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를 위한 ‘분양잔금대출’을 출시했다. 올해 수도권 누적 분양 물량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어났지만 최근 잔금대출을 확보하지 못해 입주하지 못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대면 중심이던 잔금대출 전 과정을 모바일로 구현해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의 자금조달 선택지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뱅크 CI. [이미지=카카오뱅크]
◆ 영업점 방문 없이 잔금대출까지…카카오뱅크, 집단대출도 모바일로
카카오뱅크가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 고객을 대상으로 한 ‘분양잔금대출’을 출시하며 비대면 주거금융 영역을 확대한다. 기존 대면 상담과 영업점 방문 중심으로 이뤄졌던 분양잔금대출의 한도·금리 조회부터 신청과 실행까지 전 과정을 모바일로 구현했다.
카카오뱅크가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 고객을 대상으로 ‘분양잔금대출’을 출시했다. [이미지=카카오뱅크]
분양잔금대출은 신규 아파트 입주 시 기존 중도금대출을 상환하고 잔금을 납부하기 위해 이용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대출 대상은 카카오뱅크가 지정한 신축 분양 아파트의 일반분양 계약자다. 대상 단지는 카카오뱅크 앱의 ‘분양잔금대출’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향후 정비사업 및 리모델링 조합원으로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입주기간 시작 약 2개월(8주) 전부터 예상 한도와 금리를 조회할 수 있다. 일반적인 잔금대출보다 약 2주 빠르게 대출 조건을 확인할 수 있어 입주 전 자금 계획을 세우고 여러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관련 규제 범위에서 최대 10억원이다. 대출기간은 최대 40년이며 원금균등분할상환과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중 선택할 수 있다.
중도상환해약금은 전액 면제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2년 주택담보대출 출시 이후 모든 주택담보대출 중도상환 건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면제 정책의 연장 여부는 자금 운용과 손실 비용 등을 고려해 6개월 단위로 결정한다.
입주기간 시작 약 1개월 전에는 시장금리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미 대출 약정을 마친 고객도 인하된 금리를 소급 적용받을 수 있도록 관련 프로세스를 마련했다.
등기 절차도 협약 법무법인을 통해 지원한다. 분양계약서 등 등기에 필요한 서류는 제휴 신용정보회사가 고객을 방문해 수령한 뒤 법무법인에 전달한다. 이후 6만세대 이상의 집단 등기 경험을 보유한 협약 법무법인이 취득세 신고와 등기 절차를 진행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8년 전월세보증금대출과 2022년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며 대면 중심의 주거금융을 모바일로 전환해왔다. 이번 분양잔금대출 출시를 통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의 범위를 집단대출 시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수도권 분양 40% 가까이 늘어…서울은 전년比 78.6%↑
지역별 주택 분양 물량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카카오뱅크가 분양잔금대출을 출시한 데 이어 수도권의 신규 주택 분양 물량도 크게 늘고 있다. 분양된 주택은 향후 입주 과정에서 잔금을 치러야 하는 만큼 분양 물량 증가는 잔금대출 등 주택금융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6년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도권 주택 분양 물량은 7만3991호로 전년 동기 대비 3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분양 물량은 10만8832호로 수도권이 전체의 약 68%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올해 1~7월 서울 분양 물량은 1만4907호로 전년 동기 대비 78.6% 늘었다. 경기는 5만280호로 34.7%, 인천은 8804호로 13.5% 증가했다. 수도권 세 지역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분양 물량이 늘었다.
올해 수도권에서만 7만가구가 넘는 주택이 새로 분양되면서 향후 이들 주택의 입주가 본격화될 경우 잔금 마련을 위한 금융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분양 이후 입주 과정에서 중도금대출 상환과 잔금 납부가 필요한 만큼,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새롭게 분양잔금대출을 선보인 카카오뱅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 아파트 입주율 59.5%로 '하락'…미입주 사유 1위 '잔금대출'
2026년 8월 수분양자 미입주 사유 및 아파트 입주율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실제 아파트 입주 과정에서도 잔금대출 확보 여부가 주요 변수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수분양자의 미입주 사유 가운데 '잔금대출 미확보'가 37.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기존주택 매각 지연이 31.4%로 뒤를 이었으며 세입자 미확보 15.7%, 분양권 매도 지연 5.9% 순이었다. 잔금대출 미확보 비중은 지난 6월 26.5%까지 낮아진 뒤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입주율도 함께 낮아졌다. 지난 8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59.5%로 전월 68.1%보다 8.6%p 하락했다. 수도권은 같은 기간 85.4%에서 80.8%로 4.6%p 낮아졌다. 서울은 90.5%에서 82.0%로 8.5%p, 인천·경기권은 82.9%에서 80.2%로 2.7%p 떨어졌다.
주산연은 지난 7월부터 강화된 가계대출 총량관리 등의 영향으로 금융기관의 대출 취급이 보수적으로 이뤄지면서 잔금대출을 통한 입주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9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87.6으로 전월 94.4보다 6.8p 하락했고 수도권도 89.4에서 81.0으로 8.4p 낮아졌다.
잔금대출 미확보가 실제 미입주 사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카카오뱅크의 시장 진입은 입주 예정자의 대출 선택지를 하나 더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도권 분양 물량이 전년보다 늘어난 만큼 향후 입주 시점에 잔금대출을 찾는 수요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기존 은행권 상품에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의 분양잔금대출이 더해지면서 수분양자의 자금조달 선택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