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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두나무 지분 인수로 디지털자산 판 깐다...STO 법제화 수혜 받나

- 두나무 지분 2% 확보...삼성 계열사 합산 4%로 업비트 인프라 접점 마련

- 하나증권 “거래소 지분 확보는 디지털자산 진출 필수 요소”

- 원화 스테이블코인·STO·RWA 제도화 앞두고 유통 경쟁력 주목

  • 기사등록 2026-06-04 14: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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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윤승재 기자]

삼성증권, 두나무 지분 인수로 디지털자산 판 깐다...STO 법제화 수혜 받나삼성증권이 두나무 지분 인수로 디지털자산 시장에 진출한다. [이미지=더밸류뉴스 I AI 생성]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이 두나무 지분을 확보하며 디지털자산 시장 진입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두나무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회사다. 삼성증권의 이번 투자는 단순한 비상장사 지분 취득을 넘어 토큰증권(STO), 실물자산토큰(RWA),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제도화 이후를 겨냥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두나무 구주 약 69만7487주를 인수해 지분 약 2%를 확보했다. 삼성SDS와 삼성카드도 각각 약 1%씩 취득해 삼성 계열사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은 총 4% 수준이다. 전체 거래 규모는 약 6128억원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증권 투자금은 약 3063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의 투자 여력도 뒷받침된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45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81.5% 증가한 수치다. 연환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2.2%로 전년동기대비 8.6%포인트 상승했다. 리테일 고객자산은 495.6조원, HNW 고객은 44만9000명으로 늘었다. 국내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탁수수료 확대가 실적을 이끌었지만, 증권업 수익 구조가 시장 거래대금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새 성장축 확보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 전통 금융사, 거래소 지분 확보 나섰다...삼성증권은 업비트 인프라에 베팅


국내 전통 금융사들은 올해 들어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인수에 이어 지난달에는 한화투자증권, 하나금융지주, 삼성증권이 두나무 지분을 취득했다. 한국금융지주도 코인원 지분 취득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두나무 지분 인수로 디지털자산 판 깐다...STO 법제화 수혜 받나두나무 지분 인수에 참여한 삼성 3사 현황. [자료=더밸류뉴스]

이준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거래소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의 필수 요소라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지분을 투자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은 컨소시엄 주도로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향후 거래소들에 대한 타 금융사들의 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이 확보한 두나무 지분은 2%에 그친다.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두나무가 보유한 업비트 인프라를 고려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업비트는 가상자산 매매, 원화 입출금, 지갑, 고객확인, 이상거래 감시, 트래블룰 대응 등 디지털자산 거래의 핵심 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


증권사가 디지털자산 시장에 진입할 때 필요한 것은 단순 거래 화면이 아니다. 자산 수탁, 고객확인, 지갑 관리, 이상거래 탐지, 가격 산정, 투자자 보호 체계가 함께 필요하다. 두나무는 거래소 운영 경험을 통해 이 영역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증권업 라이선스, 자본시장 상품 설계, 고액자산가 고객 기반,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고 있다.


삼성 계열사들이 함께 들어간 점도 중요하다. 삼성증권은 금융투자와 자본시장 상품을 담당할 수 있고, 삼성SDS는 블록체인 및 IT 인프라, 삼성카드는 결제와 소비자 접점을 갖고 있다. 가상자산을 단순 투자상품이 아니라 결제, 인증, 수탁, 데이터, 자본시장 상품으로 확장하면 계열사 간 역할 분담 가능성이 생긴다.


◆ 원화 스테이블코인 핵심은 유통...삼성 계열 3사 역할 커질까


두나무 지분 인수의 사업성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에서 더 뚜렷해진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큰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법정화폐나 금융자산에 가치를 연동하는 디지털자산이다. 초기에는 거래소 안에서 가상자산 매매 편의를 높이는 수단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지급결제, 국경 간 송금, 디지털 상거래, 디파이, 토큰화 자산 시장의 기초 인프라로 역할이 넓어지고 있다.


