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대기업집단 탐구] 69. 크래프톤,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 대박 터뜨려 '재계 60위' 점프

- 연평균 영업이익률 41%, 국내 대기업집단 92곳 가운데 1위

- 장병규 의장, 지분 가치 2.5조 '국내 10대 주식부호'

  • 기사등록 2025-07-18 11:31:30
기사수정
공정거래위원회의 '2025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경영 현황, 비즈니스 전략 등을 분석하는 '대기업집단 탐구'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재계순위'로도 불리는 공정위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심층 분석해 한국 경제와 재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최근 5년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40%가 넘는 초우량 알짜 기업, 게임 키플레이어들을 부르는 용어를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에서 'NK'(넥슨∙크래프톤)로 바꾼 혁신 게임사. 


크래프톤(이사회 의장 장병규)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크래프톤의 최근 5년(2000~2024) 연평균 영업이익률 41.04%는 한국 대기업집단 92곳을 통틀어 가장 높다. 크래프톤의 피어그룹(peer group∙비교기업)으로 꼽히는 넥슨의 연평균 영업이익률(약 25%)를 훌쩍 넘는다.  


그렇지만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크래프톤은 적자에 허덕이며 생존을 걱정해야 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크래프톤이 이같은 성과를 낸 비결은 '전략의 승리'로 요약된다. 




◆장병규 의장 '10대 주식 부호' 등극... 대기업집단 순위 68→64→60위 쑥쑥


크래프톤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가 지난 5월 발표한 '2025 공시대상기업집단(일명 대기업집단) 60위를 기록했다. 전년비 4단계 점프했다. 게임 전문 대기업집단으로 넥슨(41위)에 이어 두번째 순위이다. 


그룹 매출액 2조7510억원, 순이익 1375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45.46%, 91.42% 증가했다. 크래프톤은 2022년 대기업집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고(59위) 이후 68위(2023)→64위(2024)→ 60위(2025)로 순위가 지속적으로 점프하고 있다.  


18일 현재 장병규 의장이 보유한 크래프톤 지분(15.70%)의 시가는 약 2조5000억원으로 한국의 주식 부호 10위권에 진입해있다.  


[대기업집단 탐구] 69. 크래프톤, 총싸움 게임 \ 배틀그라운드\  대박 터뜨려 \ 재계 60위\  점프크래프톤 현황과 지배구조. 2025. 3. [지료=공정거래위원회]

계열사는 라이징윙스, 블루홀스튜디오, 인조이스튜디오 등 35개이며 상장사는 크래프톤이 유일하다. 크래프톤의 최근 8년(2017~2024) 매출액 CAGR(연평균증가율)은 31.14%에 이른다. 고성장 기업이라는 의미이다. 


[대기업집단 탐구] 69. 크래프톤, 총싸움 게임 \ 배틀그라운드\  대박 터뜨려 \ 재계 60위\  점프최근 10년 크래프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 연혁. 단위 억원, %. [자료=크래프톤 사업보고서] 

◆배틀그라운드 출시 1년만에 '매출액 1조 클럽'


그렇지만 10년 전 쯤 전만해도 크래프톤은 지금과 딴판이었다. 크래프톤은 2016년 매출액 371억원, 영업손실 73억원, 당기순손실 349억의 대규모 적자에 신음하고 있었다. 

 

앞서 2007년 장병규 의장은 경영인 김강석, 게임전문가 박용현, 황철웅, 김정한, 박현규 등과 함께 크래프톤을 창업하고 이런 저런 게임을 내놓았으나 시행착오를 겪었다. 특히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다중온라인플레잉게임) 명가를 목표로 당시로서는 거액인 개발비 300억원을 투입해 테라를 내놓았지만 경쟁사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에 밀리며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노게임즈', '피닉스게임즈', '스콜', '마우이게임즈'를 비롯한 중소게임사들을 인수하면서 기업 문화 갈등을 겪었다. 

 

이때 문제 해결 돌파구로 나온 의견이 '총싸움 서바이벌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었다('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명은 나중에 만들어졌다). 지노게임즈 공동창업자로 크래프톤에 인수돼 합류한 김창한(현 배틀그라운드 대표)의 제안이었다. 총싸움 서바이벌 게임은 개발비가 많이 투입되지는 않지만 크래프톤은 이 장르의 경험이 없었기에 장병규 의장은 처음에는 반대했다. 그렇지만 김창한이 배틀로열 게임 창시자인 브랜든 그린을 스카웃하면서 결국 20명으로 개발 팀이 세팅됐다. 프로젝트 이름(BRO∙Playerunknown's Battle Royal The Original)는 브랜든 그린 닉네임이다.  


