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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이유…미래 금융의 핵심 변수

- 국경 간 자금 정산 속도 및 투명성 제고…결제 효율성 입증

- 미국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 등 글로벌 입법…국내는 당정 협의 정체

- 삼성화재, KODA와 가상자산 전용 보험 체결

  • 기사등록 2026-06-02 16: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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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도하 기자]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누적 거래 규모가 급증하고 관련 제도화가 초읽기에 들어가며, 보험업계에도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드러나고 있다.

 

글로벌 대형 보험사가 최초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보험료 정산 실험을 진행하고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전용 보험 시장을 개척하는 등, 디지털 자산 생태계는 이미 보험사들이 미래 생존을 위해 선점해야 할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보험업계, \ 스테이블코인\ 에 주목하는 이유…미래 금융의 핵심 변수보험업계에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글로벌 입법 대전과 ‘규제 설계전’…제도권 안착 가속화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가격 변동성이 큰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법정화폐나 특정 자산에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반의 높은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지난해 1분기 중 거래 규모가 57조원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을 보면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이 미 국채 수요를 확대하고 달러화의 디지털 패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흐름 속, 지난해 6월 상원 통과를 거쳐 동년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에 최종 서명하며 민간 주도의 제도화 틀을 마련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지난 2024년 MiCA를 제정해 단일통화 연동형(EMT) 및 복수자산 연동형(ART)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인가제와 규율체계를 수립했고, 일본은 지난 2023년 지급결제법(자금결제법)으로 제도를 다진 후 2025년 준비자산 운용 규제를 완화하는 개정을 단행했다. 이외에 싱가포르(2023년), 홍콩(2025년) 등도 입법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화려한 전망의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거시적 이슈와 금융 리스크가 상존한다. 가명성과 탈중앙성으로 인해 자금세탁(AML) 및 공정 과세가 어렵고, 코인런(코인 대량 인출) 발생 시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우려가 크다. 지난 2019년 페이스북의 리브라(Libra) 구상은 통화주권 위협을 이유로 규제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됐고, 2022년 5월에는 담보 없는 알고리즘형인 테라(TerraUSD)가 붕괴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 1단계(2023년)를 거쳐 현재 2단계 입법 과정에서 발행 적격론을 둔 치열한 ‘규제 설계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비은행 법인의 발행 허용 시 금융불안이 야기될 것을 우려하며 은행 예금을 토큰화한 시스템을 주장하는 등 당정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국내 금융기관들은 규제가 완전히 확정되기 전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진영을 구축하고 거래소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등 물밑 경쟁을 심화하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2026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지급결제 영역에서 효율성 개선을 약속하지만, 그 효율성은 기반이 되는 기술에서 비롯된다"며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화 예금 같은 새로운 형태의 민간 화폐가 법정 화폐와 상호 보완하도록 유도하며, 최종 결제 자산으로서 법정 화폐가 가지는 핵심적 앵커 역할을 사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 스테이블코인\ 에 주목하는 이유…미래 금융의 핵심 변수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 BOK 국제 콘퍼런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개념증명 실험…혁신적 효율성과 제도적 한계

 

이러한 과도기적 상황 속에서 보험 업계 역시 스테이블코인의 편의성에 주목하며 결제 인프라로의 이식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대형 보험 중개사인 에이온(Aon)은 가상자산 인프라 기업인 코인베이스(Coinbase), 팍소스(Paxos)와 협력해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스테이블코인 기반 보험료 결제 개념증명(PoC) 완료를 발표했다.

