, 영업점 등을 통해 수익구조별 상품설명서와 약관을 확인해야 한다.
서울시에 위치한 KB국민은행·NH농협은행·IBK기업은행 본사 전경. [사진=KB국민은행·NH농협은행·IBK기업은행]결국 최근 은행권의 ELD 출시는 코스피 상승 기대와 안정형 투자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상품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코스피200이 오르면 유리하다”는 단순한 접근보다, 어느 상승률에서 최고금리에 가까워지는지와 낙아웃 기준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지수 상승 전망이 맞더라도 상승 폭이 상품별 한도를 넘어서면 기대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는 만큼, 가입 전 최저금리, 기준지수 결정일, 만기 전 해지 시 손실 가능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