게임 개발 기간이 장기화하면서 자금 조달 문제에 부닥쳤지만 중국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해결했다. 텐센트는 2017년 초 크래프톤 지분 1.5%를 700억원에 인수했고 이듬해 추가로 10%를 5000억원에 인수했다. 3월 분기 보고서 기준 텐센트(IMAGE FRAME INVESTMENT(HK) LIMITED)는 크래프톤 지분 14.62%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병규 의장(15.70%)에 이어 2대 주주이다. 


이같은 허들을 뛰어 넘어 2017년 말 세상에 나온 배틀그라운드는 처음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2주 연속 시청 순위 2위를 기록했고 사전 주문 3일만에 판매량 1만4000여장을 기록한 것이다. 그해 3월 정식 출시 직후 13주만에 매출액 1억 달러(약 13000억원), 판매량 400만장의 대히트를 기록했다. 스팀 동시접속자는 23만명, 트위치 동시 시청자는 35만명을 기록했다. 


[대기업집단 탐구] 69. 크래프톤, 총싸움 게임 \ 배틀그라운드\  대박 터뜨려 \ 재계 60위\  점프크래프톤의 히트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 [이미지=크래프톤]

이때부터 크래프톤은 순풍에 돛단배의 길을 걸었다. 크래프톤은 2018년 처음으로 매출액 1조 클럽(1조1200억원) 진입했고 2021년 8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그해 11월 회사명을 블루홀스튜디오에서 크래프톤으로 변경했다. 2022년에는 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59위). 2025년 7월 현재 주식시장에서 크래프톤 시가총액은 16조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총싸움 서바이벌게임 하나가 크래프톤을 환골탈태시킨 것이다. 


◆매출 다변화 진행중...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호평


크래프톤은 매출액 다변화에도 성공하고 있다.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joy)가 올해 3월 출시돼 양호한 반응을 얻고 있다. 인조이는 이용자가 게임속 등장 인물인 '조이'로 변신해 자신의 미래 인생을 경험해볼 수 있다. 영화 수준의 선명한 화질과 다양한 인생 옵션이 강점이다.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가 높으며 AI 텍스쳐를 이용해 새로운 패턴을 만들거나 색상값을 직접 지정해 미세한 색의 변화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 곱슬머리, 컬, 아프로 등이 추가됐다. 


[대기업집단 탐구] 69. 크래프톤, 총싸움 게임 \ 배틀그라운드\  대박 터뜨려 \ 재계 60위\  점프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의 한 장면. [이미지=크래프톤]

인조이는 기존에 블루홀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블루를 크래프톤이 프로젝트를 직접 양수해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팀 규모를 늘려 개발했다.   


[대기업집단 탐구] 69. 크래프톤, 총싸움 게임 \ 배틀그라운드\  대박 터뜨려 \ 재계 60위\  점프크래프톤 게임 라인업. [자료=다올투자증권]

크래프톤은 신작 파이프라인도 강화하고 있다.  신작 파이프라인으로는 민간군사기업매니저(경영 시뮬레이션), 어비스 오브 던전(엑스트랙션RPG), 서브노티카(서바이벌), 미테시스(공포) 등이 있다. 크래프톤은 본사 산하에 총 14개의 개발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다.


[대기업집단 탐구] 69. 크래프톤, 총싸움 게임 \ 배틀그라운드\  대박 터뜨려 \ 재계 60위\  점프크래프톤 보유 스튜디오 현황. 연결 기준. 2025. 5. [자료=KB증권]

크래프톤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타겟은 인도이며 전 세계 인구 1위(14억8000만명) 국가이자 지난해 GDP 3조9000억달러(약 5338조원)의 거대 시장이다. 인구 절반이 25세 미만이며 약 7억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게임 이용자수는 2030년에 약 7억500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최근 인도 통신사 지오와 협업해 BGMI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다. BGMI는 크래프톤이 2021년 7월 현지 시장에 내놓은 게임으로 지난 5월 기존 총 가입자수는 2억2000만명에 달한다. e스포츠도 대회 동시 시청자수 최대 2400만명을 기록하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2025년 현재 게임 전문 기업집단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 곳은 넥슨(41위)이다. 크래프톤은 60위이다. 그렇지만 실적 개선세는 크래프톤이 앞서고 있다. 크래프톤의 향후 대기업집단 순위가 어느 정도까지 점프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sy@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밸류뉴스'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5-07-18 11:31:3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더밸류뉴스 구독하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4차산업혁명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