 

이번 실험은 특정 보험상품의 디지털화가 아닌, 보험료 납부와 자금 정산 구간에 블록체인 레일을 적용한 사례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의 USDC와 솔라나 블록체인 기반의 PYUSD(PayPal USD)를 활용해 복수의 스테이블코인 및 망 간의 상호 운용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기존의 국제 보험거래는 보험계약자, 보험회사, 보험중개사 간에 자금이 순차적으로 이동하며 중개은행 경유, 영업시간 제한, 국가별 규제 차이로 인해 수일이 소요되는 운영상 비효율이 컸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수분 내에 실시간 정산이 가능하고 온체인 거래 내역을 통해 높은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기업의 유동성 관리와 위험 이전의 정합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존 킹(John King) 에이온 재무 담당 임원은 “이번과 같은 실험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 스테이블코인\ 에 주목하는 이유…미래 금융의 핵심 변수Aon CI. [이미지=Aon]

체재 변화를 주도하는 미국 정책 역시 지니어스액트 제정 이후인 지난해 7월 대통령 산하 실무그룹이 신속 이행을 촉구한 데 이어, 지난 2월 통화감독청(OCC)의 후속 규정안과 4월 재무부 규정안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를 은행비밀법(BSA)상 금융기관으로 규정하는 등 이행·감독 체계를 빠르게 정비하고 있다.

 

하지만 에이온 스스로도 이번 시도를 상용화가 아닌 '통제된 환경에서의 개념증명'으로 선을 그었듯, 전면적인 도입까지는 아쉬움과 한계가 명확하다. 발행자별 상환 책임과 담보 자산의 이질성 탓에 통화가 가져야 할 단일성·탄력성·무결성을 충족하기 어렵고, 준비자산인 요구불 예금의 대량 인출이 발생할 경우 자산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거나 뱅크런으로 전이될 리스크를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파트너십 발표는 넘쳐나지만 복잡한 규제적 장벽과 표준화된 결제 인프라의 부재로, 실제 상용 서비스로의 전환율은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가상자산 전용 보험…국내 움직임과 리스크 관리 과제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 자산 생태계와의 연계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화된 결제수단은 스마트계약을 통해 조건부 지급을 가능케 하므로, 향후 보험금 지급 절차의 자동화나 자산이전·담보관리와 연계된 혁신적인 차세대 금융서비스 및 웹3(Web3)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대체 불가능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VASP)들의 보험 가입이 의무화되어 있으나, 100% 콜드월렛 보관 시 가입 한도가 최대 5억원에 불과해 수백억원대 자산을 다루는 법인 대상 커스터디(수탁)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이용자 보호 장치로 기능하기 어려웠다.

 

이에 삼성화재는 KB국민은행·해시드·해치랩스가 공동 설립한 국내 대형 가상자산 수탁사인 한국디지털에셋(KODA)와 손잡고 지난해 7월 최대 2000만 달러(초기 가입 금액)까지 보상할 수 있는 '가상자산 전용 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향후 법인 계좌 허용 및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 검토 등 제도 변화로 급증할 기관 투자자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보험업계, \ 스테이블코인\ 에 주목하는 이유…미래 금융의 핵심 변수한국디지털에셋(KODA)이 삼성화재와 지난해 7월 최대 2000만 달러까지 보상 가능한 가상자산 전용 보험을 체결했다. [사진=KODA]

다만 스테이블코인이 보험 생태계 내에 온전히 안착하기 위해서는 '동일 기능, 동일 리스크, 동일 규제' 원칙에 기반한 면밀한 제도 보완이 요구된다. 현행 대부업법이나 이자제한법 등이 금전만을 전제로 하고 있어 스테이블코인을 악용한 규제 회피 우려가 있고, 국경 간 이전 시 외국환거래법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최성일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은 경제혁신에 대한 기대가 큰 반면, 금융불안 및 자금세탁 등 리스크의 통제를 장담하기 어려우므로 주요국의 추세를 감안하되 리스크 중심의 점진적이며 탄력적인 제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록 지금은 엄격한 규제 앞에서 첫발을 떼는 단계에 불과하지만, 자금세탁 방지 역량 강화와 이용자 보호 장치 정비를 전제로 한 국내 보험사들의 디지털 인프라 확보 노력은 미래 금융 시장의 헤게모니(주도권)를 쥐기 위해 주목해야 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hsem5478@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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