삼성증권, 두나무 지분 인수로 디지털자산 판 깐다...STO 법제화 수혜 받나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에 위치한 삼성증권 본사 사옥 전경. [사진=삼성증권]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지연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은 이미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은 가상자산시장(MiCA) 법안 시행으로 스테이블코인과 RWA(실물연계자산) 시장이 열렸고, 미국도 관련 법제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도 3분기 이후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와 제도화가 재개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어떻게 발행되고 유통되는지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RWA를 포함한 디파이 금융은 그 이후 단계지만 글로벌 수준에 맞춰 필연적으로 논의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관건은 발행보다 유통이다. 현재 기준의 제한된 시장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활용 방안과 시장을 고려하면 활용성이 높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 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이 어느 정도 가능할지가 관건이다. 스테이블코인 자체보다 이를 어디에서 쓰게 만들 수 있는지가 사업성을 결정한다는 의미다.


이런 관점에서 네이버-두나무 컨소시엄의 가능성이 주목된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맡는다는 현재 주류 의견을 반영할 경우에 하나금융지주가 발행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증권사들과 소수 은행이 합류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유통은 네이버와 두나무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 계열 3사의 역할도 유통에서 나올 수 있다. 삼성그룹 3사인 삼성증권, 삼성SDS, 삼성카드가 두나무 지분 4%를 취득한 이유도 유통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걸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025년 10월부터 미국 지역에서 삼성 월렛과 코인베이스 계정 연동을 시작해 접근성을 키운 바 있는데, 한국에서는 업비트를 채택해 디지털자산 시장과 연동할 가능성이 높다. 또 삼성카드는 스테이블코인 카드 등 디지털자산 결제 지원으로 실물 경제 유통에 관여할 수 있다.


삼성증권 입장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직접 발행 상품이 아니더라도 사업 기회가 생길 수 있다. 토큰증권 결제, 디지털자산 수탁, 고객자산 관리, 온체인 금융상품 판매가 대표적이다. 두나무는 디지털자산 거래와 지갑 인프라를 갖고 있고, 삼성증권은 제도권 금융회사로서 신뢰와 규제 대응 능력을 갖고 있다. 디지털자산이 투기성 거래에서 제도권 금융 인프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양측의 협력 가능성은 커진다.


◆ STO·RWA 열리면 증권사 역할 커진다...업비트와 주식 거래 연동 가능성도


두나무 지분 인수의 또 다른 축은 STO(토큰증권)와 RWA다. STO는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부동산, 미술품, 선박금융, 매출채권, 지식재산권 등 권리를 쪼개 디지털 형태로 발행하고 거래하는 방식이다. RWA는 현실 세계의 자산을 블록체인상으로 옮겨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자산이다. RWA에는 증권성 자산과 비증권성 자산이 모두 포함된다.


삼성증권, 두나무 지분 인수로 디지털자산 판 깐다...STO 법제화 수혜 받나두나무 현재 지분 구조. [자료=더밸류뉴스]

두 개념은 비슷하지만 규제 경로가 다르다. 증권형 RWA는 자본시장법상 토큰증권 체계로 규율될 수 있다. 비증권형 RWA는 일반 상거래법이나 디지털자산 관련 법 체계가 적용될 수 있다. 증권사에는 증권형 RWA와 STO가 더 직접적인 사업 영역이다. 발행 구조 설계, 투자자 모집, 유통 플랫폼, 공시, 사후관리, 수탁 등 기존 증권업 역량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향후 STO, RWA 시장이 본격화되고 미국과 같은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제도화가 이뤄진다면 업비트와 파트너십을 통해 직접 디지털자산 거래를 중개하거나, 업비트에서 주식 거래를 지원하는 방식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두나무 지분 인수를 단순 투자보다 플랫폼 확장 가능성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인수 및 자문수수료 7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6.5% 증가했다. ECM(주식자본시장) 주관과 IPO 리그테이블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기존 IB 역량을 토큰증권 발행 시장에 적용할 경우, 비상장 자산과 실물자산을 기초로 한 새 수수료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주식 거래대금에 좌우되는 수탁수수료와 달리, STO는 발행·유통·관리 수수료가 결합된 구조로 설계될 수 있다.


물론 불확실성도 있다. 두나무 지분 2%는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가상자산 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규제 방향에 따라 사업 모델이 달라진다.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제한할지, 비은행 금융회사까지 허용할지, 증권사가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투자는 삼성증권의 사업 방향을 보여준다. 국내 증권업은 리테일 거래대금, 금리, IB 딜 사이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삼성증권은 이미 리테일 고객자산과 고액자산가 기반을 확보했다. 여기에 두나무 지분을 통해 디지털자산 인프라 접점을 더했다. 디지털자산 법제화가 본격화될수록 이번 투자는 단순 지분 가치보다 사업 확장성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다.


eric978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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