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한화금융그룹의 종합금융 포트폴리오가 한 단계 확장될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은 한화금융그룹 편입이 확정될 경우 애큐온캐피탈의 계열 지원 가능성이 높아져 신용등급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화생명은 생명·손해보험과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에 이어 캐피탈까지 더하며 국내 금융 계열의 마지막 빈칸을 채우게 된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한화생명 본사 전경. [사진=한화생명]
◆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 패키지 인수 추진
애큐온캐피탈은 지난 30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추진 과정에서 한화생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다만 당사자 간 협의가 진행 중인 만큼 거래 조건과 최종 계약 체결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 CI. [이미지=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
매각 대상은 EQT파트너스 측이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다. 애큐온캐피탈이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만큼, 이번 거래는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을 함께 편입하는 패키지 인수로 추진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시장에서 거론된 인수 예상금액을 약 1조원으로 제시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애큐온캐피탈의 연결 기준 총자산은 9조3461억원, 자기자본은 1조2266억원이다. 별도 기준 총자산은 4조4364억원, 자기자본은 9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총자산은 5조862억원, 예수금은 4조4855억원이다.
인수가 최종 완료되면 한화생명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에 이어 캐피탈 사업까지 금융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게 된다.
◆ 애큐온 신용도 상향 기대…한화생명 수익기반 넓힌다
이번 인수 추진에서 가장 뚜렷한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애큐온캐피탈의 신용도다. 현재 애큐온캐피탈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인 EQT파트너스 계열로, 신용등급에는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화생명이 직접 대주주가 될 경우 양사의 신용도와 규모 차이, 금융회사로서의 평판 위험, 영업 연계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한화생명의 지원 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애큐온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A’와 기업어음·단기사채 등급 ‘A2’를 각각 상향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NICE신용평가도 한화생명을 사모펀드와 달리 보험업을 영위하는 전략적 투자자로 평가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뒤 한화금융그룹의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이 강화됐다고 판단되면 애큐온캐피탈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한화금융그룹 편입 이후 계열 지원 가능성에 따라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화생명도 캐피탈 부문 편입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한화생명이 기존 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에 캐피탈을 더하면서 수익기반을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보험·증권·운용·저축은행 갖춘 한화, 캐피탈로 퍼즐 완성
한화생명은 이미 생명보험을 중심으로 손해보험과 자산운용, 증권, 저축은행, 보험판매채널(GA)을 갖추고 있다. 분기보고서에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한화저축은행 등이 주요 금융 계열로 포함돼 있다.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과 미국 벨로시티 클리어링을 통해 은행·증권업 기반도 넓혀왔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총자산 19조506억원, 자기자본 2조390억원 규모다. 한화저축은행은 예수금 1조1856억원, 대출금 1조1181억원을 운용하고 있으며 BIS자기자본비율은 14.82%로 법정 기준을 웃돈다.
애큐온캐피탈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화생명은 보험·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에 이어 여신전문금융업까지 포트폴리오에 담게 된다. 저축은행이 수신 기반의 서민·중소기업 금융을 담당한다면, 캐피탈사는 여전업 영역을 맡아 그룹의 비은행 금융사업 외연을 넓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외형 확대와 별개로 자산건전성 관리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애큐온캐피탈의 올해 3월 말 1개월 이상 연체율은 2.8%,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5.9%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연체율 4.9%, 고정이하여신비율 6.0%, BIS자기자본비율 12.3%를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캐피탈 편입으로 국내 금융 포트폴리오의 빈칸을 채우게 되지만, 인수 이후에는 보험·증권·저축은행·캐피탈을 아우르는 통합 리스크 관리 역량도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최종 인수 구조와 자금 부담, 계열사 간 사업 연계, 여신자산 건전성 변화가 이번 거래의 실질 성과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