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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 '퀵 커머스' 잡나?... 요기요 인수 ‘깜짝 등장’

- 사모펀드 어피니티 등과의 컨소시엄 방식 M&A 검토

- 퀵커머스 시장에서 시너지 기대

- 요기요 예상 매각가 1조원

  • 기사등록 2021-07-20 19: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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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GS리테일이 배달업체 ‘요기요’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GS가 참여하게 된 배경이 궁금증을 낳고 있다.  


그간 GS그룹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최근 5년간 아시아나항공,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대부분 중도하차 했다. GS그룹의 인수합병 전략 자체가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보다는 원래 잘하던 사업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그런 GS가 지난 16일 배달업체 요기요 인수를 컨소시엄 참여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GS가 요기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


서울 역삼동 GS타워 앞. [사진=더밸류뉴스]

◆퀵커머스 플랫폼 강화…GS리테일과의 시너지↑


업계에서는 우선 GS리테일이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요기요의 빠른 배송이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1일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 합병한 ‘통합 GS리테일’을 선보였다. 홈쇼핑의 오랜 노하우와 리테일의 물류를 살려 디지털커머스 시장의 강자로 군림한다는 계획이다. 


그 청사진 중 하나로 퀵커머스(Quick Commerce) 플랫폼 강화가 뽑힌다. 


퀵커머스란 빠르면 15분에서 1~2시간 이내로 주문과 동시에 물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로 1인 가구 증가와 디지털커머스 시장과 맞물리며 급성장하고 있다. 이미 유통업계에서는 이런 퀵서비스가 선보이고 있다. 배달의 민족의 ‘B마트’, 쿠팡의 ‘쿠팡이츠 마트’ 등이 대표적이다. GS리테일이 요기요의 배달 플랫폼을 확용해 퀵커머스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요기요 익스프레스 라이더가 배달 주문을 하고 있다. [사진=딜리버리히어로]

GS리테일과의 시너지 효과도 맞아 떨어진다. GS리테일이 편의점을 중점으로 한 오프라인 매장 1만5000개를 물류 플랫폼으로 삼는 만큼, 배달 인프라를 갖춘 요기요를 인수한다면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으로 빠른 배달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현재 GS리테일은 오프라인 물류센터 31개를 포함한 60여개의 물류 센터를 갖추고 있다. GS리테일이 홈쇼핑과의 합병을 통해 물류 경쟁력을 강화한 만큼 요기요의 배달 플랫폼이 함께 맞물린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GS리테일이 후발주자로 있는 새벽배송 시장에서도 요기요 인수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벽배송 시장에서 경쟁사들은 수도권을 넘어 전국 단위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GS리테일은 아직 수도권에 머물러 있다. GS리테일은 단기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다크 스토어(Dark Store)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새벽배송을 진행한다. 다크 스토어는 일반 오프라인 매장처럼 물품을 보관하지만 고객은 받지 않는 매장을 말한다. 미국의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은 지난해 LA와 뉴욕의 매장을 배송전용매장(Dark Store)로 전환하는 등 해외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의 변신이 이미 진행중이다. 


GS리테일은 지난해 12월부터 GS수퍼마켓(더프레쉬) 320여점포에서 ‘GS슈퍼마켓앱’과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통해 주문할 시 1시간내에 빠른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별도의 온라인 배송 센터를 오픈 한 것이 아니라 기존 점포에서 오프라인 영업과 동시에 배달 서비스도 영위하는 세미 다크 스토어(Semi-Dark Store) 개념이다. 지난 2월 GS슈퍼마켓의 배달 서비스 매출은 한달만에 237.30% 상승했다. 


GS수퍼마켓(더프레쉬)의 전경. [사진=GS리테일]

통합 GS리테일이 되면서 덩치가 더욱 커진만큼 그에 맞는 배달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디지털커머스의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물류량을 소화할 수 있는 배달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용 주문 앱 출시… 이커머스 경쟁UP


GS리테일은 최근 편의점GS25와 GS슈퍼마켓의 배달 전용 앱인 ‘우딜(우리동네 딜리버리)’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요기요’나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통해 가능했으나 아예 자체 앱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우딜은 출시 10일만에 누적 주문 건수 10만건을 돌파했다. 앞으로 더 많은 배달량이 예상되는 만큼 ‘요기요’ 인수시 우딜 운영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GS리테일은 ‘우친’을 통해 자체 배달원을 운영하고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GS리테일은 “기존의 어려움들을 예측하고 보완해 선보인 앱으로 다각화된 배달 플랫폼으로 빠르고 안정적인 주문과 배송을 지원한다”고 언급했다.


우딜 라이더 ‘우친’이 배달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최근 유통시장은 이커머스를 필두로 관심이 쏠리면서 경쟁이 과열됐다. 유통업계에서 자칫하면 밀릴 수도 있다는 절실함도 인수합병 분위기를 달구는 이유다. 이커머스의 강자 쿠팡은 미국 뉴욕 증시 상장으로 5조원의 실탄을 확보한 이후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올해 새 물류센터 구성에만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역시 CJ대한통운의 지분을 신세계와 맞바꾸며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3조원대의 대규모 인수전인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결정했다. 


국내 사모펀드의 한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미래의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미국과 유럽에선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이미 치열하다"고 언급했다. GS관계자는 “컨소시엄 방식으로 요기요의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퍼미라, 어피니티 PEF와 컨소시엄 형태…요기요 예상 매각가 1조원


GS리테일은 단독 인수가 아닌 컨소시엄(공동 조합) 형태로 인수합병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의 파트너로는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퍼미라’이다. 


‘요기요’를 보유하고 있는 DH(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 5월 예비입찰을 거쳐 후보자들을 선정했으나 본입찰이 계속 연기되면서 후보들과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어피니티와 퍼미라는 당초 경쟁자로 입찰에 참여했으나, 거액의 인수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해 GS리테일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요기요 매각가로는 DH가 제시한 2조원보다 훨씬 낮은 1조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컨소시엄 형태인만큼 실제 인수시 GS리테일이 부담할 금액은 그보다 더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GS리테일의 자금 상황은 넉넉한 편이다. 통합 전 1분기 기준 GS리테일의 현금은 371억, 이익잉여금은 2조495억원이다. GS홈쇼핑은 현금 2170억원, 이익잉여금 1조1837억원을 가지고 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지난 5월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GS홈쇼핑의 재원을 부채 상환이 아닌 미래 사업에 투자하기로 결론지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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