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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칼럼] K-시멘트 체질 개선 시동…관건은 수익성과 저탄소 설비투자

- 지난해 시멘트 출하량 3810만톤…올해 3600만톤 전망, 주택시장 회복 신호도

- 쌍용C&E 본사 이전·한일 합병·성신 무역 확대·삼표 성수동 개발…불황 돌파법 제각각

- 내수 96% 쥔 5사 영업이익률 2.5~11.8% 격차…배출권 무상할당에도 2030년 탄소감축 투자는 숙제

  • 기사등록 2026-10-12 08:00:02 | 업데이트 2026-10-12 08: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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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수연 선임기자]

국내 주요 시멘트기업들이 생산거점과 조직,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 판매가 줄어들자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한편, 생산설비의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수연 칼럼] K-시멘트 체질 개선 시동…관건은 수익성과 저탄소 설비투자국내 주요 시멘트기업들이 건설경기 침체로 생산설비의 효율을 높이는 한편 탄소 감축을 위한 설비투자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3810만톤으로, 지난 2024년 4371만톤보다 12.8% 감소했다. 1991년 이후 34년 만의 최저치다. 올해도 3600만톤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 9월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서는 올해 1~8월 서울 주택 인허가가 전년동기보다 40.4%, 수도권 착공이 1.5% 증가하는 등 일부 회복 신호도 나타났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기업들의 경영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8월 18일 국내 최대 시멘트 제조기업인 쌍용C&E는 서울 본사를 강원 동해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연간 1150만톤의 클링커 생산능력을 갖춘 동해공장에 경영 기능을 집중해 조직 운영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이전 시기와 규모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다른 기업들도 경영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한일현대시멘트를 흡수합병했고, 성신양회는 해외 무역사업을 확대했다. 삼표그룹은 서울 성수동 옛 레미콘공장 부지를 대규모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업마다 대응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된 과제는 수익구조의 개선이다. 여기에 탄소 감축을 위한 설비투자까지 병행해야 한다. 앞으로 국내 시멘트산업의 경쟁력은 경영 효율화로 확보한 이익을 얼마나 안정적인 현금흐름으로 연결하고, 이를 생산 경쟁력 강화에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 내수시장 96% 차지한 5대 기업…수익성은 최대 5배 격차


국내 시멘트산업은 소수 기업이 시장 대부분을 공급하는 과점구조다. 한국시멘트협회 통계를 인용한 한국신용평가의 지난 6월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최근 확인되는 지난 2024년 내수 출하량 기준 쌍용C&E·대한시멘트 계열의 시장점유율은 26.1%로 가장 높았다. 한일시멘트 계열이 21.8%, 아세아·한라시멘트 계열이 18.8%, 삼표시멘트가 16.2%, 성신양회가 13.5%로 뒤를 이었다. 이들 5개 기업의 계열사 합산 점유율은 96.4%에 달한다.

[박수연 칼럼] K-시멘트 체질 개선 시동…관건은 수익성과 저탄소 설비투자국내 주요 시멘트 기업의 내수 점유율. [자료=각 사 사업보고서(2024)] 

시멘트는 석회석 광산과 대형 소성로, 분쇄설비, 물류기지 등에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장치산업이다. 제품 가격에 비해 운송비 부담이 커 생산시설의 입지와 물류망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데다 인수합병을 거치면서 현재의 과점구조가 형성됐다.


시멘트업계는 지난 2022년 이후 유연탄 가격 급등에 대응해 판매가격을 여러 차례 인상했다. 그러나 건설경기 침체로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가격 인상만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기는 어려워졌다. 공장 가동률이 낮아져도 설비 유지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가 크게 줄지 않는 산업 특성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주요 시멘트기업의 실적에서도 수익구조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한일시멘트의 연결 매출액은 66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86억원으로 21.9% 증가했다. 쌍용C&E 역시 매출액은 7153억원으로 0.4%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488억원으로 약 46% 늘었다. 한일시멘트는 원가 절감과 전년도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반면 아세아시멘트와 삼표시멘트는 매출이 각각 2.7%, 5.8%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은 30.8%, 28.9% 감소했다. 아세아시멘트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10.0%에서 6.7%로, 삼표시멘트는 9.2%에서 6.2%로 하락했다.


