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웅, 홍순화 기자
JJ Yang 화가의 '무대뽀!'. [자료=박용옥 문화예술 연구소]
여기 고양이 한마리가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그림이 있다. 수묵화의 섬세하지 않은 기법이지만 고양이 눈빛에서는 "니가 와라 하와이"라고 명령하는 듯한 도도함이 풍겨 나온다. 고양이가 금방이라도 그림에서 튀어 나올 것 같다.
이 그림을 그린 작가 JJ Yang은 이른바 '미술계'에서는 이름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서울 종로구 통인동 길담서점에서 정영주, 이미경 작가에게 입문했고 예술의 전당에서 한얼 서예가의 지도를 받았다. 현재 전통문화재단에서 수묵화를 연마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에서는 오히려 미술계의 정형화된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독창적 표현력과 생생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정 장르로 정의하기 어렵다.
'무대뽀!'는 단순한 고양이 그림이 아니라 작가와 반려묘의 깊은 교감을 담아낸 내밀한 초상화다. 이 그림의 주인공 '무대뽀' 고양이는 경기 동탄 숲속마을에서 길고양이로 지내다 JJ Yang의 품에 안겼다. 피부병과 탈장수술로 약 2000만원의 치료비가 들었지만 작가에게는 이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됐다. 특히 붓의 자유로운 움직임에서 느껴지는 리듬감은 마치 고양이의 "갸르릉" 소리처럼 보는 이에게 위로를 전한다.
JJ Yang의 작품에는 정통 미술계의 잣대로는 측정하기 어려운 정서와 솔직함을 담고 있다. 교육보다는 직관, 기교보다는 진심이 먼저인 그의 작품은 미술관 벽면보다 일상의 한 켠에 더 잘 어울릴지 모른다. 현대 미술이 되찾아야 할 순수한 열정의 원천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