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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85.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조용한 복귀’...태광 재편 신호탄 될까

- 배구연맹 총재 선임 계기 ‘경영 복귀’ 관측

- 컨트롤타워 흔들리자 수익성 급락…창사 이래 첫 본업 적자

- 섬유·석화 설비 투자와 M&A 확대...'뉴태광' 만들어가

  • 기사등록 2026-05-06 1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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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CEO의 경영 성과와 비즈니스 전략, 리더십 스타일을 분석하는 'CEO탐구'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CEO의 의사 결정(decision making)이 기업, 기관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 지를 정리해봅니다. 더밸류뉴스 'CEO탐구'는 2021년 4월 첫 회를 시작해 이 분야 최장수 시리즈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더밸류뉴스=정지훈 기자]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차기 한국배구연맹 총재로 나서면서 이는 태광그룹 경영에 복귀하기 위한 행보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최근 태광그룹이 M&A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과 맞물려 시장에서는 이 행보가 향후 그룹 전략을 직접 관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한국배구연맹은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 대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전 회장을 총재로 공식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전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이어 9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신임 총재의 임기는 오는 7월부터 3년이다.


[CEO탐구] 85.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조용한 복귀’...태광 재편 신호탄 될까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일러스트=더밸류뉴스 | AI 생성]

◇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은…


△1962년생(64) △대원고(1981)·서울대 경제학과 학사(1985)·코넬대 MBA(1987)·뉴욕대 경제학 박사과정(1991) 수료 △ 흥국생명 상무이사(1993) △ 태광산업 대표이사(1997) △ 대한화섬 대표이사(1997) △ 태광그룹 회장(2004~2012) △ 일주세화학원·세화예술문화재단 이사장(2025)


◆ 공격적 M&A로 확장 전략 구사…석화 비중 줄이고 금융·방송 영향력 확대


이 전 회장은 흔히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기업인이다.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대원고등학교를 졸업 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코넬대 MBA 과정을 수료하고, 뉴욕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까지 거쳤다.


이 전 회장은 흥국생명 상무이사로 태광그룹 경영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997년 태광그룹의 창업주인 이임용 회장이 지병으로 사망한 뒤,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본격적인 경영자의 길을 걸었다. 2004년에는 기존에 그룹을 이끌던 큰형 이식진 부회장의 뒤를 이어 태광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CEO탐구] 85.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조용한 복귀’...태광 재편 신호탄 될까태광그룹 오너 가계도와 지분 현황. [자료=더밸류뉴스] 

본디 화학섬유 사업을 그룹의 근간으로 했던 태광그룹은 이 회장이 지휘봉을 잡으며 적극적으로 사업 영토 확장에 나섰다. 특히 금융과 방송 사업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삼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부풀리기에 주력했다.


2003년에는 경기지역 복수케이블 TV 방송국인 한빛아이앤비와 그 계열사를 모두 인수했다. 태광그룹은 한빛아이앤비 인수로 국내 케이블TV 업계 3위에서 1위로 단숨에 도약했다. 이어 우리홈쇼핑 지분을 인수하고, 해외 음악, 애니메이션 채널 도입도 검토하며 콘텐츠 사업에 대한 큰 관심을 드러냈다.


금융권에서도 지배력 강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피데스증권, 예가람저축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2006년 3월에는 쌍용화재까지 품에 안으며 금융그룹의 형태를 갖췄다.


◆ 연이은 사법 리스크…컨트롤 타워 잃은 태광 실적 곤두박질


이 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이후 태광그룹은 재계 순위가 50위권에서 30위권으로 상승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2011년 1월 검찰이 이 회장을 14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그룹은 이른바 ‘사법 리스크’에 직면했다. 검찰은 무자료 거래와 허위 회계처리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적용했다.


사법 리스크는 곧바로 경영 공백으로 이어졌다. 이 전 회장은 구속 수감 중이던 2011년 간암 3기 판정을 받았고, 건강 악화를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총수가 재판과 치료를 병행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그룹의 신사업 투자와 성장 전략은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은 이 회장 구속 직후인 2012년 37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01년 파업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으로 1722억원의 적자를 낸 사례를 제외하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본업에서 적자를 낸 것이다.


사실상 첫 실질 영업손실이라는 점에서 타격이 컸다. 손실의 원인으로는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의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주요했다. 하지만 그룹 총수의 부재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존재했다.


[CEO탐구] 85.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조용한 복귀’...태광 재편 신호탄 될까태광산업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 돌아온 ‘M&A 거인’…12조 투자로 ‘뉴태광’ 청사진 제시


태광그룹은 위기 극복과 신사업 발굴을 위해 2022년 향후 10년간 1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에는 태광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이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투자안에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 매입(2540억원), 애경산업 인수(2221억원) 등을 포함했다.


[CEO탐구] 85.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조용한 복귀’...태광 재편 신호탄 될까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위치. [자료=네이버 지도 캡처] 

이는 기존 섬유·화학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경기 변동의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태광산업은 지난 4월 M&A 역량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인철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하기도 했다.


섬유 화학 부문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먼저 뛰어난 강도와 높은 온도에도 견디는 내열성을 가지고 있어 ‘슈퍼 섬유’로도 불리는 아라미드 생산 설비 확충에 1450억원을 투자한다. 증설을 통해 현 1500톤 수준인 아라미드 생산 능력을 5000톤까지 끌어올린다.


더해 2027년까지 약 1500억원을 투자해 청화소다 연간 생산능력을 13만2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생산능력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CEO탐구] 85.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조용한 복귀’...태광 재편 신호탄 될까성회용(가운데 왼쪽) 태광산업 대표이사가 지난 2024년 울산시와 1500억원 규모 청화소다 생산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김두겸(사진 오른쪽) 울산 시장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태광산업]

태광그룹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증설이 완료되면 글로벌 톱3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한다”며 “아프리카, 아시아 권역 판매 확대를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업 추진은 이 전 회장의 복귀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M&A와 신사업 투자는 대규모 자금이 수반되는 만큼 재무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요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오너의 판단과 책임 경영이 필요하기에 이 전 회장의 복귀가 거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배구연맹 총재 취임이라는 공개 행보를 통해 존재감을 다시 드러낸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 전 회장의 ‘조용한 복귀’에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tv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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