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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O 레이더] ② 비슷한 체급, 다른 성적표...알리코제약·국제약품이 보여준 영업비용 '효율성의 차이'

- 마케팅 수수료율 41.9% vs 33.4%…두 제약사의 천차만별 'CSO 영업망'

  • 기사등록 2026-06-23 16: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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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판매대행업체(CSO, Contract Sales Organization) 신고제가 도입된지 2년째지만 CSO 거래체계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제약사들이 외형성장을 위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급하고 있는 반면에 주주와 투자자들은 그 구체적인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획을 통해 자본시장의 공시 사각지대를 조명하고, 진정한 의미의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개선 방향을 집중 분석한다.
[더밸류뉴스=권소윤 정지훈 기자]

"영업비용을 많이 쓰면 더 많이 남는가"


제네릭(복제약) 시장 경쟁 심화와 약가 인하 압박, 영업 유통망의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수면 위로 오르며 중소·중견 제약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한정된 비용을 어떻게 배분하고 재무 구조를 설계하느냐가 기업의 장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외부 의약품 판매대행업체(CSO) 영업망 활용은 자체 영업 인력을 운영하는 고정비를 변동비 중심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중견 제약사들의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아 왔다. 이에 투자자들 역시 CSO 활용이 처방 실적을 끌어올려 외형이 커지고, 그 성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왔다.


그러나 재무제표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영업망 확대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것이 반드시 높은 수익성으로 연결되지는 않으며, 오히려 재무 구조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높은 영업비용이 곧바로 높은 수익성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비용의 규모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으로 전환하느냐다. 이번 기획에서는 비슷한 매출 체급과 시가총액을 가졌으나, 영업비용 전략의 차이가 있는 알리코제약과 국제약품의 재무제표를 분석했다.


◆ 같은 체급인데 남긴 이익은 달랐다…중견 제약사 두 곳의 엇갈린 성적표


[CSO 레이더] ② 비슷한 체급, 다른 성적표...알리코제약·국제약품이 보여준 영업비용 \ 효율성의 차이\ 알리코제약과 국제약품 시가총액 및 실적 도표. [자료=더밸류뉴스]알리코제약과 국제약품은 외형상 비슷한 체급의 중견 제약사다. 두 회사 모두 전문의약품(ETC)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외부 의약품 판매대행업체(CSO) 활용 비중도 높은 편이다. 시가총액 역시 1000억원 미만 수준으로 자본시장에서 비슷한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알리코제약은 고혈압·소화기·이비인후과 치료제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자체 생산시설과 전국 단위 영업망을 기반으로 외형 확대를 추진해 왔으며, 최근 수년간 전문의약품 품목 확대와 자사 품목 비중 확대에 힘을 쏟아왔다.


국제약품 역시 안과 치료제(쿠알론 등)를 중심으로 개량신약과 항생제 등을 주력 제품군으로 육성해 왔다. 

직영 영업 조직의 비효율을 걷어내고 CSO 중심의 특화사업본부 영업 유통망을 전면에 배치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사업 구조와 체급, 영업 방식은 유사하지만 지난해 성적표는 크게 엇갈렸다. 알리코제약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201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9억9000만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수익성 회복은 제한적이었다.


국제약품은 연결 기준 매출 1755억원, 영업이익 61억8000만원, 당기순이익 57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알리코제약보다 6배 이상 많았다. 매출 규모는 비슷했지만 실제 주주에게 돌아간 이익은 크게 달랐던 것이다.


◆ 알리코제약, 최대 매출에도 낮은 수익성…고비용 구조와 영업 레버리지 한계


[CSO 레이더] ② 비슷한 체급, 다른 성적표...알리코제약·국제약품이 보여준 영업비용 \ 효율성의 차이\ 알리코제약 최근 5개년 매출액 및 지급 수수료율 비중. [자료=더밸류뉴스]알리코제약은 최근 수년간 적극적인 외형 확대 전략을 펼쳐왔다. 지난해 매출은 201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익 증가 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높은 판매비와관리비(이하 판관비) 비중이다. 지난해 판관비는 978억원으로 매출액의 48.63%를 차지했다. 최근 수년간 판관비 규모는 800억~10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장부상 마케팅수수료는 843억원에 달한다. 지급수수료 등 기타 유관 비용을 제외하고 순수 마케팅 수수료로 나간 돈만 매출액의 41.9%에 달하는 고율 구조다.


