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대표이사 조욱제)이 지난해 국내 전통제약사 최초로 2년 연속 매출액 2조원을 달성한 가운데, 올해도 매출액 2조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폐암 신약 ‘렉라자’의 글로벌 판매 확대에 따른 로열티와 마일스톤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주력 전문의약품과 해외사업 성장세도 이어지면서 호실적을 기대해봐도 좋다는 평가다.
유한양행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 유한양행 1분기 매출액 5267억…전 사업부 매출 성장 이뤄내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267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352억원(7.2%), 영업이익은 22억원(37.3%) 상승했다.
회사측은 원료의약품 사업의 고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유한화학의 영업이익이 성장하며 연구개발 종속회사의 손실분을 상쇄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매출액 비중. [자료=유한양행 사업보고서]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약품사업부의 1분기 실적은 34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191억원 증가한 수치다.
비처방 부문에서는 주요 품목인 안티푸라민이 3년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더해 유산균 ‘엘레나’, 영양제 ‘마그비’ 등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며 실적에 기여했다. 처방 부문에서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바미브와 아토바미브의 매출이 성장을 이끌었다.
유한양행은 현재 증가하고 있는 약품사업부의 매출을 커버하기 위해서 오송에 경구용 고형제 공장을 새로 건설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로수바미브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며, 총 생산능력(Capa)은 7억정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매출액 10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한 해외사업부는 향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1500원대를 넘나드는 고환율 여파가 우호적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에이즈 및 C형 간염 치료제 API 등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회사 측은 “고객사들의 공급 요청 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헬스케어사업부는 1분기 48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약 3% 증가한 수치다. 헬스케어사업부는 스킨케어 제품인 딘시 더글로우 6종을 출시하여 제품 라인업을 보강했다.
다만 레이저티닙(국내 제품명 렉라자)의 유럽 마일스톤 반영 시기가 늦춰지며, 1분기 실적은 모든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였음에도 시장 추정치를 하회했다.
◆ 혁신신약 렉라자 유럽시장 성장 기대…지연됐던 마일스톤 수령도 앞둬
안티푸라민, 삐콤씨, 듀오웰, 코푸시나 등 유한양행에는 여러 핵심 제품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렉라자. [이미지=유한양행]
렉라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과 그 자회사 제노스코가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2015년 전임상 단계에서 유한양행이 기술이전을 받았다.
이후 유한양행은 대규모 임상과 글로벌 사업화를 추진하며 렉라자 개발에 속도를 냈다. 특히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렉라자는 2024년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기술료 수익 확대와 함께 향후 글로벌 판매 확대에 따른 로열티 수익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영국·스위스·이탈리아·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에서 렉라자의 건강보험 등재가 이뤄지면서 유럽 시장 내 매출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로 지연됐던 마일스톤 수익도 가시화된 분위기다. 유한양행은 지난 14일 얀센으로부터 레이저티닙(렉라자) 관련 마일스톤 기술료를 수령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수령 금액은 3000만달러(약 449억원)로,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의 약 2% 수준이다.
얀센이 인보이스(Invoice)를 수신하고 60일 이내에 기술료를 최종 수령할 계획이다. 이번 수령으로 유한양행이 현재까지 수령한 레이저티닙의 누적 마일스톤은 3억 달러(한화 약 4500억원)를 기록했다.
◆ 1분기 R&D에 546억 투입…렉라자 이을 신약 육성 본격화
유한양행 최근 3개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중. [자료=더밸류뉴스]
올해 1분기 유한양행은 연구개발(R&D) 비용으로 546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1분기(517억원) 대비 5.61% 증가한 규모다.
유한양행의 R&D 투자 규모는 국내 전통제약사 가운데 최상위권 수준이다. 유한양행과 함께 5대 제약사로 꼽히는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 가운데 유한양행보다 R&D 투자 규모가 큰 곳은 한미약품이 유일했다. 한미약품은 1분기 651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다만 매출 대비 비율 기준으로 보면 유한양행의 순위는 다소 낮아진다. 유한양행의 1분기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율은 10.4%로, 한미약품(16.6%), 대웅제약(16.44%), 종근당(11.17%)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연구개발(R&D) 투자가 반드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연구개발비 지출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제약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만큼 장기 성장을 위해 R&D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같은 R&D 투자로 유한양행의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는 모습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8일 서울 유한양행 본사에서 ‘R&D데이’를 열고 핵심 신약 후보 5종을 공개했다.
이날 소개된 신약 후보들은 렉라자의 뒤를 이을 유한양행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다. 구체적으로는 YH353524(알레르기 치료), YH25724(대사이상지방간염 치료), YH42946(HER2 표적 항암제), YH32367(HER2 기반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4(표피생장인자수용체 기반 이중항체 항암제) 등이 소개됐다.
◆ 증권가, 올해 매출 2.3조~2.4조 전망…회사 측 “구체적 목표치는 미확정”
증권가에서는 올해 유한양행이 매출액 2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달 6일 보고서를 통해 유한양행의 올해 실적 전망치로 매출액 2조3000억원, 영업이익 1103억원을 제시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공개가 예상되는 MARIPOSA mOS 데이터가 유한양행 기업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레이저티닙(렉라자) 관련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익 확대가 실적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유럽 출시 마일스톤과 중국·유럽 시장 확대, SC제형 신규 출시 등에 힘입어 연간 450억원 규모의 로열티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한양행은 올해 구체적인 매출 목표치는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더밸류뉴스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합의된 구체적인 목표 수치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