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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국민 금융기본권 실현 정책토론..."단순 대출 지원보다 취약계층 회생에 힘써야"

- 민병덕 의원·기본사회委·경인사연, 10일 국회의원회관서 ‘제3차 금융기본권 정책토론회’ 개최

- 11.8조 역대 최대 공급에도 “24개월 내 신용·소득 회복 정체”…성과지표 ‘회생률’ 전환 촉구

- 유경원·한재준·김상봉 발제 분석 대폭 보강…종합토론선 “기초보험 지속가능성·데이터 연계·복지 결합” 주문

  • 기사등록 2026-09-10 17:13:34 | 업데이트 2026-09-11 10: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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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지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과 기본사회위원회,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 주최하고 서민금융진흥원이 주관한 '제3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의 제도적 기반과 입법·정책 과제' 부제가 붙은 이날 토론회에는 민병덕 의원을 비롯해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남훈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 원장 및 학계·유관기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가 연간 11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단순한 대출 공급만으로는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경제적 자립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금융 접근성을 시혜적 복지가 아닌 헌법상 권리로 보장하는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제정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자금 지원과 함께 비금융 상담, 채무조정, 자립 및 자산형성을 결합한 복합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장] 국민 금융기본권 실현 정책토론...\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10일 개최된 ‘제3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회자, 한재준 인하대 교수, 유경원 상명대 교수, 김남희 국회의원, 민병덕 국회의원, 강남훈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 원장 경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박지혜 국회의원,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김상봉 한성대 교수, 이민환 인하대 교수) [사진=더밸류뉴스]

개회사에 나선 강남훈 부위원장은 “금융기본권은 단순히 자금을 빌리는 권리에 그치지 않고, 필요할 때 적절한 서비스를 이용해 위기를 예방하며 다시 회복·자립할 수 있도록 국가가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한주 이사장도 “20여 년 전 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이어,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은 국민 삶의 밑바닥에 또 한 편의 튼튼한 방수포를 까는 일”이라고 비유했다.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민병덕 의원은 “50조~60조원에 달하는 장기 연체 채권은 차주를 평생 옭아매는 족쇄”라며 “접근권·생존권·재기권·자립권·자산형성권 등 5대 금융기본권을 법률에 명시하고 상담부터 저축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해 정무위에서 통과시키겠다”라고 전했다.

◆ 유경원 교수 “단기 완충 확인되나 자립은 정체…지표 ‘회생률’로 바꿔야”

[현장] 국민 금융기본권 실현 정책토론...\유경원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제3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정책서민금융 DB를 활용한 서민금융 성과분석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유경원 상명대 교수는 156만 명 규모의 정책서민금융 종합 DB를 바탕으로 실증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유 교수는 “2025년 정책서민금융 공급액이 11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이고 3년 연속 대위변제액이 1조원을 초과했다”며 “그러나 이는 모두 기관 중심의 총량 지표일 뿐, 자금을 이용한 개인이 실제로 어떻게 회복되었는지는 답하지 못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정책 자금 이용 시점에 20%대 고금리 현금서비스 이용액이 42.9% 줄고 24개월 내 53.5%까지 감소하는 등 단기 유동성 방어와 고금리 대체 효과는 뚜렷했다”면서도 “공급된 약 1193만 원 중 기존 채무를 대체한 부분은 336만 원(약 3분의 1)에 불과해 총부채는 순증한 상태로 출발하고, 사후 24개월까지 신용점수와 실질 소득의 반등은 관측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 분석을 통해 관측된 긍정적 지표와 제도적 한계를 함께 짚었다. 유 교수는 “정책 자금 투입 직후 카드 소비가 13.4% 늘어 위기 국면의 소비 절벽을 즉각 방어했고, 대조군과의 격차가 좁혀지는 속도를 분석한 결과 약 43.6개월(3년 8개월) 시점에 대출 원리금이 상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3~5년 만기 구조를 모형에 넣지 않았음에도 데이터가 스스로 상품 구조를 재현해 낸 실증적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자금 이용자가 소득과 신용이 동시 하락하는 위기 국면에서 진입하는 만큼, 자금 지원 직후 3~6개월을 조기경보 구간으로 설정하고 소득·고용 지원을 결합하지 않으면 상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자금 공급은 제도권 금융의 문을 열어줄 뿐이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상담·소득·고용 지원이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성과관리 체계를 ‘대출 공급액·회수율’에서 사후 신용 회복률, 제1금융권 진입률(졸업률) 등 ‘회생률’ 중심으로 전환해야 기관이 차주를 다시 살리는 데 자원을 쓰게 된다”라고 제언했다.


◆ 한재준 교수 “글로벌 서민금융은 ‘공공 보증·민간 실행·비금융 결합’ 구조”

[현장] 국민 금융기본권 실현 정책토론...\한재준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교수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제3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글로벌 서민금융의 제도적 발전과 시사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한재준 인하대 교수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서민금융 체계를 비교 분석했다. 한 교수는 “해외 주요국은 공공이 재원과 보증을 총괄하고, 민간 중개기관이 자금을 공급하며, 비금융 상담과 교육을 필수 연계하는 ‘조건부 위험분담 체계’를 채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은 소액대출보증기금을 통해 중개기관이 20% 우선 손실을 부담하고, 이탈리아는 통합은행법을 통해 대출 시 튜터의 경영·재무 상담 등 비금융 서비스를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며 “프랑스 사회통합기금(FCS) 역시 복지기관의 사전 가계진단을 거친 후 대출을 실행한다”라고 소개했다.


