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이사장 강승준, 이하 신보)이 중동 분쟁, 글로벌 산업 위기, 미국채 금리 급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친 악조건 속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도산을 막고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신보는 구매기업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실을 보상하는 공적 보증 상품인 ‘위기대응 특례보험’을 출시하고, 미화 3억 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에 성공하며 기업 지원을 위한 재원을 확보했다.
대구광역시 동구 신용보증기금 사옥 전경. [사진=신용보증기금]
◆ 매출채권보험, 중소기업 연쇄도산 막는 ‘외상거래 안전망’
이번에 신보가 내놓은 지원책의 핵심인 매출채권보험은 중소기업(보험계약자)이 거래처(구매기업)에 물품이나 용역을 외상으로 판매하고 외상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손실금의 일부를 보상해주는 공적보험 제도이다.
중소기업은행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폐업 원인의 42.9%가 '매출채권회수 부진(19.4%)', '거래처 부도(23.5%)' 등 대금 회수 문제에서 비롯된다. 이에 매출채권보험은 중소기업의 자금난과 연쇄도산을 막는 안전망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신보는 지난 1997년 어음보험 도입 이후 2004년 매출채권보험을 도입했으며, 2020년 기준으로 누적 인수금액 186조원, 인수기업 24만 개를 기록하며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지속성장에 기여해 왔다.
이번에 출시된 ‘위기대응 특례보험’은 중동전쟁이나 글로벌 산업 위기 등 타격이 큰 상황을 ‘긴급단계’로 분류하고, 보험 보상률을 기존 최대 80%에서 90%까지 끌어올린다. 또 산출 보험료를 최대 30%까지 할인 지원해 위기 기업들의 외상거래 위험을 집중 보장한다.
신보 관계자는 “이번 특례보험이 위기 기업들의 보험 가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신보는 기업들의 경영 안정을 위해 경제 위기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용보증기금 매출채권보험 지원 구조. [이미지=신용보증기금]
◆ 미국채 금리 급등 뚫고, 3억 달러 해외자금 조달 성공
이와 같은 공적 보증 혜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신보는 글로벌 금융 시장을 무대로 자금 조달 행보를 다각화했다.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돌파하는 등 시장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환경이었으나, 홍콩·싱가포르 대면IR과 미국·유럽 비대면 IR을 병행하는 전략으로 미화 3억 달러 규모의 해외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특히 이번 해외채권은 국내 발행 대비 금리를 20bp 이상 절감하여 유동성 위기를 겪는 국내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신보는 지난 2022년 첫 발행 이후 이번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누적 17억 달러 규모의 해외 자금을 조달하는 역량을 입증했다.
신보 관계자는 “이번 발행은 변동성이 높은 시장 환경에도 신보의 우수한 신용도와 발행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입증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신보는 국내 기업들의 조달 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자금 조달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승준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기업 동행 50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신용보증기금]
◆ 정부 출연금 1300억원으로 증액, 재정적 기반 확충
기업 지원 사업이 확대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금의 재정적 기반과 예산 규모도 한층 강화됐다. 신보가 공시한 1분기 수입·지출 현황에 따르면, 신보는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올해 예산 중 정부순지원수입의 '출연금' 항목을 최초 공시된 80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500억원 증액하여 수정 공시했다.
이에 신보의 올해 전체 수입 예산 합계는 10조7515억원 규모로 확대됐으며, 이 중 중소기업의 외상 거래를 직접 보장하는 ‘중소기업매출채권보험계정’의 출연금 역시 270억원으로 편성되어 총 1178억6800만원의 보험계정 수입 예산을 다지게 됐다.
올해로 뜻깊은 '기업 동행 50주년'을 맞이한 신보가 이처럼 적극적인 금융 지원 행보를 보인 이유는 다가올 미래 100년도 기업 성장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 위함이다.
지난 1976년 설립 당시 기본재산 324억원, 보증잔액 1016억원으로 출범한 신보는 지난해 말 기준 기본재산 13조3000억원, 신용보증 78조원, 신용보험 22조원 등 총 100조원이 넘는 금융을 제공하는 대한민국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강승준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50주년 기념사를 통해 "지난 50년의 대한민국 경제는 신보와 중소·중견기업이 함께 발전해 온 역사"라며 "기업 금융의 파이프(PIPE) 역할을 강화하여 경제성장을 지원하고, 신보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