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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가 끌고, 무벡스가 밀고... '현대그룹' 재건의 꿈

- 현대엘리베이터 지난해 매출액 1.8조…전년비 2.74%↑

- 현대무벡스 지난 3월 코스피 상장...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도

  • 기사등록 2021-07-27 15: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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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현대그룹의 영광을 활짝 다시 꽃 피운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무벡스를 양대축으로...'


고(故) 정주영(1915~2001) 회장이 창업한 현대그룹은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재계 1위 그룹이었다(자산 기준). 1980년대 중동 특수를 누리던 전성기 시절의 현대그룹과 삼성그룹의 격차는 지금의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과의 격차보다 컸다. 


정주영(오른쪽) 회장이 1970년대 중반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장을 들러보고 있다. [사진=아산정주영닷컴]

그렇지만 2003년 8월 정주영 명예회장 5남 정몽헌(1948~2003) 당시 현대그룹 회장이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던 중 사망하고 자동차, 조선의 계열 분리가 이뤄지면서 현대그룹 외형은 급격히 축소됐다. 2016년 3월 현대증권(현 KB증권) 매각에 이어 그해 6월 현대상선(현 HMM)도 계열분리되면서 현재 현대그룹의 전체 매출액은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재계 100위권 안팎이다.  


이런 현대그룹이 최근 핵심 계열사 현대엘리베이터의 본업 개선, 신성장 동력인 현대무벡스의 성공 상장(IPO), 금강산 관광 재개 움직임 등이 맞아 떨어지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그룹측은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무벡스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그룹 전체에 선순환을 일으켜 연매출액을 10조원대로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연매출액 10조원대면 재계 15위권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실적UP…승강기관리법 개정 수혜


올해 1분기 현대엘리베이터 실적은 양호했다. 연결기준 매출액 4478억원, 영업이익 2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비 각각 9.56%, 9.21% 증가했다. 주택 공급이 증가하는 등 주택경기 개선으로 수혜를 본 것이다. 대신증권의 이동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부터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 바탕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라며 “정부 주도 2∙4 대규모 공급대책 발표로 아파트 분양시장 개선이 기대되면서 아파트 승강기 사업자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8211억원으로 전년비 2.74%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1500억원으로 전년비 10.13% 증가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사업은 구매자와 사용자의 특성이 달라 지금까지는 건설사들이 엘리베이터를 금액 위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엘리베이터가 건물의 중요 요소로 평가돼 투자 가치가 높아졌고 특히 브랜드 아파트 등의 경우 소비자들의 눈도 많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에 힘입어 지난 1일 한국기업평가 정기 평가에서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이 기존 ‘A0/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됐다. 주가 흐름도 양호하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최근 1년 주가 추이. [이미지=네이버증권]

현대그룹은 한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경영진을 상대로 한 쉰들러의 주주대표소송, 유동성위기로 인한 주요 계열사 매각으로 위기를 겪었다. 그렇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그해 3월 ‘승강기안정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안전인증 승강기 부품이 늘어나고, 노후 승강기 점검주기가 짧아지는 등 현대엘리베이터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대신증권은 “국내에서 15년 된 노후 승강기는 약 24만대로 전체의 33.90%에 달한다”며 “신규 분양이 좀 줄더라도 교체 및 정비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현대엘리베이터 원격 유지관리 서비스 HRTS 수요는 현대엘리베이터가 관리하는 전체 엘리베이터의 25%에 해당하는 4만대를 넘어섰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 정밀안전검사’ 관련 무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담당자는 “법 개정으로 인해 회사의 사업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그해 9월 '엘리베이터 전문가' 송승봉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 접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7월에는 충북 충주 신공장 착공식을 열어 승강기 4차산업혁명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충주 신공장에는 충주 신공장에는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팩토리와 R&D센터를 포함해 세계 최고 높이(300M)의 엘리베이터 테스트 타워가 건설될 예정이다. 지난해 4월에는 중국 상하이 금산공업구에 스마트 팩토리와 테스트 타워, R&D센터 등을 포함한 스마트 캠퍼스의 준공을 완료했다. 이번 스마트 캠퍼스 준공으로 중국법인의 생산능력은 기존(약 7000대) 대비 3.5배로 증가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는 작업라인 점검 및 테스트를 완료하고 경기 이천 공장과 병행 생산을 하다가 내년 3월에는 완전히 충주로 이전을 완료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충청북도 충주 현대엘리베이터 신공장 조감도. [사진=현대엘리베이터]

KT와 ‘엘리베이터 DX(디지털혁신)’ 확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배달로봇-엘리베이터 연동 사업을 연계하는 등 차세대 로봇 서비스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다. 


◆현대무벡스 기업공개(IPO)… 현대그룹 매출 다변화 기대 


현대그룹의 차세대 사업으로 떠오르는 계열사는 물류 자동화와 IT사업을 영위하는 현대무벡스다. 


현대무벡스는 지난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현대무벡스의 최대주주는 36.85%의 지분을 가진 그룹 주력사 현대엘리베이터이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6.15%의 지분으로 2대주주로 있는 만큼 현대무벡스의 성장이 현대그룹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정은 회장의 장녀 정지이 전무와 차녀 정영이 차장이 근무하고 있다. 


현정은(회장) 현대그룹 회장.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현대엘리베이터의 물류자동화사업부를 분리해 IT서비스를 제공하던 현대유엔아이와 합병해 출범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커머스시장 확대와 택배·식품·자동차 등 산업에서 무인 물류자동화 설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현대무벡스의 시장잠재력은 크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지난 2019년 11월 인천시 청라에 R&D센터를 준공했다. 


현대무벡스 청라 R&D 센터. [사진=현대무벡스]

현대무벡스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2017~2019년 3년의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30%이고, 영업이익률도 6~9%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무벡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974억원으로 전년비 14.7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5억원으로 전년비 61.76% 급증했다. 


현대무벡스의 실적이 개선되면 현대그룹 사업 의존도가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무벡스로 다원화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현대그룹의 전체 매출액에서 현대엘리베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75%가량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UP… 정주영 명예회장 유훈


통일부의 금강산 관광에 대한 의지도 현대그룹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6월 1일 이인영 통일부장관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금강산 관광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금강산 개별관광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현 회장 역시 “현대에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현대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응했다. 현대그룹 내 계열사인 현대아산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훈으로 북측관광을 포함한 국내외 관광 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을 담당한다. 금강산 관광 추진에 대한 의지가 명확해지면서 담당 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 아산도 호신호를 받을 전망이다. 


현정은 회장이 2018년 11월 강원도 북측 금강산문화회관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시작 20돌 기념 행사에서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현대그룹]

지난 6월 말 북한이 금강산 일대에 주재 외국인을 위해 조성한 휴양시설을 공개하면서 금강산 관광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금강산 일대인 강원도 통천군 소재 외교단 휴양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현정은 회장, 현대그룹 아픔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이같은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현정은 회장은 남편이자 정주영 회장의 5남인 고(故) 정몽헌 회장의 뒤를 이어 현대그룹을 이끌고 있다. 정몽헌 회장은 2003년 8월 유명을 달리했다. 


현대그룹은 범(凡) 현대가와의 갈등, 현대상선 경영난 등으로 뼈아픈 시기를 겪기도 했다. 


현대 엘리베이터의 실적 개선과 현대무텍스의 상장, 그리고 금강산 관광까지 3박자가 맞아떨어진 만큼 현 회장의 현대그룹에게 올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광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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