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대표이사 오경석)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회장 김병준)가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기부 문화 확산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비영리 법인의 시장 참여가 가능해진 가운데, 현금·현물 위주였던 기업 기부 방식에 디지털 자산이 새롭게 자리 잡을 전망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가 김병준 사랑의열매 회장과 디지털 자산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두나무]두나무는 2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와 디지털 자산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금융당국이 디지털 자산 법인계좌 허용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비영리 법인의 시장 진입이 가능해졌다. 특히 하반기에는 금융사를 제외한 상장 법인과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까지 거래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업 기부도 기존 현금·현물 위주에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사랑의열매는 비영리 법인이 디지털 자산을 기부·수취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 기준과 거래소 계좌 개설 가이드를 마련해 배포할 계획이다. 두나무는 준법 자문을 제공하고 임직원 대상 디지털 자산 교육을 지원한다. 양 기관은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도 공동으로 발굴한다.
두 기관은 이미 디지털 자산 기부를 실험해 왔다. 두나무는 지난 7월 집중호우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비트코인 5BTC(약 8억804만원)를 사랑의열매에 기부했다. 사랑의열매는 금융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를 현금화해 전달했다.
사랑의열매는 2021년 국내 법정기부금 단체로는 처음으로 디지털 자산 기부를 수납한 바 있다. 당시에는 기부자에게 ‘그린 열매’ NFT 증서를 발급하는 캠페인을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비영리 법인의 디지털 자산 활용은 ‘기술’의 또 다른 도약이자 ‘나눔’의 새로운 정의”라며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디지털 자산 기반의 기부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준 사랑의열매 회장은 “디지털 자산을 통한 기부는 미래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 안으로 편입되면서 기부 방식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두나무와 사랑의열매의 협력은 전통적 기부 방식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 나눔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