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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O 레이더] ③ 판관비 절반 넘는데…중견 제약사 CSO 의존 구조 '도마 위’

- 고정비 줄이려다 변동비 덫에…CSO 의존도 높아진 중견 제약사

- 리베이트 규제·약가 인하 이중고…CSO 전략 '양날의 검' 부상

  • 기사등록 2026-06-23 16:16:55 | 업데이트 2026-06-23 17: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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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판매대행업체(CSO, Contract Sales Organization) 신고제가 도입된지 2년째지만 CSO 거래체계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제약사들이 외형성장을 위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급하고 있는 반면에 주주와 투자자들은 그 구체적인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을 통해 자본시장의 공시 사각지대를 조명하고, 진정한 의미의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개선 방향을 집중 분석한다.
[더밸류뉴스=권소윤 정지훈 기자]

최근 정부가 리베이트 근절과 영업 투명성 제고를 위해 CSO(영업대행사) 신고제와 관리·감독을 강화하면서 제약업계의 CSO 의존 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일부 중견 제약사는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 규모 대비 과도한 지급수수료를 지출해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왜 CSO인가…중견 제약사, 비용 효율성에 영업대행 확대


[CSO 레이더] ③ 판관비 절반 넘는데…중견 제약사 CSO 의존 구조 \ 도마 위’CSO 영업행태 및 관련 입법 동향 연혁. [자료=더밸류뉴스]국내 제약사들이 CSO를 확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효율성과 영업 경쟁력 확보에 있다.

국내 제약산업은 연구개발(R&D) 역량 못지않게 병·의원 영업력이 매출을 좌우하는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다만 자체 영업인력을 운영하려면 급여와 성과급, 교육비,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 상당한 고정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의약품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약가 인하, 리베이트 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고정비 부담은 중소·중견 제약사에 큰 압박으로 작용한다.


반면 CSO는 일반적으로 매출 실적에 연동해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여서 영업비를 변동비 형태로 관리할 수 있다. 판매 실적이 부진할 경우 비용 부담도 함께 줄어드는 만큼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손익 변동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업망 확장 측면에서도 CSO의 활용 가치는 크다. 중소·중견 제약사가 전국 병·의원 네트워크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인력, 자금이 필요하다. 반면 특정 진료과나 지역에 강점을 가진 CSO를 활용하면 단기간에 영업 범위를 넓히고, 신제품 출시 초기 시장 침투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전문의약품(ETC) 시장에서는 의료진과의 접점 확보가 중요한 만큼 이미 영업 인프라를 갖춘 CSO의 역할이 더욱 부각된다.


이 때문에 CSO는 단순한 외주 영업조직을 넘어 국내 제약산업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견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비용 절감과 시장 확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자, 제한된 자원으로 대형 제약사와 경쟁하기 위한 불가피한 영업 채널로 인식되고 있다. 


◆ 지급수수료 증가율이 매출 성장률 추월…수익성 압박 현실화


다만 CSO를 적극 활용하면  지급수수료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제약사의 CSO 의존도는 일반적으로 판매관리비 내 '지급수수료' 계정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된다. 다만 상당수 기업이 지급수수료 세부 내역을 별도 공시하지 않아 정확한 CSO 지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CSO 레이더] ③ 판관비 절반 넘는데…중견 제약사 CSO 의존 구조 \ 도마 위’최근 3개년 안국약품, 동구바이오제약 지급수수료 변화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2025년 기준 지급수수료 총액이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안국약품, 동구바이오제약 등 중견 제약사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지급수수료 증가율이 매출 성장률을 웃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안국약품의 경우 매출액은 2023년 2337억원에서 2025년 3069억원으로 약 31%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지급수수료는 954억원에서 1296억원으로 약 32% 늘어나 매출 증가 속도를 넘어섰다. 


동구바이오제약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157억에서 2427억으로 약 12% 증가했지만, 지급수수료 총액은 873억원에서 1030억원으로 약 17% 늘어나 비용 증가율이 매출 성장률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CSO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매출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지속될 경우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매출이 증가하면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는 구조를 보인다. 그러나 CSO 비용이 매출과 함께 비례하거나 그 이상으로 증가하면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안국약품은 매출액이 30% 이상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률은 2~3%대에 머무르는 데 그쳤다. 동구바이오제약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이 6% 수준에서 3%대로 하락했다.


◆ 리베이트 규제·약가 인하 '이중 부담'…높아지는 CSO 의존 리스크


정부는 2024년 CSO(영업대행사) 신고제를 도입한 데 이어 리베이트 관련 관리·감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CSO가 국내 제약산업의 핵심 영업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영업 활동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약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불법 리베이트 관행을 차단하고, CSO 운영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본격적으로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규제 환경 변화는 CSO 의존도가 높은 제약사들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직접적인 위법 행위가 없더라도 강화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영업 프로세스 점검, 컴플라이언스 인력 확충, 교육 및 모니터링 비용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자체 영업조직보다 외부 영업망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영업 현장에 대한 관리 범위가 넓어져 규제 대응 비용과 평판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올해 예정된 약가 제도 개편까지 더해지면서 CSO 중심 영업 구조의 수익성이 한층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약가 인하와 유통 마진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제품당 확보할 수 있는 이익 규모가 줄어드는 반면, CSO 수수료는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수수료 지급 후 남는 이익이 크게 축소되면서 일부 저마진 품목은 사실상 판매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급수수료 비중이 높고 CSO 체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큰 중견 제약사들은 규제 강화와 약가 개편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형 성장을 위해 선택했던 CSO 전략이 새로운 규제 국면에서는 오히려 수익성과 비용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CSO는 그동안 중견 제약사들의 전국 영업망 확대와 매출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그러나 규제 강화와 약가 인하가 동시에 진행되는 환경에서는 가장 먼저 이익률을 훼손할 수 있는 '양날의 검'으로 변모하고 있다. 


tv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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