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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덮친 ‘검은 월요일', 상승 종목 3개뿐...거래소 긴급 점검 · 젠슨 황 방문도 역부족

- 코스피200 중 197개 하락…'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 -10% 이상

- 환율 공항서 1600 급등·미국 금리 부담·반도체 쇼크가 만든 생지옥

- “투매보다 환율 안정·실적 확인 우선”...기회로 활용해야

  • 기사등록 2026-06-08 11: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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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홍승환 기자]

코스피가 장 초반 급락하며 ‘검은 월요일’ 우려가 현실화됐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거론된 데다 원·달러 환율 급등, 미국 반도체주 급락이 동시에 겹치면서 국내 증시 전반에 투매성 매물이 쏟아졌다.


한국거래소도 개장 전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화 조치 준비에 들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경기 침체 신호라기보다는 환율 불안, 금리 재가격화, 반도체 차익실현이 동시에 발생한 압축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코스피200 상승 종목 단 '3개'…개인은 공포에 매수 기관·외국인은 매도


이번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분 기준 코스피200 구성 종목 가운데 상승 종목은 단 3개에 그쳤다. 나머지 대부분 종목이 하락하며 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코스피 덮친 ‘검은 월요일\ , 상승 종목 3개뿐...거래소 긴급 점검 · 젠슨 황 방문도 역부족코스피가 8일 7442까지 하락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장 초반 낙폭은 빠르게 확대됐다. 코스피는 개장 직후 급락세를 보이며 장중 한때 8.8%까지 밀렸다. 이후 일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였지만, 오전 10시51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07%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저점 대비 낙폭은 일부 축소됐지만,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은 모습이다.


수급상으로는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수 반등을 제한했다. 오전 10시25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3205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4018억원, 외국인은 177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장 초반 낙폭 축소 과정에서 개인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기관 매도 부담이 이어지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는 쉽게 회복되지 못했다.


급락 출발점은 환율…거래소, 개장 전 긴급 점검회의


이번 급락의 출발점은 환율이었다. 달러 강세가 재개되며 원·달러 환율이 1560원 안팎까지 치솟고 공항에선 1600원을 넘으면서 외국인 수급 부담이 커졌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화 약세가 이어질수록 보유 주식의 달러 환산 가치가 낮아진다. 환율 상승이 멈추지 않으면 주가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달러 기준 수익률이 훼손될 수 있어 외국인 매도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금리 부담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미국 5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했고, 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고용이 강하면 연방준비제도(Fed)가 서둘러 완화에 나설 명분은 약해진다. 성장주와 고평가 기술주가 먼저 흔들린 이유도 할인율 상승 부담 때문이다.


반도체 충격도 컸다. 미국 증시에서는 브로드컴과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주가 급락했다. 브로드컴은 양호한 실적에도 AI 반도체 매출 전망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 관련 메모리 탑재량 축소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지수 영향력이 큰 만큼 미국 반도체 쇼크가 곧바로 코스피 하락 압력으로 이어졌다.


한국거래소도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거래소는 이날 오전 8시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전일 미국 증시와 야간선물 급락 등 증시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시장 관리방안을 논의했다.


코스피 덮친 ‘검은 월요일\ , 상승 종목 3개뿐...거래소 긴급 점검 · 젠슨 황 방문도 역부족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 맨 오른쪽)는 2026.6.8(월) 오전8시 서울사옥에서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 등에 대응하여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하였다. [사진=한국거래소]

거래소는 금융당국과 공조해 글로벌 증시, 중동 정세, 환율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또 IT 시스템 안정적 운영과 사이드카 등 시장 안정화 조치의 적시 시행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증시 불확실성을 이용한 불공정거래 예방 활동과 불법 공매도 점검도 확대할 방침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거래소 전 임직원은 시장 급변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말고, 안정적 시장 운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증권가 “공포는 환율에서…반등은 실적에서 확인해야”


증권사들은 이번 급락을 ‘추세 붕괴’로 단정하기보다 과열 해소 과정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환율과 금리, 반도체 수급이 동시에 흔들린 만큼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두언 하나증권 국내외 시황 애널리스트와 김록호 하나증권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검은 월요일 대응 전략: 공포는 환율에서 왔고, 기회는 실적에서 온다> 보고서에서 이번 조정을 경기 침체가 아니라 외환 불안, 금리 재가격화, 반도체 차익실현이 동시에 겹친 압축 조정으로 분석했다.


두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공포가 주식보다 외환시장에서 시작됐다고 봤다.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 수급이 흔들리고, 수급 불안은 실적 모멘텀을 단기적으로 뒤로 밀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응 전략으로는 개장 직후 투매에 동참하기보다 달러-원 환율이 1560원대에서 추가 급등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반도체에 대해서는 가격보다 실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7월 실적 가시성이 높은 메모리 대표주와 AI 인프라 병목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덮친 ‘검은 월요일\ , 상승 종목 3개뿐...거래소 긴급 점검 · 젠슨 황 방문도 역부족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하나증권·NH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하나증권·NH투자증권]김병연·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흐름 점검: 워시를 확인한 이후, 다시 실적 모멘텀> 보고서에서 물가, 금리, 환율 여건이 이미 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던 상황에서 브로드컴 실적 발표,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의 메모리 탑재량 감소 우려, 예상보다 강한 미국 고용지표가 조정의 트리거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이를 AI 투자 사이클 전체의 둔화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고 봤다. 시스템 메모리 탑재량 조정과 HBM 수요, 가속기 출하량, 랙 단위 시스템 매출은 구분해서 판단해야 하며, 2분기 실적 시즌에서 확인될 수주, 백로그, HBM 마진이 AI 인프라 업종의 추세를 판단하는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변동성 확대 국면,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 유리> 보고서에서 고용 서프라이즈와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채 금리 재진입, 브로드컴 가이던스 부진과 AI 투자 사이클 우려가 증시 급락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집중 매도가 증시 전체 하락을 견인한 만큼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미국 CPI 발표, 스페이스X 상장, 코스피200·코스닥150 반기 리밸런싱 등 이벤트가 남아 있어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급락은 코스피가 단기간 빠르게 오른 이후 맞은 첫 대형 조정이다. 환율이 안정되고 미국 금리 우려가 진정된다면 실적 가시성이 높은 반도체와 AI 인프라 종목은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 반대로 환율 상승과 기관·외국인 매도가 이어질 경우 검은 월요일의 충격은 하루짜리 조정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hongsh789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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