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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 포커스] ② 세정 '흑자 전환' 뒤에 숨은 회계 착시...충당금 사라지자 순이익 둔갑?

- 146억 적자에서 92억 흑자로…'충당금 환입 마술'이었나

-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여부 무관…법적 불씨 여전히 뜨겁다

- "관리법인 운영 목적" 해명 통할까…검증대 오른 6대 지표

  • 기사등록 2026-07-31 10: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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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세정이 지난해 극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실적 개선의 이면에는 오너 일가 회사와 얽힌 석연치 않은 회계처리가 자리하고 있다.


세정은 수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관계사 에스제이씨앤디에 대한 대여금을 늘리면서도, 기존에 설정했던 대손충당금을 전액 환입해 영업외수익으로 반영했다. 이렇게 인식한 환입액은 지난해 세정 당기순이익의 절반에 육박한다.


회수 불확실성이 큰 부실 관계사에 자금을 계속 공급하면서, 오히려 채권 회수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판단해 장부상 이익을 늘린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충당금 환입을 이용해 흑자 전환 효과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부실기업 채권에 대한 위험평가를 갑자기 완화해 이익을 인식한 행위는 회계의 보수성 원칙을 둘러싼 논란을 낳는 동시에,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의혹까지 키울 수 있다. 세정의 흑자 성적표 뒤에 가려진 회계적 모순과 오너 일가 회사 지원을 둘러싼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 당기순이익의 절반이 '환입금'…세정 흑자 전환의 불편한 진실


[세정 포커스] ② 세정 \ 흑자 전환\  뒤에 숨은 회계 착시...충당금 사라지자 순이익 둔갑?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 [사진=더밸류뉴스]세정은 2025년 손익계산서에 대손충당금환입 46억2571만원을 영업외수익으로 인식했다. 같은 해 세정의 당기순이익은 92억5426만원이다. 대손충당금환입액이 당기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라는 점에서, 에스제이씨앤디 대여금에 설정했던 충당금 제거가 세정의 실적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세정은 2024년 146억3291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2025년에는 92억5426만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 역시 2024년 35억398만원 적자에서 2025년 33억4710만원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 개선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영업외수익에 반영된 대손충당금환입 규모가 당기순이익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사실은 흑자 전환의 질을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특히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관계사에 대한 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충당금을 전액 환입했다는 점은 회계처리의 보수성과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사익편취 규제'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남는 법적 불씨


사익편취 규제 적용 여부도 확인해야 할 핵심 사안이다.


공정거래법 제47조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국내 회사가 동일인과 친족 등 특수관계인 또는 총수 일가 지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회사와 정상적인 거래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제47조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전제로 적용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102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세정그룹이 해당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지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세정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제47조상 사익편취 규제를 직접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법적 쟁점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법 제45조의 일반 부당지원행위 규정은 대기업집단 해당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될 수 있다. 사업자가 특수관계인이나 다른 회사에 자금·자산·거래조건 등을 부당하게 유리한 방식으로 제공해 경쟁질서를 훼손했다면, 일반 부당지원행위로 문제 될 여지가 남는다.


[세정 포커스] ② 세정 \ 흑자 전환\  뒤에 숨은 회계 착시...충당금 사라지자 순이익 둔갑? 세정그룹 로고. [사진=세정그룹]

◆ 지원 목적보다 중요한 것은 거래조건…검증대 오른 6대 지표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히 “오너 일가 회사에 돈을 빌려줬다”는 데 있지 않다. 해당 자금이 정상적인 시장 조건에 따라 제공됐는지가 본질이다.


에스제이씨앤디가 수년째 적자와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었음에도 세정이 대여금 잔액을 늘리고, 전년까지 설정했던 대손충당금을 전액 제거했다면 그 판단의 근거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세정 측은 앞선 보도에서 에스제이씨앤디 지원과 관련해 “과거 계열사 정리 과정에서 발생한 관리법인 운영을 위한 자금 지원 건”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상 쟁점은 지원 목적에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는 설명만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자금 지원이 정상적인 거래였는지를 판단하려면 정상금리 산정 근거, 담보 제공 여부, 만기 연장 조건, 연체 발생 여부, 구체적인 상환 계획, 대손충당금 환입 판단 근거 등 최소 6개 지표가 함께 검증돼야 한다.


회계상으로는 채권 회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충당금을 줄였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의 관점에서는 그 판단 자체가 새로운 의문을 낳는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특수관계 회사에 금융기관이 아닌 그룹의 핵심 법인이 자금을 계속 공급했다면, 이는 오너 일가 회사가 부담해야 할 사업 위험을 그룹 내부로 이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채무자의 재무상태가 취약한 상황에서 대여금은 늘고 대손충당금은 사라졌다면, 자금 지원의 정당성과 채권 회수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한층 엄격하게 검증돼야 한다.


세정그룹의 내부거래 논란이 단순한 가족회사 지원 의혹에 그치지 않고, 회계처리의 적정성과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논란으로 확산할 수 있는 이유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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