국가별 구체적 사례를 들어 국내 정책금융의 획일성도 꼬집었다. 한 교수는 “미국 중소기업청(SBA) 마이크로론은 대출 잔액의 최대 25%까지 이용자의 기술 지원과 교육 목적 보조금으로 쓸 수 있게 설계되어 있고, 프랑스의 ‘이니셔티브 프랑스’는 무이자·무담보로 지원된 소액자금이 개인 사업자의 자본금 역할을 해 은행에서 8~9배에 달하는 후속 대출을 유발하도록 돕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 정책금융공고(JFC)가 군인연금을 담보로 대출하거나 영국의 채리티뱅크가 사회적기업의 부동산을 담보로 저리 자금을 공급하듯, 무조건적인 신용대출 고집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국내 정책서민금융은 긴급 생계자금 신용대출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다”며 “단순 생계비는 긴급복지 지원 등 보조금과 연계하고, 대출은 창업이나 생계용 차량(푸드트럭 등)처럼 소득 창출이 가능한 영역으로 고도화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 김상봉 교수 “금융은 헌법상 생존인프라…경제적 파급효과 최대 223조원”

[현장] 국민 금융기본권 실현 정책토론...\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제3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금융기본권 실현의 경제·사회적 효과 분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세 번째 발제를 맡은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헌법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금융기본권의 당위성과 법제화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헌법 제10조(행복추구권), 제34조(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제37조를 들며 “현대 경제사회에서 금융 배제는 사회적 생존의 위협을 뜻한다”며 “금융은 전기, 수도, 도로와 같은 ‘생존필수재’이자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초 인프라”라고 규정했다.


그는 금융기본권을 완성할 5대 권리로 접근권·생존권·재기권·자립권·자산형성권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4대 기초금융’(기초 상담·채무조정, 기초 대출, 기초 보험, 기초 저축)의 직접효과를 61조~89조원 규모로 추산했다.


세부 산출 근거에 대해 김 교수는 “대법원 개인도산 판결 금액(약 23조원)과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약 8조원) 등 기초 채무조정 수요가 약 31조원에 달하고, 신용평점 600점 이하 저신용층의 비담보 가계부채를 토대로 추산한 기초 대출 필요 규모는 1조2000억원에서 최대 40조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어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소액·아동 보험 등 기초 보험 지원 효과가 약 5조원, 연간 600만원 1대1 매칭 저축을 가정한 기초 저축 직접효과가 약 1조원으로 분석됐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산업연관분석을 적용해 “기초금융 보장을 통한 총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 유발(80조~140조원)과 부가가치 유발(47조~82조원)을 합쳐 약 127조원에서 223조원에 달하며,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5~8%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 “사전예방·자본건전성 유인책 필수”…데이터 거버넌스와 권리·책임 균형 주문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금융기본권의 법제화 추진에 따른 제도적 지속가능성과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단순한 선언적 법안에 그치지 않고 취약계층의 실질적 자립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마련과 함께 금융·복지·데이터 등 각 영역의 화학적 결합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단기 유동성 공급을 넘어 위기를 사전에 막고 사후 관리를 정교화하는 다층적 거버넌스가 구축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민환 인하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금융·복지·데이터 분야 전문가 3인은 법안의 실행력을 담보할 실무 과제들을 잇따라 제언했다.


[현장] 국민 금융기본권 실현 정책토론...\이민환 인하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제3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종합토론을 주재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이재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보험의 지속가능성과 사전 예방 기능을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보험은 사후 회복뿐 아니라 실직이나 질병 등 예기치 못한 충격이 가계 부채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막는 ‘사전 예방’의 핵심 안전망”이라며 “현재 논의되는 금융권 사회적 기여금이나 출연금에만 의존해서는 경기 변동에 취약해 제도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간 보험사가 취약계층 위험을 안정적으로 인수할 수 있도록 자본건전성 규제 상의 위험가중치 완화 등 정책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공적 보증 및 위험분담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현장] 국민 금융기본권 실현 정책토론...\이태준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제3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AI와 행정데이터 기반의 예견적 거버넌스 구축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이태준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행정의 연계를 촉구했다. 이 교수는 “정책자금 투입 후 24개월 내 소득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실증 분석처럼, 정책의 실효성을 끝까지 추적하는 데이터 거버넌스가 필수적”이라며 “개인정보 보호를 담보하면서도 국세청·건보공단 행정데이터를 연계해 개인의 위기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는 예견적 거버넌스를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가 국민을 분류하고 배제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전에 권리를 찾아주는 공공 서비스로 전환돼야 하며, 기관 평가 지표 역시 ‘회수율’에서 ‘회생률’로 과감히 바꿔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장동호 남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 전달체계와의 화학적 결합을 주문했다. 장 교수는 “단순히 현금성 대출만 공급해서는 빈곤과 채무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며 “복지 현장의 정성적 관찰과 평가를 대안 신용평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혀야 한다”라고 짚었다. 아울러 “국민기초생활보장법처럼 사회안전망의 성격을 띠면서도 금융 영역과 맞물리는 만큼, 향후 법 제정 과정에서 복지 부처와 금융 당국 간의 주도권 갈등이나 전달체계의 혼선을 방지할 수 있도록 법적 위상과 역할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날 토론회는 단순한 대출 확대를 넘어 취약계층을 사회경제적으로 복귀시키는 복합 회생 인프라의 필요성을 공론화했다. 실증 데이터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도출된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이 향후 국회 입법 심사 과정에서 안정적인 재원 구조와 정교한 데이터 거버넌스를 담아낼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jiwon01235@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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