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정재 국회의원이 주최한 부동산 정책 연속 세미나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 해법을 찾다’ 제2차 정책 간담회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됐다. ‘부동산 규제의 효과와 한계: 가격 안정 이후의 입법과제’ 부제가 붙은 이날 간담회에는 주최자인 김정재 의원을 비롯해 유상범·정동만·강대식·강선영 의원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보좌진, 부동산 정책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반복되는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이 장기적인 가격 안정 효과를 내지 못한 채 거래 단절과 전월세 불안 등 시장 왜곡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규제를 통한 일률적 시장 차단에서 벗어나 위험 거래와 실수요 거래를 정교하게 분리하는 입법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15일 개최된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 해법을 찾다’ 제2차 정책 간담회 참석자들이 부동산 정상화를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김정재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공언했으나 대출과 각종 규제를 옥죄면서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원을 넘어섰다”며 “집값을 잡겠다는 규제가 오히려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가로막고 시장을 왜곡하고 있어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 정재훈 교수 “수요 억제 규제는 2~3개월 단기 처방…임대차 시장 불안 자극”
이날 발제를 맡은 정재훈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최근 수년간 이어진 대출 및 세제 규제 정책의 실효성을 진단했다.
정 교수는 “금융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책은 시장에서 통상 2~3개월 수준의 단기적 관망세만 유발할 뿐, 펀더멘털에 따른 장기적 상승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라고 짚었다. 실제로 6·27 대책(수도권 주담대 6억원 제한 등)과 10·15 대책(규제지역 확대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이후 거래량은 일시적으로 급감했으나 2개월 안팎의 시차를 두고 회복되는 양상이 반복됐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이 같은 인위적 억제책이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켰다고 진단했다. 그는 “비거주 1주택 규제와 실거주 요건 강화,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등은 기존 임대차 매물의 시장 출회를 가로막아 전세 품귀를 낳았다”며 “전세 수급 불균형과 전세대출 제한이 겹치면서 임차 수요가 월세로 밀려나 월세 급등세를 자극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가 심화될수록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외곽 지역의 생존 매수로 내몰리며 오히려 가격 상승을 떠받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라고 덧붙였다.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정재훈 교수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된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 해법을 찾다’ 제2차 정책 간담회에서 부동산 규제의 효과와 한계 및 가격 안정 이후의 입법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아파트-빌라 양극화 속 공급 절벽 가시화…“다주택자 악마화 벗어나야”
정 교수는 서울 주택시장의 극단적인 상품 간 양극화와 공급 기반 위축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민의 주거 선호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15년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큰 폭으로 뛴 반면 빌라는 상대적으로 정체돼 자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며 “여기에 전세사기 여파와 보증보험 기준 강화로 빌라 등 비아파트 신규 착공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공급 여건 역시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가격 하락기와 공사비 상승 국면을 거치며 2023년 착공 물량이 급감했다”며 “아파트 공사 기간이 통상 4~5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2027~2028년 전후로 입주 물량 급감에 따른 공급 절벽이 가시화될 수 있다”라고 짚었다.
정 교수는 “공공이 임대차 시장에서 담당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하다”며 “주택을 공공재적 시각으로만 바라보고 다주택자와 민간 임대사업자를 과도하게 옥죄는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민간 영역의 공급 여력을 복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거래 끊긴 집값 안정은 역효과…실수요 보호·규제 기한 명시해야”
정 교수는 향후 규제 정책이 획일적 억제에서 시장 기능과 위험을 분리해 관리하는 ‘조정의 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교수는 “좋은 규제는 무조건적인 거래 차단으로 정책 실패를 누적시키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거래와 필요한 거래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라며 “거래가 실종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가격 정체를 시장 안정으로 오판해서는 안 된다”라고 역설했다. 특히 금융 규제에 대해 “차주의 상환능력과 위험도에 기반해 정교하게 설계해야 하며, 청년과 생애최초 무주택자의 금융 접근성까지 가로막아 자산 형성 사다리를 끊어내서는 안 된다”라고 제언했다.
입법 방향으로는 △규제의 한시성 및 일몰 기준 사전 제시 △거래량·금융접근성 등을 포함한 사후 효과검증 체계 구축 △실수요자 예외 인정 △지역별 시장 구조를 반영한 차등 규제 정교화 등을 제시했다. 토지거래허가제에 대해서도 “사적 재산권을 중대하게 제한하는 만큼 도입 당시부터 종료 시점을 명시하는 출구 전략이 법제화되어야 한다”라고 짚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거래 회전율 보전 방안과 취약차주 보호 기준 등 차기 국회 입법 쟁점을 논의했다. 시장 실패를 보완하는 본래 취지를 살리면서도 과도한 정책 실패를 차단하는 입법적 정비가 향후 국토위의 핵심 현안으로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