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대표주자 풀무원(대표이사 이우봉)이 미국 급식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풀무원의 서비스 운영 전문 자회사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지난 1월 현지 법인 ‘Pulmuone FNC USA’를 설립하고 최근 L사 북미 사업장의 급식 사업을 수주하며 본격적인 항해의 닻을 올렸다.
이번 해외 진출은 국내 시장의 점유율 포화 상태를 극복하고 300조원 규모에 달하는 북미 급식시장을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미 미국 내 두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한 풀무원이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등 쟁쟁한 선발 주자들이 포진한 급식 업계에도 안착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 미국 법인 설립하고 L사 급식 수주… 'K-급식' 북미 공략 닻 올렸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지난 1월 미국 현지 법인 ‘Pulmuone FNC USA’를 설립했다. 100% 출자 형태로 설립됐고 인력 채용 및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풀무원이 가동 중인 기존 북미 현지 공장 3곳의 인프라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 풀무원푸드앤컬처 대표이사. [사진=풀무원]
법인 설립 후에 곧바로 L사의 단체급식을 신규 수주했다. 본격적인 사업은 오는 6월 시작할 계획이다. 이동훈 풀무원푸드앤컬처 대표는 "현재는 한국 기업이 진출한 지역이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푸드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수주를 기점으로 한국인 비중이 높은 미국 현지 대학교나 국제학교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300조 북미 급식시장 정조준... 미국 사로잡기 위한 ‘3대 필승 전략’
풀무원이 북미 급식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국내 급식 시장의 구조적 한계다.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4개 상위 급식업체들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의 총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또 위탁급식 사업 특성상 기존 업체와의 재계약률이 높아 신규 수주가 어렵다.
풀무원푸드앤컬처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둘째는 미국 현지에서 쌓아온 풀무원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유통망이다. 풀무원은 이미 두부와 아시안 누들 등을 통해 미국 내 주요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월마트, 타겟, 크로거 등 약 1만5000개 매장에 입점했고 교민 중심 판매를 넘어 현지 일반 소비자로 확대되고 있다.
풀무원푸드앤컬처도 지난해 매출액 9242억원, 영업이익 337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3.1%, 39.8% 증가했다. 매출액에서 위탁급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50%로 늘어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북미 단체급식 시장 규모가 300조원에 달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 학교에서 급식으로 제공하는 '런처블' 내부 구성. [사진=나무위키]
셋째는 미국 내 고품질 급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미국 학교 급식은 햄버거, 감자튀김, 핫도그 등 패스트푸드나 과자 세트인 ‘런처블’ 위주로 구성되어 비만과 당뇨병 확산의 주 원인으로 지적 받아왔다. 현재 미국에서 식생활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에 풀무원의 ‘바른먹거리’ 철학이 담긴 프리미엄 급식 서비스가 현지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풀무원의 미국 급식 시장 도전기... 쟁쟁한 선배들 뚫고 북미 안착할까
풀무원의 미국 시장 진출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국내 상위 급식업체들이 해외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후발 주자인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이런 장벽을 넘고 글로벌 메이저로 도약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재 삼성웰스토리가 130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며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고 아워홈도 미국, 멕시코, 중국 등 5개국에서 110여개의 매장을 관리하고 있다. 급식 사업은 현지 네트워크와 운영 노하우가 성패를 가른다. 초기에 안정적인 수주처를 확보하고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며 현지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번 도전은 단순 사업 확장을 넘어 한국형 급식 시스템과 건강한 식문화를 세계 최대 시장에 전파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에서의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풀무원푸드앤컬처가 그룹 전체의 성장을 견인할 핵심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