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이 오는 11월 ‘교보SBI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바꾸며 13년 만에 새 간판을 단다. 교보생명이 경영권 확보에 이어 사명과 브랜드 재편에 나섰다. 한화생명도 애큐온캐피탈 인수를 추진하는 등 보험사들의 비은행 금융영역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근처에 위치한 교보생명 본사 전경. [사진=교보생명]
◆ SBI저축은행, 11월부터 ‘교보SBI저축은행’…13년 만에 간판 교체
SBI저축은행이 오는 11월 1일부터 공식 상호를 ‘교보SBI저축은행’으로 변경한다. [이미지=교보생명·SBI저축은행, AI 생성]
SBI저축은행이 오는 11월 1일부터 공식 상호를 ‘교보SBI저축은행’으로 변경한다. 지난 4월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의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 약 7개월 만에 회사 이름에도 ‘교보’를 붙이며 본격적인 새 출발에 나서는 것이다. 국내 저축은행 가운데 자산 규모가 가장 큰 SBI저축은행이 교보생명 계열사라는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첫 변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SBI저축은행이 간판을 바꾸는 것은 약 13년 만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2013년 일본 SBI홀딩스에 인수되면서 기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서 ‘SBI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SBI 브랜드를 유지해왔지만 올해 교보생명이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다시 한번 회사 이름이 바뀌게 됐다.
SBI저축은행은 사명 변경에 맞춰 로고 교체 등 리브랜딩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홈페이지와 모바일 서비스, 영업점 등 고객 접점에도 새 사명과 브랜드가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간판이 바뀌더라도 기존 고객이 이용하는 금융상품과 서비스에는 변화가 없다. 기존 고객이 가입한 예·적금과 대출 등 금융상품 및 서비스 이용계약과 이에 따른 권리는 그대로 유지된다.
◆ 교보생명, SBI 지분 50%+1주 확보…보험 밖 수신·여신까지 넓힌다
새 사명은 교보생명의 ‘교보’와 기존 SBI저축은행의 ‘SBI’를 결합한 형태다. 교보생명이 최대주주로 올라섰지만 기존 최대주주였던 일본 SBI홀딩스도 주요 주주로 남아 있는 현재 지배구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계열사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도 기존 SBI 브랜드를 함께 가져가는 방식이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SBI저축은행은 오는 11월 1일부터 ‘교보SBI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교보생명은 지난해 5월 SBI저축은행 지분 8.5%를 우선 취득한 데 이어 올해 4월 41.5%+1주를 추가로 사들이며 총 50%+1주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전체 인수금액은 약 9000억원 규모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SBI홀딩스는 40%대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남았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이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SBI홀딩스와의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SBI저축은행 인수는 교보생명이 보험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금융사업 영역을 넓히는 과정의 핵심으로 꼽힌다. SBI저축은행은 국내 저축은행 가운데 자산 규모가 가장 큰 회사로, 교보생명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생명보험 사업에는 없었던 예금과 대출 등 수신·여신 기능을 확보했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인수 전후로 금융계열사 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 지분을 100% 확보해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고 사명을 ‘교보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인터넷 생명보험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과의 합병도 추진하는 등 금융계열 전반의 사업구조를 정비하고 있다.
◆ 저축은행 품는 보험사들…교보·한화, 종합금융그룹으로 보폭 확대
교보생명뿐 아니라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보험 밖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 등으로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 여력이 제한되면서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비보험 금융사를 확보해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한화생명도 최근 애큐온캐피탈 인수를 결정하며 비은행 금융사업 확대에 나섰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EQT가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50.54%를 4400억원에 취득하기로 의결했다.
애큐온캐피탈이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거래가 마무리되면 애큐온저축은행도 함께 한화금융 계열로 들어오게 된다. 기존 한화저축은행까지 더하면 한화생명은 저축은행 사업의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새롭게 캐피탈업에도 진출하게 된다. 보험과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에 캐피탈까지 더하는 구조다.
교보생명 역시 SBI저축은행에 이어 AXA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실사에 착수하면서 추가적인 사업영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생명보험과 저축은행에 이어 손해보험까지 금융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다.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인수와 한화생명의 애큐온캐피탈 인수는 대상은 다르지만 보험사가 M&A를 통해 금융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점에서는 맞닿아 있다. 보험사들이 보험 본업을 넘어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종합금융그룹을 향한 경쟁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