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판매 전략에 맞춰 글로벌 자동차금융 거점을 넓히고 있다.
최근 2년여간 호주와 인도네시아 법인을 성공적으로 론칭한 데 이어 올해 말 인도 법인 출범도 앞두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해외 판매망에 금융 인프라를 결합하는 전속금융사 역할이 한층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 단순 법인 확대 아닌 '성공할 시장'에만 진입...현대차 핵심 인프라 역할 해내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전속금융사다. 해외 시장에서 차량 구매, 리스, 할부 등 현대차그룹 브랜드 차량 판매를 위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자동차 판매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현대캐피탈 본사 전경. [사진=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현지화된 금융 솔루션을 필두로 현지 고객의 현대자동차그룹 브랜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며 “현대, 기아, 제네시스의 시장 경쟁력 및 점유율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의 해외 전략은 단순한 법인 수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차가 팔리는 시장에 금융 접점을 함께 심는 방식이다. 자동차 구매 과정에서 할부, 리스, 딜러금융 등 금융 서비스는 고객의 실제 구매 여력을 좌우한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도 전속금융사는 현지 판매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다.
◆ 올해 말 '인도 법인' 론칭...현대차·기아 성장세 맞춰 새 시장 개척
현대캐피탈은 작년 기준 상품자산 약 35조9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오토 캡티브 자산 비중은 82.5%다. 신차, 리스, 중고차 등 자동차금융이 사업 포트폴리오의 중심에 있다는 뜻이다. 회사도 판매·금융 협업 강화로 캡티브 자산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거점 확대도 이 흐름과 맞물려 있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2년여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호주와 인도네시아 법인을 론칭했다. 올해 말에는 인도 법인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인도는 현대차·기아 모두 성장세가 확인되는 시장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월 현대차의 인도 판매는 5만5320대로 전년동월대비 6.2% 증가했다. 기아의 인도 판매도 2만8800대로 12.8% 늘었다.
현대캐피탈 본사 및 해외법인 현황. [자료=현대캐피탈]
인도 법인 출범은 현대캐피탈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서 의미가 크다. 인도는 인구와 자동차 수요가 함께 성장하는 시장이다. 현대차그룹도 현지에서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인도에 금융법인을 세우면 차량 판매와 금융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 현대차·기아 판매망에 할부·리스 등 금융 솔루션을 더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 '시장 알아야 판이 보인다'…현대캐피탈식 단계적 해외 공략
현대캐피탈의 해외 확장 방식은 단계적이다. 회사는 해외 진출 시 먼저 지점을 세워 현지 시장 이해도를 쌓는다. 이후 자문법인, 합작 금융법인, 독립 금융법인으로 사업 역량을 키워가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규제와 사업 환경을 확인하며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해외 사업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조달 경쟁력도 해외 전략의 기반이다. 현대캐피탈은 글로벌 빅3 신용평가사(무디스Moody’s A3, S&P A-, Fitch A-)로부터 A급 신용등급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여신전문금융사에서 외화채권 시장 유일한 프리퀀트 이슈어(frequent issuer)로 시장 상황에 따라 8개 통화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안정적인 조달 능력은 해외 자동차금융 사업을 지속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현대캐피탈 자산총계 및 조정자기자본비율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재무 체력도 안정적이다. 현대캐피탈의 작년 연결 기준 자산은 42조5346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5114억원이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6.23%로 전년 15.51%보다 높아졌다. 연체채권비율은 0.87%로 전년 0.97%에서 낮아졌고, 고정이하채권비율도 2.04%로 전년 2.18%보다 개선됐다.
현대캐피탈의 해외 전략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 전략과 함께 움직인다. 차량만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고객이 차를 구매하고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접점까지 함께 구축하는 방식이다. 호주, 인도네시아에 이어 인도까지 아시아·태평양 거점이 넓어지면서 현대캐피탈의 글로벌 전속금융사 역할도 더 선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