문제는 비용 증가와 함께 원가 부담도 커졌다는 점이다. 매출원가율은 지난 2023년 41.13%에서 지난해 48.16%로 상승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일부 품목 공급 차질, 진천공장 재고평가손실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일반적으로 매출이 증가하면 고정비 부담이 분산되면서 영업레버리지 효과(매출 증가폭보다 이익 증가폭이 더 커지는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 하지만 알리코제약은 CSO 중심의 변동비성 수수료 지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원가율까지 치솟자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률은 0.49%에 머물렀다.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손실 17억원의 단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자사 품목 확대를 위한 임상 비용과 연구개발 비용(경상연구개발비 매출 대비 2.73% 지출) 증가가 일시에 반영되면서 고정비 분산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이다.


◆ 국제약품, 비용 통제와 고정비 축소…안정적 수익성 확보


[CSO 레이더] ② 비슷한 체급, 다른 성적표...알리코제약·국제약품이 보여준 영업비용 \ 효율성의 차이\ 국제약품 최근 5개년도 매출액 및 지급 수수료율 비중 추이. [자료=더밸류뉴스]국제약품 역시 외부 CSO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지급수수료는 585억원으로 매출액의 33.35% 수준에 달했다. 절대적인 규모만 놓고 보면 적지 않은 비용이다.


그러나 국제약품은 직영 영업 조직 효율화와 함께 비용 구조를 조정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판관비는 874억원이었으며, 이 중 지급수수료는 66.9%를 차지했다. 반면 급여(약 132억원 수준)와 복리후생비 등 고정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통제했다.


고정비를 줄이고 비용을 변동비로 전환하며 영업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도 높였다. 안과 치료제와 개량신약 중심의 제품 경쟁력이 더해지면서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은 60억원대를 유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매년 50억원 안팎의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국제약품 역시 최근 제약업계 전반의 경쟁 심화와 CSO 수수료 상승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 향후 과도한 수수료 경쟁에 내몰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영업 효율성 저하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현재까지의 재무제표만 놓고 보면 국제약품은 비용 통제와 제품 경쟁력, 자본 배분 사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균형을 유지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CSO 영업망을 활용하더라도 제품 주도권을 쥐고 비용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주주에게 돌아가는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 중요한 것은 비용 규모가 아니라 효율성…결국 '얼마나 남기는가'가 기업가치 결정


[CSO 레이더] ② 비슷한 체급, 다른 성적표...알리코제약·국제약품이 보여준 영업비용 \ 효율성의 차이\ 알리코제약과 국제약품 재무비율. [자료=2025년 알리코제약-국제약품 사업보고서]손익의 차이는 재무 구조에서도 나타났다. 국제약품은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86.56%를 기록했다. 차입금 역시 일반 금융권 차입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금융(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모두 지닌 신주인수권부사채(BW), CB 등) 의존도는 높지 않다.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이 재무 건전성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알리코제약의 부채비율은 117.92%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자체 현금창출력 저하를 메우기 위해 발행한 제3회 사모 전환사채(CB) 100억 원의 발행 잔액이 남아 있어, 주가 변동성에 따른 약 34억 원 규모의 파생상품부채 장부상 평가 리스크가 존재한다. 주가 하락 시 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압박 등 자본 구조의 변동성도 남아있다. 영업 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현금의 차이가 결국 자금 조달 방식의 차이로 이어진 셈이다.


높은 마케팅 비용 자체가 문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비용 비율이 낮다고 해서 경쟁력이 높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만 비슷한 체급의 두 기업이 보여준 성적표는 투자자들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매출 100원을 벌기 위해 얼마를 쓰고, 최종적으로 얼마를 남기고 있는가.'


결국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CSO 비용의 절대 규모가 아니라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으로 전환하느냐다. 같은 매출 규모에서도 비용 구조와 자본 배분 방식에 따라 수익성과 재무 체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정부와 국회에서는 CSO 수수료 체계와 거래 구조를 둘러싼 관리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CSO 수수료율 상한선으로 매출의 30% 수준을 제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이 이를 판단할 수 있도록 지급수수료와 거래 구조에 대한 보다 세분화된 공시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비율 자체가 아니라 비용이 실제 수익과 현금 창출로 이어지고 있는지 여부다. 기업의 성장성을 평가하는 기준은 단순한 매출 증가가 아니라 '얼마를 남기는 성장인가'이기 때문이다.


vivien9667@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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