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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왜 쿠팡에게 화났을까… SKT•KT와 비교되는 정보 유출 사고 반응

- 미흡한 대처‧임원들의 불성실한 태도, 사건 키워

- 문제 본질 ‘정보 유출’, 태도와 무관... ’처벌’보다 ‘해결’에 초점 맞춰야

  • 기사등록 2026-01-08 15: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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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지난해 말 발생한 쿠팡(대표이사 해롤드 로저스) 사태에 대한 논란은 약 2개월이 지난 지금도 뜨거운 감자다. 국민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크게 분노하고 있고 쿠팡 임원들은 국회에 출석하는 등 상황의 심각성이 커졌다.


[기자의 눈]왜 쿠팡에게 화났을까… SKT•KT와 비교되는 정보 유출 사고 반응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이사. [사진=쿠팡]

정보 유출은 회사 자산의 유출이자 정보의 주인에게는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일이다. 다만 이번 쿠팡 사태에 대한 분노의 규모가 앞서 발생했던 통신사 고객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분노를 넘어서고 있다. 같은 해에 발생한 같은 종류의 사건인데 왜 사람들은 유독 쿠팡에게 화난 걸까?


◆같은 사건 다른 반응… 사과와 보상으로 끝난 SKT‧KT, 청문회까지 간 쿠팡


지난해 11월 29일 쿠팡 이용자 정보 유출 사고가 처음 보도되며 온 나라가 난리가 났다. 당시 쿠팡은 고객 계정 약 3370만개가 무단으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출된 정보는 고객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정보고 결제 정보와 신용카드 번호는 포함되지 않았다.


[기자의 눈]왜 쿠팡에게 화났을까… SKT•KT와 비교되는 정보 유출 사고 반응김영섭 KT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사과를 전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앞서 발생했던 SKT와 KT의 정보 유출 사례와 대비된다. 같은 해 4월 19일 SKT 유심 관련 정보 유출 사고가 보도됐고 뒤이어 9월 11일 KT에서 불법 펨토셀(초소형 기지국)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알려졌다. 초반에는 이탈자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컸지만 각 회사 측에서 사과하고 보상을 제공하며 한 두 달 뒤에 잦아들었다.


반면 이번 쿠팡 사태는 약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경찰 조사가 이어지며 새로운 사건들이 드러나고 있고 지난해 12월 30일 해롤드 로저스 대표 등 임원들이 줄줄이 국회 청문회에 불려갔다. 이미 SKT와 KT 사태를 겪으며 익숙해졌을 만도 한데 왜 이번 일에 이토록 분노하는 것일까? SKT•KT와 쿠팡 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논란에 기름 부은 ’태도 문제’… 미흡한 대처가 불러온 스노우볼


국민들이 쿠팡에 분노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바로 ‘불성실한 태도’, ‘보상 꼼수’, ‘반복되는 논란’이다.


쿠팡 사태에 기름을 부은 것은 ‘자체 조사 결과’다.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 계정의 개인정보와 2609개의 공동현관 출입 번호에 불과하고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고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며 해당 주장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여기에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이사가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태도,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김범석 의장의 긴급 현안 질의와 청문회 불참 등 고위 임원들의 불성실한 태도가 더해져 ‘책임 회피’ 프레임이 씌워졌다.


쿠팡은 조사 결과 발표 후 4일 뒤인 지난달 29일 고객 3370만명에게 1인당 5만원의 보상 쿠폰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용처는 4곳으로 쪼개져 있었다. 5만원 중 2만원은 여행 상품 전문관 '쿠팡 트래블', 2만원은 럭셔리 뷰티 및 패션 전문관 '쿠팡 알럭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고객들이 가장 많이 쓰는 ‘로켓배송·로켓직구’와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에서는 각각 5000원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 또 쿠폰을 쓰기 위해서는 쇼핑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엔 마케팅에 가깝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 쿠팡은 이전부터 말이 많았다. 2024년 9월 있었던 알고리즘 조작으로 인한 과징금 부과, 지난해 10월 있었던 새벽배송 논란 등이 있고 개인정보 유출 사례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번 사건 외에 3번 더 있었다.


쿠팡은 모든 논란에 대해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했다. 그때도 그런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번 유출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그동안 쿠팡이 쌓아왔던 이미지와 미흡한 대처로 인해 한꺼번에 터진 것으로 보인다.


◆"태도는 법의 문제가 아니다"… 처벌’보다 중요한 것은 ‘해결’


이번 사태로 인해 쿠팡이 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하지만 소문과 달리 사람들은 여전히 쿠팡을 잘 쓰고 있다. 유출 사태 이전에 1700만명이던 일간 활성 이용자(DAU)는 사태 직후인 지난해 11월 1400만명대까지 감소했지만 12월부터 반등하더니 올해 1월 들어서 논란 이전 수치인 1529만명대를 회복했다.


실제 고객들의 반응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기자의 주변에서 본 쿠팡 이용자들 중 이번 사태에 대해 무덤덤한 경우가 많았다. 그들의 입장을 들어봤을 때 “이미 너무 편하게 쓰고 있어서 끊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쿠팡이 국내 물류 인프라의 발전과 생활 편의성 향상에 큰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번들 서비스를 통해 락인 효과(새로운 상품이 나와도 여러 이유로 기존 상품을 계속 사용하게 되는 현상)를 만들었다. 이제 한국인들은 쿠팡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 힘들어졌다.


쿠팡의 문제점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현재 쿠팡에게 미운 털이 박힌 가장 큰 이유는 ‘태도 문제’다. 이건 법적인 문제가 아니고 이번 사태의 핵심인 ‘정보 유출’과도 무관하다. 그리고 정보 유출이 쿠팡 자체의 잘못이 아니기도 하다. 단지 미운 털이 박혔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정당성의 문제가 있다. 큰 제제를 받지 않았던 SKT‧KT와의 형평성 문제도 생긴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구의 책임인지 따져 묻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안 좋은 일에 대해 타인의 탓을 하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늘 기억해야 할 것은 ‘해결’이다. 문제가 발생했으면 나중에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지 처벌만이 답이 아닐 수도 있다. 당장의 문제점 때문에 무언가를 금지하게 되면 나중에 이로 인한 더 큰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기자의 눈]왜 쿠팡에게 화났을까… SKT•KT와 비교되는 정보 유출 사고 반응더밸류뉴스 산업2부 이승윤 기자. [사진=더밸류뉴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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