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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의 책마을] 변화가 두려운 당신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책 「오리지널스」

  • 기사등록 2016-02-24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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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hankook990 ]

[편집자주 :  출판 전문지 「기획 회의」 410호(2016. 2. 20)에 게재된 이민주 소장의 <오리지널스>의 서평을 소개합니다. 기획회의는 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가 발행합니다] 

<오리지널스>. 한국경제신문. 애덤 그랜트 지음. 홍지수 옮김. 2016년 2월 초판 발행
변화가 두려운 당신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경영서
이민주 버핏연구소 소장. <지금까지 없던 세상> 작가

오리지널스

마이크로 소프트(MS)의 빌 게이츠는 명문 하버드대를 과감하게 중퇴하고 창업에 나서 오늘의 큰 성취를 이뤘다고 알려져 있다. 모름지기 창업가는 무모하다 싶을 만큼 현실의 조건을 박차고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때 자주 인용된다.
그런데 실은 빌 게이츠는 하버드대를 중퇴하지 않았다. 그는 1975년 19세의 나이에 폴 앨런과 함께 MS를 창업할 당시 이 대학의 공식 허가를 받고 휴학을 했다.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휴학계를 낸 것이다. 이후 그는 사업이 기대 이상으로 잘되자 복학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그로부터 30년 후 그는 하버드 법대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미국 와튼 스쿨의 애던 그랜트 교수의 <오리지널스>는 자본주의 시대에 큰 성취를 한 창업가나 위인들의 성공기를 들여다 보면 우리가 그간 알고 있었던 창업 성공 법칙에 오류가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경영서다. 이 책은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해야만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진정으로 현명한 도전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그랜트 교수가 밝힌 첫번째 사실은 성공한 창업가나 위인들은 무모하지 않으며 오히려 극단적으로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이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1977년 여름의 어느 날,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위즈니악은 엔젤 투자자로부터 『25만달러를 당신의 애플에 투자하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그런데 여기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는 조건이 있었다. 스티브 위즈니악이 휴렛 패커드(HP)를 그만둬야 한다는 것이었다. 위즈니악은 당시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회사의 하나이던 HP를 그만 둘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이 투자는 물거품이 될 뻔했다. 만약 그랬다면 스마트 잡스의 일대기, 나아가 인류의 역사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이다. 위즈니악은 『나는 창업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두려웠다』고 당시를 회상하고 있다. 그는 강권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사표를 냈다.
또, 나이키 공동 창업자인 필 나이트는 1964년에 자동차 트렁크에 러닝 슈즈를 싣고 다니면서 팔기 시작했지만 1969년까지 본업인 회계사 일을 계속했고, 또, 미국 시인 T. S. 엘리엇은 미국 문학사의 역작으로 꼽히는 <황무지>(The Waste Land)를 1922년에 발표했지만 그로부터 3년후까지 다니던 은행에서 계속 근무했다.
인권 운동의 새 지평을 열어젖힌 마틴 루터 킹 목사도 실은 민권 운동에 앞장서고 싶은 생각이 절실하지 않았다. 그의 꿈은 대학 총장이 뒤는 것이었고, 자신의 인생을 여기에 맞춰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1955년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가 버스 앞좌석을 백인에게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은 것을 계기로 민권 운동이 거세게 불붙고, 민권 운동가들이 루터 킹 목사를 리더로 추대하자 어쩔 수 없이 리더가 됐다. 킹 목사는 『나는 젖먹던 힘까지 다 짜내서 그 일을 맡지 않으려고 안간 힘을 썼다』고 고백하고 있다.
성공한 창업가나 위인들이 알고 보면 극단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애덤 그랜트는 미국 미시간대 심리학과의 클라이드 쿰즈 교수의 조사를 인용해 성공한 창업가나 위인들은 한 분야에서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에 다른 분야에서는 극도로 신중을 기함으로써 위험을 상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어설프게 제품을 만든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아무도 시도해본적이 없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큰 성취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큰 성취를 이룬 창업가와 위인들은 심지어 사업에 뛰어들고 나서도 만약을 대비해 「안전장치」를 마련해둔다. 빌 게이츠는 풍족한 생활을 하던 부모님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위험 포트폴리오」를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었다. 시인 T. S. 엘리엇도 시인 등단 이후에도 전업 시인 아니라 출판사에 다니면서 시를 썼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결론을 맺는다.
『만약 당신이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고, 당신의 사업 구상에 의구심이 든다면 당신이 추진하는 사업은 끝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당신이 앞뒤 가리지 않고 무모하게 덤비는 도박꾼 기질이라면 오히려 당신의 창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고용 사회의 종말을 맞이한 이제 우리는 무언가를 새롭게 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받고 있다. 그러다가 위대한 창업가와 위인들은 과감하게 현실을 박차고 나와 새롭게 시작하는데,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한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한없이 왜소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런데 애덤 그랜트의 조언에 따르면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오히려 당신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당신은 이제 무언가를 해봐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이 질문에 대해서도 이 책은 해답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성공적은 변신의 출발점은 호기심이다. 이를 위해 와비파커(Warby Parker)라는 온라인 안경 판매 회사가 이 책에는 나온다.
이 회사를 공동 창업한 미국인 데이비드 길보아는 자신이 쓰고 있는 안경의 가격이 애플의 아이폰 가격과 맞먹는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는다. 조사 결과 그는 미국인들이 쓰는 안경의 가격이 록소티카라는 거대 기업이 이 시장을 독과점하면서 빚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온라인 안경점을 창업한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자신의 시력과 두 눈 사이의 거리를 입력해 주문하면 안경이 배달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와비파커는 2015년 미국 경제전문지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순위에서 애플과 구글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미국인들의 대다수가 흔히 쓰고 다니는 안경이지만 이것에 의문을 품고 기회로 만든 사람은 데이비드 길보아였던 것이다.
이 책은 새로운 시도를 할 때의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성공적인 변신의 방법이 우리 일상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상의 평범해보이는 것에서 기회를 발견해 큰 성취를 이루는 방법을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친절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민주 소장은?
<지금까지 없던 세상>(쌤앤파커스 펴냄)의 작가이자 투자 및 경제 교육기업 버핏연구소 대표이다.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미 퍼듀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인생, 투자, 경영을 주제로 이메일 레터 『행복한 투자 이야기』를 보내고 있다. 버핏연구소 설립에 앞서 한국일보 기자로 17년을 근무했다.

 


ihs_buffe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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