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글로벌보험중개가 주최하고 한국공제보험연구소가 주관한 '2025 SGIS 사이먼글로벌 보험세미나'가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 호텔 브람스홀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기후변화가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해상풍력 등 신산업 리스크에 대응하는 보험의 새로운 역할과 책임이 집중 조명되었다.
‘2025 SGIS 사이먼글로벌 보험세미나’가 22일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에서부터 타카세 이사무 미쓰이스미토모 지점장, 미와 타카시 인터리스크 부장, 하태경 보험연수원장, 오세문 사이먼글로벌그룹 회장, 손영흡 코리안리 전(前) 전무, 김지수 메리츠화재 파트장. [사진=한국공제보험연구소]
오세문 사이먼글로벌그룹 회장은 보험의 ESG 영역 확대가 이번 세미나의 주요 주제이며, 분야 간의 경계를 넘어 상호 학습을 통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보험연수원 원장은 국내 금융의 혁신이 더딘 점을 지적하며, 데이터 기반 혁신과 인슈어테크 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강연자들은 기후 위기가 심화되는 초연결 시대에 보험 산업이 과거의 보상 역할을 넘어 예방적 위험 관리 시스템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후변화의 대비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다
송영흡 코리안리 전(前) 전무는 '기후변화로 인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주제로 발표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제도의 성공과 실패가 국가의 존폐를 결정한다는 변증법적 분석틀을 제시했다.
송영흡 코리안리 전(前) 전무가 22일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25 SGIS 사이먼글로벌 보험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공제보험연구소]
그는 “인류 역사를 보면 예측 가능한 리듬을 제도화하는 능력이 농업 혁명과 문명의 발전 기반이 되었지만, 예측 불가능한 기후 충격 앞에서는 뛰어난 문명도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 성취가 높았던 인더스 문명 역시 기후에 대한 제도적 조정력 부족으로 몰락했다”며 “로마 제국과 오스만 제국 모두 기후 변화의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쇠퇴했는데, 이는 아무리 뛰어난 제도로도 기후 위기 앞에서는 힘을 못 쓴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강조헸다.
끝으로 “산업혁명 이후 보험이 대재난 확률모형 본격화와 대재해채권(CAT 본드) 도입을 통해 현대문명의 보이지 않는 방파제 역할을 맡게 됐다”며 “기후변화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로 작용하여 초연결 시대에 연쇄 충격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보험은 시스템 복원력을 설계하는 예방적 역할로 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발 시장 잠식 우려' 속 해상풍력 맞춤형 보험 필요성 대두
김지수 메리츠화재 파트장은 '해상풍력발전사업의 리스크와 보험'을 주제로 발표하며, 해상풍력 사업이 기후와 해양의 복합 리스크 결합된 산업임을 강조했다.
특히 국내의 경우 해당 분야의 시공 및 운영 경험 축적이 미흡해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며, 각 공정 특성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지수 메리츠화재 기업리스크컨설팅 파트장이 22일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25 SGIS 사이먼글로벌 보험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공제보험연구소]그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이 가장 해상풍력 개발이 발달 되었으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의 공급망이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며 “국내 해저 지형에 대응한 맞춤형 보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현장의 경우 어촌계의 공사 방해 행위로 인한 공사 기간 지연 리스크가 크다”며 “복잡한 한국 해저 지형과 예측 불가능한 지질 리스크가 있는 현장에 대해, 글로벌 보험사들은 보험 보장을 제외하려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끝으로 다양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해상풍력발전사업의 발달과 맞춤형 보험 개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법령 이상의 방재 대책, 리스크 엔지니어링이 해법
미와 타카시 인터리스크(일본의 리스크 컨설팅 종합연구소) 부장은 '기업 방재 활동의 방향과 리스크 엔지니어링'을 주제로 일본 손해보험 업계의 리스크 컨트롤 대처에 대해 발표했다.
미와 타카시 인터리스크 부장이 22일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25 SGIS 사이먼글로벌 보험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그는 “최근 기업을 둘러싼 리스크가 ESG와 환경 등으로 다양해지고 증대하는 경향에 있다”며 “기업은 법령 이상의 자주적인 방화 대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방재 조사 기능을 유효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국내 발화 건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화재로 인한 손해액은 크게 줄지 않았다”며 “주요 화재 원인으로는 전기 설비 기기의 비중이 가장 높으며, 이는 건물 용도나 업종에 관계없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MS&AD 인터리스크 종합연구소는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한 발열 진단, 가스 누출 검지 시스템, 홍수 리스크 파인더를 통한 침수 피해액 산정 등 첨단 리스크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러한 리스크 서베이는 고객의 방재 수준을 향상시키고 보험료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이먼글로벌 보험세미나는 기후 리스크라는 문명사적 도전 앞에서 국내 보험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했다. 국내 보험사는 이제 예방적 위험 설계자로서, AI와 첨단 기술을 활용한 능동적인 위험 통제 능력 확보에 주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미래 산업의 방파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하는 국내 보험 산업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