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부회장 조현상)이 기존 효성그룹으로부터 분리해 지주사 체제를 출범한 지 2년차를 맞이했다. 현재 신설 지주사 체제의 독자 경영 안착과 계열 분리 후속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HS효성은 핵심 자회사인 HS효성첨단소재가 보유한 글로벌 타이어코드 시장 1위의 지배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차세대 배터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탄소섬유 등 고부가가치 모빌리티 신소재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 효성에서 HS효성으로…'첨단소재 집중' 나선 조현상 체제
HS효성이 홀로서기 2년차 독자 경영 체제를 안정화하고 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HS효성은 지난 2024년 7월 1일 효성으로부터 인적분할 방식으로 신설되었다. 분할 당시 지주사업부문과 국제물류주선업을 영위하는 물류사업부문을 인적분할 신설회사의 주된 목적 사업으로 재편했다. 지분구조 측면에서는 특수관계자 간 지분 정리를 거쳐 조현상 부회장이 지분율 55.08%를 확보한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독자 경영 체제를 확립했다.
출범 이후 HS효성의 가장 뚜렷한 전략 방향은 '첨단소재 중심의 포트폴리오 고도화'다. 분할 과정에서 산업자재 및 섬유·화학 신소재 분야의 선두 주자인 HS효성첨단소재(대표 성낙양 임진달)를 핵심 자회사로 편입해 지주사 성장의 주춧돌로 삼았다. 이는 전통 공업 소재에 머물지 않고 기술 집약적인 하이테크 모빌리티 소재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재편이다.
지주사 출범 이후, 계속사업 기준으로 제2기(2025년) 연간 연결 매출액 1조 4098억원, 영업이익 464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올 1분기에는 연결 기준 매출액 3669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의 성과를 거두며 독자 경영 체제 구축 이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재무 부담으로 작용해 온 해외 에어백 사업부 및 무역사업부를 지난해 전량 매각 조치하고 중단영업손익으로 반영했다. 이에 본업인 첨단소재와 물류 비즈니스 부문의 실적 집중도와 수익 구조가 한층 명확해졌다.
◆ 세계 1위 타이어코드 현금창출력에…실리콘 음극재 승부수
HS효성첨단소재 최근 분기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핵심 캐시카우는 단연 글로벌 타이어보강재 사업이다. 자회사인 HS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약 20년동안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자동차의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보강재 특성상 승인 절차가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다. HS효성첨단소재는 미쉐린, 굿이어, 브릿지스톤 등 글로벌 탑티어 타이어 제조업체들과 오랜 공급 계약 관계를 맺고 미국, 베트남, 중국 등 전 세계 생산 거점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안정적인 전통 사업에 더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시장을 미래 승부처로 낙점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계열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이상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과 급속 충전 성능 개선의 필수 자재로 꼽힌다. 이에 따라 HS효성첨단소재는 벨기에의 글로벌 신소재 기업인 유미코어(Umicore)의 실리콘 음극재 자회사 'Extra Mile Materials(EMM)'에 총 1억 2000만 유로(약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6000만 유로(약 1000억원) 규모의 기존 대여금 채권을 출자전환해 지분 취득을 선제적으로 완료했으며, 잔여 금액은 사업 진행 경과에 따라 추가 증자할 방침이다.
HS효성 매출액 비중. [자료=HS효성 2025년 사업보고서]미국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 시장은 지난 2024년 3억6000만 달러(약 55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 36억 달러(약 5.5조원) 수준으로 확대되며 연평균 5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HS효성첨단소재는 이번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국내 실리콘 음극재 공급망을 선점하고 글로벌 배터리 밸류체인에 본격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신사업과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해 조직 체계도 전면 개편했다. 수소 고압용기 등의 필수 소재로 급성장 중인 탄소섬유 전주 공장 증설 라인을 가동하고, LG화학 CTO(최고기술관리자) 출신이자 배터리·화학 업계 핵심 권위자인 노기수 부회장을 HS효성 각자 대표이사(Co-CEO) 겸 HS효성종합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 특허 갈등 털고 성장 채비…지주사 배당 기반 다지며 재무 안정화 촉진
HS효성 최근 3년 재무비율. [자료=HS효성 2025년 사업보고서, 2026년 1분기보고서]걸림돌이었던 불확실성 리스크도 차례로 해소되고 있다. 지난 2월 말, 차세대 전기차 타이어 등에 적용되는 아라미드·나일론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HTC)'를 두고 코오롱인더스트리와 벌여온 미국 내 특허 분쟁이 소송 취하 형식으로 완전히 종결됐다. 장기 소송에 따른 비용 지출과 경영 불확실성을 털어낸 것이다. 아울러 당초 1조 원 안팎의 자금 확보를 목표로 추진해 온 스틸코드(금속 소재 타이어 보강재) 사업부 매각 건 역시 올 초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베인캐피탈 측에 철회를 전격 통보하고, 본업의 제조 경쟁력을 직접 유지·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다만 이러한 지배구조 재편과 자회사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일부 재무적 변동이 발생했다. HS효성첨단소재는 해외 법인(베트남 등)의 완벽한 통제권 확보를 위한 완전 자회사화 과정에서 자본 항목 변동과 시설 자금 차입이 중첩돼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지난 2024년 말 230.1%에서 지난해 말 372.3%까지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지배구조 정리 이후 실적 안정화 기조에 접어들며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357.0%로 소폭 하락하며 점진적인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와 별개로 지주회사인 HS효성은 주주환원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별도 재무구조를 선제적으로 재정비했다. HS효성은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주식발행초과금(자본준비금) 3997억원 중 300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24년 말 기준 191억원에 불과했던 별도 이익잉여금을 지난해 말 3395억원으로 대거 확충하며 충분한 배당가능이익을 선제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 10년 효성그룹 실적과 HS효성 연혁. [자료=더밸류뉴스]지주사 자체의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3.0%, 2025년 말 22.2%, 2026년 1분기 말 26.0%로 20%대의 매우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동성 지표를 나타내는 유동비율의 경우, 출범 첫해 말 140.7%에서 지난해 말 70.5%, 올해 1분기 말 72.9% 선으로 다소 하락한 상태다.
이는 신설 지주사로서 종속·관계기업의 지분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동력 투자를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은행권 단기차입 위주의 자금 조달이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장기적 재무 건전성은 확보했으나 만기 1년 이내의 단기부채 비중은 상대적으로 커졌다. 향후 자회사들로부터의 브랜드 로열티와 지분법 배당금 유입이 본격화되고, 단기 차입금의 만기 구조 장기화(리파이낸싱)와 효율적인 유동성 리스크 관리가 향후 경영진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HS효성은 홀로서기 2년차를 맞아 자회사의 소송 리스크를 털어내고 사업적 집중도를 높였으며, 지주사 본체의 배당 기반을 견고히 다졌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 자금 집행에 따른 단기 재원 다변화 과제가 상존하고 있으나, 전기차 및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모빌리티 하이테크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 속도는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