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대표 나채범)이 ‘여성 특화’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여성의 전 생애를 데이터로 자산화하는 미래 전략에 닻을 올렸다. 손이 많이 가는 자동차 보험은 디지털 별동대인 캐롯을 흡수해 전략적으로 정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의 삶을 읽어내는 ‘빅데이터 하우스’로 진화 중인 그들의 행보를 짚어봤다.
◆ '데이터 주권' 선점…펨테크연구소로 설계한 미래 이익
한화손해보험의 라이프플러스 펨테크연구소가 지난 7일 여성 특화된 '뉴년기(NEW+갱년기) 트렌드 리포트'를 출시했다. [이미지=라이프플러스 펨테크연구소]
한화손보 전략의 핵심은 ‘데이터’를 모으는 데 있다. 지난 2023년 업계 최초로 설립된 ‘라이프플러스(LIFEPLUS) 펨테크연구소’는 단순히 상품을 기획하는 조직을 넘어, 여성의 생애주기별 위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연구개발(R&D)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달 마케팅실장 겸 라이프플러스 펨테크연구소장으로 선임된 고은해 부사장의 행보에 기대가 큰 이유다. 고 부사장은 에스티로더, CJ제일제당,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을 거치며 여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한 전문가다. 그의 전문성을 정교한 여성용 상품 설계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적 영입인 것이다.
전문 의료기관과의 협업으로 난임, 출산, 갱년기 질환 등 기존 업계가 여성 데이터 부족을 이유로 망설였던 영역을 수치화했다. 이를 통해 개발된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시리즈는 업계 최다인 17회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하며 데이터 자산을 입증했다. 지난 5일 출시한‘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4.0 무배당’ 역시 여성 고유질환을 중심으로 한 통합 치료비 보장으로 여성보험 라인업이 꾸준히 강화됨을 증명하고 있다.
◆ 사업 구조 재배치…캐롯 인수로 완성된 ‘선택과 집중’
한화손해보험이 여성보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한화손보의 영리함은 자회사 캐롯손해보험의 흡수합병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관리 부담이 큰 자동차 보험 영역을 캐롯의 특화된 인프라를 수용하며, 본체의 운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재배치를 단행한 것이다. 캐롯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동차 보험수익이 3239억원으로 전체의 80% 이상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이진호 캐롯손보 기술전략본부장, 김민규 캐롯손보 DX본부장, 유승범 캐롯손보 디지털보험사업본부장 등 핵심 디지털 전문 인력들을 업무 개편으로 구조화하며 조직 전반의 체질을 개선했다. 한화손보의 자동차 보험수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829억원으로 전체 일반손해보험 비중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이 영역을 캐롯의 정교한 디지털 시스템으로 효율화하며 본체에는 ‘전략적 여유’가 생겼다.
확보된 디지털 인프라는 다시 여성 특화 시장을 정밀 타격하는 화력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달 2일 한화손보는 자사 디지털 브랜드 모바일앱 '한화손보 캐롯'에 여성 고객 전용 메뉴 '여성라운지'를 신설했다. 캐롯의 앱 인프라를 활용해 여성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데이터로 수집하고 소통하는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결국 자동차 보험은 캐롯의 인프라로 스마트하게 수성하고, 확보된 인적·재무적 자원은 여성 특화 보험에 동원할 수 있는 이원화 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 '미래 성장동력' 확보…재무적 안정성 위 쏘아 올린 도약
한화손해보험의 신계약 CSM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전략적 체질 개선의 성과는 재무 지표로 드러났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한화손보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152% 상회하는 915억원(전년동기대비+150%)에 달할 전망이다. 캐롯 합병에 따른 법인세 감면(400억원)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46% 뛰어넘었다. 이는 여성 특화 보험을 중심으로 한 기초 체력이 본 궤도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미래 수익성의 핵심 지표인 신계약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역시 지난해 3분기 기준 2841억원(전년동기대비 +57%)으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또 지급여력비율(K-ICS)은 지난해 9월말 기준 경과조치 후 212% 추정치를 유지하며, 시장 개척을 위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포트폴리오의 질적 변화다. 사람의 건강을 보장하는 ‘인보장’ 신계약 규모가 지난해 3분기 기준 73억원(전년동기대비 +32%)을 기록했으며, 이 중 여성·종합·간편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64%에서 74%까지 확대됐다. 이는 한화손보가 자신들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성 중심 고수익 포트폴리오’ 구조 전환에 성공했음을 입증한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여성의 다양한 삶의 순간을 보험이라는 언어로 해석해 전 세대 여성에게 실질적인 보호와 지원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화손보는 지금 단순히 보험을 파는 것이 아닌, 자본력을 지렛대 삼아 여성의 일생을 데이터로 ‘채굴’하고 있다. 캐롯을 통한 운영 효율화와 여성 중심의 차별화된 시장 개척은 한화손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두 축이다. 이는 보험의 역할을 고객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맞춤형 데이터 케어로 재정의하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