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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복귀 2년...위기 극복·3세 경영 토대 '두 마리 토끼' 잡아

- '해결사' 자처, 그룹 구원투수로 등판…금호미쓰이화학 대표로 복귀

- ‘숙질 전쟁’ 이후, 안정적인 지분 확보・승계 구도 재정비 교훈 얻어

  • 기사등록 2025-09-25 15: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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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권소윤 기자]

2023년 10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2년 만에 위기 극복과 3세 경영 승계의 두 가지 큰 과제를 모두 성공적으로 이끌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박 회장의 복귀는 운명적이었다. 2023년 5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같은 해 10월 전격 복귀한 지 2년이 흘렀다. 짧은 은퇴와 복귀를 반복했던 그는 불안정한 석유화학 업황 속에서 위기 극복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며 그룹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CEO탐구]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복귀 2년...위기 극복·3세 경영 토대 \ 두 마리 토끼\  잡아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일러스트=더밸류뉴스]

박 회장의 퇴임은 2018년 배임 혐의로 받은 형 집행유예로 인한 취업 제한 때문이었다. 그는 2018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는데, 이로 인해 2025년 12월까지 취업이 제한된 상태였다. 법무부의 취업 불승인 처분에 맞서 소송까지 불사했지만, 결국 경영 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무보수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이후 2023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취업 제한이 해제되자 금호석유화학의 핵심 계열사인 금호미쓰이화학의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 일선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경영 일선에 복귀한 박 회장은 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했다. 박 회장은 위기 상황에서 ‘보수적 경영’으로 실적 선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몇 년간 석유화학 업계 전반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 박 회장의 내실 경영 기조가 빛을 발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을 지양하고, 현금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경영으로 부채비율을 낮게 유지하는 등 재무 안정성을 높였다. 이는 업황 악화 속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일조했다.


설비확장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로 복귀한 박 회장은 핵심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생산 시설을 확대했다. 특히, 의료용 장갑 소재인 NB라텍스 공장을 증설해 생산능력을 기존 71만 톤에서 94만 톤으로 늘리며 세계 1위 경쟁력을 공고히 했다.


[CEO탐구]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복귀 2년...위기 극복·3세 경영 토대 \ 두 마리 토끼\  잡아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친환경 신소재 등 새로운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특히,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방어하는 동시에, 이차전지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 같은 신소재 사업에 적극 진출하면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숙질간 경영권 분쟁 점화…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표 대결서 패배


앞서 2021년,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간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이 분쟁은 단순한 친족 간의 갈등을 넘어, 그룹의 지배 구조와 미래를 둘러싼 문제로 확대됐다.


박 회장과 박 전 상무의 경영권 분쟁은 2021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면화됐다. 발단은 박 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에 이사 교체, 배당 확대, 이사회 구성 변경 등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박 전 상무는 박 회장 일가의 지분율을 능가하며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사회 진출을 통해 경영에 직접 참여하려 했으나, 표 대결에서 패배하면서 실패했다.


이들 숙질간의 경영권 분쟁은 양측의 소송전으로 이어지면서 2022년에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2025년 1월 박 전 상무 측의 우호 세력들이 지분을 매도하면서 분쟁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이로 인해 박 전 상무 측의 경영권 도전이 불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숙질 전쟁’을 ‘3세 경영’ 발판으로…장남 박준경 사장 측면 지원


박 회장은 조카와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안정적인 지분 확보의 중요성과 승계 구도의 재정비 필요성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박 회장은 분쟁 과정에서 개인 최대 주주인 박 전 상무의 지분이 경영권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절감했다. 2021년 주주총회에서 기관 투자자와 소액 주주의 지지를 얻어 승리했지만, 언제든지 다시 유사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에 박 회장 일가는 이후 지분 매입 등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고, 특히 올 초에 박 전 상무의 우호 세력들이 지분을 매도하며 박 회장 측의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졌다.


[CEO탐구]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복귀 2년...위기 극복·3세 경영 토대 \ 두 마리 토끼\  잡아


이번 분쟁은 박 회장이 3세 경영 체제를 서둘러 확립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조카와의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박 회장은 장남인 박준경 사장에게 전무,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을 거듭하며 경영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게 했다. 


동시에 박 회장 자신은 주요 계열사 대표직을 맡아 후방에서 지원하며 안정적인 승계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박 회장은 숙질간의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세대교체를 명확히 하고, 후계자가 경영 능력을 증명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기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체득했다.


결국 이 분쟁으로 금호석유화학은 3세 경영 체제를 준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으며, 박 회장의 장남 박준경 사장이 경영 승계의 중심에 섰다.


박 회장은 복귀 후에도 장남인 박 사장을 중심으로 한 3세 경영 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3세 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도 본인의 경험과 리더십을 활용해 그룹의 중장기적인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다.


스스로는 금호미쓰이화학 등 핵심 계열사를 이끌며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박 사장이 신사업 발굴 등 미래 전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그리고 분쟁을 승계의 발판으로 삼은 박 회장의 리더십은 2024년 '한국의 경영대상' 최고경영자상 수상으로 빛을 발했다.


vivien9667@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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