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손해보험 업계를 이끄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이 지난 20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지배구조 혁신'과 '주주가치 제고'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이번 주총에서 3사는 공통적으로 집중투표제 도입과 독립이사 체제 강화 등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구체적인 주주 환원 로드맵을 제시하며 시장의 신뢰 확보에 나섰다.
◆ 삼성화재, 집중투표제 도입과 독립이사 체제 강화
삼성화재해상보험(대표이사 이문화)은 이번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명문화하며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의 신호탄을 쐈다.
서울시 서초구 삼성화재 본사 머릿돌. [사진=삼성화재]
상법 개정 사항을 반영한 정관 변경으로 오는 9월 10일 이후, 최초로 이사를 선임하는 주주총회부터 집중투표제를 적용하기로 확정했다. 또 기존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고, 감사위원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해야 하는 인원을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이사회의 독립적 감시 기능을 강화했다.
인적 쇄신도 단행되어 공정거래 및 시장 규제 분야 전문가인 김재신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으며, 보통주 1주당 1만9500원(우선주 1만9505원)의 배당도 최종 의결됐다.
◆ 현대해상, 배당 가능 이익 확보와 자사주 소각
현대해상화재보험(대표이사 이석현)은 '순이익 1조 시대' 안착과 함께 배당 가시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서울시 종로구 현대해상 본사 전경. [사진=현대해상]
이번 주총에서는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일시적으로 부족해진 배당 가능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가결했다. 이와 함께 현재 보유 중인 자기주식 4.64%를 단계적으로 소각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재확인하며 주주 환원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소수 주주권 보호를 위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고 온라인 주총 법적 근거를 신설했으며,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 전문성을 보강했다.
◆ DB손해보험, 내부거래위 신설과 대규모 자사주 소각
DB손해보험(대표이사 정종표)은 행동주의 펀드의 제안을 수용하는 전향적인 행보로 '거버넌스 밸류업'의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시 강남구 DB손해보험 사옥 전경. [사진=DB손해보험]
특히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내부거래위원회' 신설 안건이 통과되며, 전원 독립이사로 구성된 기구로 계열사 간 거래의 투명성을 감시하는 제도적 장치를 5년 만에 복원했다. 또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와 독립이사 명칭 변경을 통해 지배구조의 질적 성장을 꾀했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 표 대결에서는 사측이 추천한 김소희·이현승 후보가 선임되며 전문성을 확보했고, 약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과 주당 7600원의 배당으로 실질적인 주주 실익을 사수했다.
이번 주주총회는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거버넌스 혁신을 통해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시장에 알린 변곡점이 됐다. 향후 이들이 구축한 선진 지배구조와 주주 환원 정책이 실질적인 경영 성과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