성신양회는 사업 다각화에 따른 실적 변화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약 78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97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2.9%에서 2.5%로 하락해 11.8%를 기록한 한일시멘트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성신양회의 매출 증가에는 해외 무역사업 확대가 크게 기여했다. 상반기 무역 부문 외부매출은 379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8.6% 증가해 전체 연결 매출의 48.2%를 차지했다. 무역 부문에서는 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시멘트 수요 감소를 해외사업으로 보완하면서 전체 이익 규모는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낮은 무역사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연결 영업이익률은 하락했다.


◆ 쌍용C&E 자산 재편·한일 합병…기업별 경영전략의 명암


이에 주요 시멘트기업들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과 생산거점을 조정하거나 기존 사업 밖에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찾고 있다.

쌍용C&E는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자산과 사업구조를 재편해 왔다. 지난 2024년 자진 상장폐지에 이어 레미콘 등 일부 계열사업을 매각했으며, 최근에는 서울 본사를 강원 동해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생산현장 중심으로 조직의 효율을 높이는 한편, 차입금 관리와 노후 설비 개선에 필요한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11월 한일현대시멘트를 흡수합병해 생산·경영체계를 통합했다. 중복 비용을 줄이고 구매·물류 부문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주요 업체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전년도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합병의 성과는 통합된 생산·물류망이 실제 원가 절감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아세아시멘트는 충북 제천공장과 자회사 한라시멘트의 해안 생산시설을 활용해 내륙과 연안에 시멘트를 공급한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판매가격 하락과 운송비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물류 효율을 높이고 특수시멘트 등 고부가 제품을 확대하는 것이 과제다.


삼표시멘트는 강원 삼척공장과 해상 물류망을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연탄 가격과 유가,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회사는 순환자원을 대체연료로 활용하고 고부가 제품을 개발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삼표그룹은 기존 건자재 사업에 부동산 개발을 더해 수익원 다변화에도 나섰다. 서울 성수동 옛 레미콘공장 부지에 최고 81층 주거동과 53층 업무복합동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지난 7월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다만 시행사 SP성수PFV는 삼표산업 등이 출자한 별도 법인으로, 개발사업의 성과는 상장사 삼표시멘트의 제조사업과 구분해야 한다.

[박수연 칼럼] K-시멘트 체질 개선 시동…관건은 수익성과 저탄소 설비투자시멘트 기업의 영업이익률 격차. [자료=각 사 반기보고서(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쌍용C&E는 공시 매출 · 영업이익으로 산출]


◆ 원가 절감 다음은 저탄소 설비투자…현금창출력이 가를 2030년 경쟁력


시멘트산업의 장기 경쟁력은 비용 절감을 넘어 미래 생산기술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투자하느냐에 달려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압박받는 상황에서도 생산설비의 효율을 높이고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는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시멘트는 석회석을 약 1450도의 고온에서 가열해 클링커를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연료 연소뿐 아니라 석회석의 화학적 분해 과정에서도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연료 교체만으로는 배출량을 충분히 줄이기 어렵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폐합성수지 등 순환자원 활용과 폐열발전설비 도입으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해 왔다. 앞으로는 클링커 사용 비율을 낮추고 대체원료와 혼합재를 확대하는 등 생산공정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시작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4차 계획기간(2026~2030년)에도 시멘트업종에 대한 배출권 100% 무상할당을 유지했다. 탄소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조치지만 공정 전환에 필요한 설비투자까지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기업들은 재무상태와 현금창출 능력을 고려해 차입금 관리와 생산설비 투자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투자 성과를 높이려면 저탄소 시멘트의 수요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 지난 9월 10일 한국시멘트협회가 개최한 시멘트·레미콘·건설산업 통합기술 심포지엄에서도 업계 간 협력 필요성이 제기됐다. 시멘트 제조사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레미콘 배합과 품질관리, 건설사의 설계·시공기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기 어렵다.


정부는 노후 설비의 효율 개선과 저탄소 공정 전환을 지원하면서 신제품의 품질기준과 건설현장 적용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 기업도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 머물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미래 설비투자로 연결해야 한다.


앞으로 K-시멘트의 경쟁력은 생산능력이나 시장점유율보다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미래 생산기술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자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업의 투자 역량과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함께 뒷받침돼야 할 때다.


ynsooy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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