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앱 개발부터 금융교육, 전자점자까지 장애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접근성 진단 도구 '앨리(Ally)'가 앱 오류를 사전에 찾아내고, 토스뱅크가 전자점자 적용 범위를 여신·수신·카드 전 영역으로 넓히는 등 장애인이 타인의 도움 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 오류 찾아내는 '앨리'부터 금융교육까지…접근성 자체를 설계한다
토스가 접근성 문제를 서비스 출시 이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반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시각장애인이 앱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불편을 사전에 찾아내고 개선하는 구조다. 여기에 시각장애인 당사자와의 협업과 금융교육을 더해 실제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벽까지 줄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체 개발한 앱 접근성 자동 진단 도구 '앨리(Ally)'다. 앨리는 이미지 내용을 설명하는 대체 텍스트나 아이콘·버튼의 기능을 안내하는 라벨이 개발 코드에서 누락됐는지를 자동으로 감지한다. 시각장애인이 스크린리더를 이용해 화면 정보를 원활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 출시 전 오류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배은영 토스 대외협력본부 매니저가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금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토스]
앨리 도입 이후 개발자는 시간당 약 100건의 접근성 오류를 사전에 감지하고 수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접근성 전문 컨설턴트가 수작업으로 오류를 점검하고 개선 사항을 전달해야 했다. 현재는 개발자가 서비스 출시 전 기본적인 접근성 문제를 직접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다. 접근성 개선을 사후 보완이 아닌 개발 과정의 일부로 포함한 셈이다.
토스는 접근성 전담 조직인 '유니버설 디자인팀'도 운영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컨설턴트와 협업해 실제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개선하고 있다. 앱 내 '접근성 새소식'을 통해 관련 업데이트도 안내한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역시 시각장애인 금융 접근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토스의 앨리 개발과 당사자 중심 접근을 개선 사례로 언급했다.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금융정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토스와 토스증권은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과 함께 지난 4월부터 총 4회에 걸쳐 시각장애인 대상 금융교육을 진행했다. 연금과 절세, 금융상품 선택, 주식투자 등 실제 금융생활과 연결된 내용을 단계적으로 다뤘다. 강의자료도 점자교안과 확대활자 교재로 별도 제했다.
◆ 디지털 금융 '일상화'됐지만…장애인에게는 여전히 높은 '문턱'
디지털 금융이 빠르게 일상화되고 있지만 장애인의 금융 접근성은 여전히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5년 말 기준 국내 등록장애인은 262만7761명으로 전체 인구의 5.1%를 차지했다. 시각장애인은 24만5361명으로 전체 등록장애인의 9.3%에 달한다. 장애인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금융 접근성 개선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금융거래의 중심이 영업점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장애인이 마주하는 불편도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금융의 확대가 모든 이용자에게 같은 수준의 편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각장애인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화면 속 버튼이나 이미지에 적절한 설명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스크린리더만으로 기능을 구분하기 어렵다. 숫자와 표가 많은 금융서류도 음성 안내만으로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계좌정보나 거래내역 등 금융정보와 개인정보가 함께 노출될 우려도 있다. 장애인이 타인의 도움 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필요한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금융서비스 이용뿐 아니라 불편을 금융회사에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장벽이 나타났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지난 4월 주요 증권사 8곳에 앱 접근성 개선을 건의했지만 전달이 가능했던 곳은 5곳에 그쳤다. 이 가운데 4곳만 회신했고, 나머지는 전자민원 링크 미제공이나 비회원 접수 제한으로 건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 접근성이 앱 사용을 넘어 민원·소통 체계 전반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도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4월 발표한 '장애인 금융접근성 제고 전략과 방안'을 통해 일부 은행에서 제공하던 시각장애인 대상 점자·음성 계약서류 서비스를 은행권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투자회사와 보험사에서도 상품설명서와 약관을 최소한 텍스트 파일 형태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영업점 텍스트 상담과 장애 유형별 응대 매뉴얼 개선도 포함됐다.
◆ 고객 '한마디'에서 시작한 전자점자…여신·수신·카드까지 확대
이처럼 시각장애인이 금융정보를 스스로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토스 계열사인 토스뱅크 또한 금융문서 접근성 개선에 나섰다. 시각장애인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금융서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전자점자 서비스를 도입하고 적용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앱 이용 단계에 이어 거래 이후 발급되는 금융문서까지 접근성을 넓힌 것이다.
금융문서에는 계좌정보와 숫자, 표 등 정확한 확인이 필요한 내용이 많지만 음성 기반 스크린리더만으로는 이를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에 토스뱅크는 금융서류 자체를 점자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전자점자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비스의 출발점은 지난해 한 시각장애 고객이 금융서류를 이메일로 받을 때 전자점자 파일도 함께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것이었다.
토스뱅크가 인터넷은행 최초로 도입한 전자점자 서비스를 여신·수신·카드 전 영역으로 확대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생성] 토스뱅크는 고객 의견을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기 위해 전자점자 변환 로직과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다. 토스뱅크 앱에서 증명서를 이메일로 발급받으면 일반 PDF와 함께 전자점자 변환 문서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시각장애인은 해당 파일을 점자정보단말기 등 보조기기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증명서 발급 과정에서 스크린리더를 보다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성도 함께 개선했다.
처음에는 지난 4월 통장사본(계좌개설확인서)에 전자점자 서비스를 적용했지만 4개월 만에 여신·수신·카드 전 영역으로 범위를 넓혔다. 현재 예금·대출·카드에서 발급되는 주요 증명서를 전자점자로 받아볼 수 있으며 AI 기술 등을 활용해 변환 기술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금융서류를 보여주지 않고 본인이 직접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개인정보 노출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토스뱅크는 앞으로도 실제 이용 경험과 고객 의견을 바탕으로 접근성 개선 과제를 추가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토스가 앱 개발과 금융교육을 통해 서비스 이용과 정보 이해 단계의 장벽을 낮추고 있다면 토스뱅크는 금융문서를 직접 확인하는 영역까지 접근성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전자점자 서비스는 고객의 의견에서 시작해 자체 기술로 구현하고, 다시 금융 서비스 여신·수신·카드 전 영역으로 확장시킨 접근성 개선의 사례"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금융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장벽을 세심하게 살피고 기술로 해결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