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와 한화투자증권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주요 주주로 올라선다. 하나은행은 두나무 지분 6.55%를 확보하고, 한화투자증권은 추가 매입으로 지분율을 9.84%까지 높인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던 두나무 지분이 전통 금융권으로 이동하면서 디지털자산 시장을 둘러싼 금융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자회사 하나은행을 통해 두나무 지분 6.55%를 인수한다. 하나은행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이번 취득 목적을 “전략적 지분투자를 통한 신금융 경쟁력 확보”라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도 두나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인다.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를 약 5978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거래가 끝나면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율은 기존 5.94%에서 9.84%로 높아진다. 이로 인해 한화투자증권은 송치형 두나무 의장, 김형년 부회장에 이어 3대 주주의 지위를 가진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두나무 지분을 하나금융과 한화투자증권이 인수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 카카오 보유 지분,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으로 이동
이번 거래의 공통점은 매도자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라는 점이다.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은 모두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을 인수한다. 카카오 계열이 보유하던 두나무 지분 일부가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으로 이동하는 구조다.
카카오 CI. [이미지=카카오]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두나무 초기 투자자로 꼽힌다. 카카오는 지난 2013년 두나무에 2억원을 투자했고, 2015년 33억원을 추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에 넘기는 지분의 매각가는 각각 1조33억원, 5978억원이다. 두 거래를 합치면 회수 금액은 1조6011억원이다. 초기 투자금 35억원과 단순 비교하면 약 457배에 달한다.
반면 하나금융과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를 통해 디지털자산 플랫폼 접점을 확보하게 됐다. 같은 두나무 지분을 두고 매도자와 매수자의 계산이 갈린 셈이다.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의 두 거래를 합산하면 취득 지분율은 10.45%, 취득 금액은 1조6011억원이다. 이를 지분율로 단순 환산하면 두나무 기업가치는 약 15조3215억원으로 계산된다. 두 거래 모두 15조원대 기업가치를 전제로 이뤄진 셈이다. 두나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5577억원, 당기순이익 7088억원을 기록했다.
◆ 하나금융, 외화송금·스테이블코인·토큰증권 협력을 넓힌다
하나금융은 두나무의 블록체인 인프라를 은행 사업과 연결하고 있다. 주요 접점은 외화송금, 원화 스테이블코인, 자산관리, 토큰증권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지분 취득을 통해 디지털자산 중심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두나무(대표 오경석)가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 포스코인터내셔널(대표이사 사장 이계인)과 블록체인 ‘기와(GIWA)체인’을 기반으로 해외송금과 무역결제에 적용되는 글로벌 금융 인프라 협력에 나서며 금융·디지털자산·산업 간 결합을 통한 지급결제 구조 전환 가능성을 높였다.하나금융과 두나무는 외화송금 분야에서 협력을 진행해왔다. 하나금융은 두나무의 자체 블록체인인 ‘기와체인’을 활용한 외화송금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두나무와 기반 서비스 공동개발을 추진했고, 지난 2월 기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체계를 탈피한 외화송금 기술검증을 마쳤다. 지난 4월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3자 파트너십을 맺고 실효성 검증 기반도 마련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양사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연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고객 중심의 혁신 서비스를 함께 발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도 협력 축이다. 원화 가치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은 발행, 유통, 사용, 환류 과정에서 은행의 신뢰도와 결제 인프라가 필요하다. 하나금융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부터 유통, 사용, 환류까지 이어지는 인프라 구축에 협력할 계획이다.
자산관리와 토큰증권도 연결된다. 업비트의 플랫폼 이용자와 거래량에 하나금융의 자산관리 노하우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하나증권이 추진하는 토큰증권 생태계 구축에도 두나무의 플랫폼 운영 경험이 활용될 수 있다.
◆ 한화투자증권, 기관 서비스와 RWA 연결성 본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추가 취득 목적을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와 사업 시너지 확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단순 중개를 넘어 수탁, 정산, 기관 서비스 등 복합 인프라 사업자로 영향력을 넓힐 것으로 보고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한화투자증권이 2026년 경영전략회의에서 글로벌 넘버원 RWA 허브를 디지털자산 사업 비전으로 내세웠다. [사진=한화투자증권]
최근 한화투자증권은 ‘글로벌 넘버원 RWA(Real-World Asset. 실물기반 토큰화 자산) 허브’를 디지털자산 사업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앞서 미국 웹3 인프라 기업 크리서스(Kresus), 국내 디지털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Xangle) 등에 투자하며 관련 생태계와의 접점을 넓혔다.
현재 개발 중인 디지털 자산 플랫폼도 두나무와의 시너지를 키울 수 있는 축이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인프라 연계와 RWA 거래 서비스 등에서 협력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두나무가 보유한 거래소 운영 경험과 디지털자산 유동성은 증권사의 기관 서비스 확장과 맞물릴 수 있다.
손종민 한화투자증권 미래전략실 전무는 “이번 추가 투자는 디지털금융 전환에 대한 회사의 전략 방향을 다시금 확인하는 중대한 의사결정”이라며 “향후 두나무와 같은 기술 기업들과 함께 차세대 금융의 새로운 질서를 창출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하나금융과 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 지분을 인수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하나금융과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 확보는 전통 금융권이 디지털자산을 바라보는 시선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치는 개인 투자자 거래 수수료에 집중됐다. 앞으로는 수탁, 정산, 기관 서비스, 토큰증권, 스테이블코인 등 금융 인프라와의 연결성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이번 거래는 카카오의 투자 회수와 전통 금융사의 디지털자산 진입이 맞물린 사례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지분을 줄이는 동안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3대 주주로 올라섰고, 하나은행도 5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두나무의 15조원대 몸값이 현재 거래소 가치에 그칠지, 디지털자산 금융 인프라 확장 가능성까지 반영한 가격인지는 향후 제도화 속도와 사업 협력 범위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