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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솔루션연구소, 고부가가치 ‘맞춤형 솔루션’으로 철강업계 삼중고 돌파

- 이용기술 고도화부터 UAM·하이퍼루프까지… 철강의 역할을 다시 정의하다

  • 기사등록 2025-12-25 15: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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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정지훈 기자]

공급과잉, 전방산업 부진, 무역장벽이라는 구조적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철강 산업의 해법을 ‘이용기술’에서 찾고 있다. 단순히 강재를 만드는 것을 넘어, 고객의 공정과 제품 성능까지 함께 설계하는 고부가가치 솔루션 전략이다. 그 중심에 포스코 솔루션연구소가 있다.


솔루션연구소는 성형, 접합, 성능, 강구조 등 철강 이용 전반의 기술을 연구하며,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통해 철강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자동차와 가전은 물론, UAM과 하이퍼루프 같은 미래 산업까지 연구 영역을 확장하며 철강의 적용 범위를 재정의하고 있다.



포스코 솔루션연구소, 고부가가치 ‘맞춤형 솔루션’으로 철강업계 삼중고 돌파포스코 솔루션연구소 직원이 용접 기술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솔루션연구소]


 강종 개발 이후를 책임지는 ‘이용기술 컨트롤타워’


포항과 광양의 제품연구소가 신규 강종을 개발하면, 솔루션연구소는 이를 실제 부품과 공정에 어떻게 적용할지 종합적으로 설계한다. 강재의 잠재 성능을 끌어올리는 성형법, 접합 방식, 구조 설계까지 아우르며 고객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 형태로 제공하는 구조다.


연구소는 2014년 송도이용기술연구센터와 마케팅, 접합연구 부서를 통합해 솔루션센터로 출범했다. 같은 해 RIST 산하 강구조연구소를 편입했고, 2025년 솔루션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하며 역할을 명확히 했다.


연구 거점인 송도 글로벌 R&D 센터는 첨단 분석 설비를 갖춘 연구동과, 실제 사용 조건을 재현하는 실험동으로 구성돼 있다. 강재성형실험동에는 판재 성형 설비, 고속충돌시험기, 실물 피로 및 내구성 시험 장비가 구축돼 있다. 고속충돌시험기는 최대 3만 줄의 에너지로 자동차 부품을 충돌시켜 에너지 흡수 성능을 정밀 분석한다.


이 밖에도 자동차 테어다운 설계분석실, 3차원 형상 스캐너, 자동화 로봇 접합 시험 설비가 운영된다. 강구조실험동에서는 보와 기둥, 송유관 등 대형 구조물의 정적 강성, 피로, 내진 시험을 수행하며, 해안 인접 입지를 활용해 해수 환경 내식성 평가도 진행한다.


 자동차, 전기차, 에너지까지... ‘성능으로 증명한 솔루션’


솔루션연구소의 연구 축은 자동차 경량화 소재, 가전 부품 최적화, 에너지 분야 고성능 강재, 빌딩과 인프라용 강건재다. 포스코의 초고강도 자동차강판 기가스틸을 적용한 경량 차체, 전기차 배터리팩은 대표 사례다.


특히 전기차 구동모터와 가전 컴프레션 모터에 적용되는 ‘셀프본딩 전기강판’은 제품연구소와 솔루션연구소의 협업 성과다. 특수 접착 코팅으로 강판을 적층하는 이 기술은 용접 대비 철손을 10퍼센트 이상 줄이고 소음을 5데시벨 이상 개선한다. 모터 효율과 정숙성을 동시에 높인 셈이다.


포스코 솔루션연구소 관계자는 “고객이 강재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애로를 분석하고, 공정과 성능을 함께 개선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모터 성능을 높이기 위해 강재의 어떤 특성을 보완해야 하는지까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내진 H형강 Pos H, 합성전이보 등 건설 공기 단축 기술, 부유식 해상풍력용 철강재 개발도 진행 중이다.


솔루션연구소는 디지털 기반 철강 응용 솔루션에도 힘을 싣고 있다. 가공 중 발생하는 불량 형상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교정하는 지능형 자율제조 제어 성형 공법, 가공 공정에 따른 물성 변화를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하는 고정밀 버추얼 엔지니어링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는 포스코 강재를 구매한 고객이 실제 가공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솔루션이다. 철강사의 역할을 ‘소재 공급자’에서 ‘제조 혁신 파트너’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UAM과 하이퍼루프...철강의 미래를 실험하다


미래 산업에서도 솔루션연구소의 실험은 이어진다. 2022년부터 UAM 인프라에 철강재를 적용하는 연구를 본격화했다. 포스코는 한국공항공사, 한화 건설부문과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고, 알루미늄을 대체하는 스틸 버티포트 패드를 개발했다. 고양특례시, 대한항공, LIG넥스원, 한국항공대와도 협력 체계를 구축해 UAM용 철강 소재와 강구조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하이퍼루프 분야에서는 이미 가시적 성과가 나왔다. 포스코는 네덜란드 하르트사가 주관한 국책 과제 HDP에 참여해 시험 노선에 자사 강재를 적용했다. 기존 설계 대비 27퍼센트 경량화된 튜브 구조를 제안했고, 하이퍼루프 전용 강재 PosLoop355를 352톤 공급했다. 이 강재는 진동 감쇠 성능이 일반강 대비 1.7배에 달한다.


포스코는 관련 특허 9건을 출원하며 기술 장벽도 구축했다. 상용화를 향한 협력은 현재진행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솔루션연구소는 강재의 물성에 이용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며 “미래 산업과 친환경 분야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과잉 시대, 철강의 경쟁력은 더 이상 톤당 가격에만 있지 않다. 포스코 솔루션연구소가 제시하는 해법은 분명하다. 철강을 쓰는 순간까지 책임지는 맞춤형 솔루션. 이것이 철강 산업의 다음 성장 방정식이다.


jahom0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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