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IPO(기업공개)를 맡으며 내년 대형 IPO 주관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소형 코스닥 기업을 중심으로 IPO 실적을 쌓은 데 이어 하반기에도 후속 딜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는 무신사까지 공동대표주관사로 확보하면서 향후 IPO 경쟁력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 무신사 코스피 상장 본격화…한국투자증권 공동대표주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공동대표주관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다.
무신사 CI. [이미지=무신사]무신사는 지난 2012년 설립돼 온라인 의류 판매 등 통신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청일 현재 조만호 외 26인이 지분 54.2%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총자산은 2조2865억원, 자기자본은 2437억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3529억원, 영업이익은 1458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106억원이다.
무신사는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딜은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하반기 IPO 실적보다는 내년도 대형 IPO 파이프라인을 미리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국내 IPO 시장이 크게 위축됐던 점을 감안하면 대형 후보를 확보했다는 점은 눈에 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코스닥 신규상장 기업은 1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반기 공모규모 역시 1조1000억원으로 2024년 1조7000억원, 지난해 2조2000억원보다 줄었다.
◆ 상반기 IPO 5위…중소형 딜 중심 실적 축적
한국투자증권은 위축된 시장에서도 중소형 코스닥 IPO를 중심으로 주관 실적을 쌓았다. 더밸류뉴스가 집계한 '2026 상반기 IPO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IPO 공모금액은 1546억원으로 업계 5위를 기록했다. 이번 집계는 스팩 상장과 공동주관 실적을 포함한 공모금액 기준이다.
2026 상반기 국내 증권사의 IPO 주관현황. 시가총액 순위는 2026년 6월 30일 기준. 단위 억원. [자료=더밸류뉴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주선인으로 참여해 신규 상장을 마친 일반기업은 △에스팀 △카나프테라퓨틱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한패스 △리센스메디컬 등 5곳이다. 에스팀과 카나프테라퓨틱스의 단독 상장주선을 맡았고, 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 한패스, 리센스메디컬에는 다른 증권사와 함께 상장주선인으로 참여했다.
각 기업의 전체 공모규모는 에스팀 153억원, 카나프테라퓨틱스 400억원, 아이엠바이오로직스 520억원, 한패스 209억원, 리센스메디컬 154억원이다. 공동으로 주선한 기업의 전체 공모금액은 한국투자증권에 귀속되는 개별 주관 실적과는 구분된다.
이들 5개사는 모두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에서 확정했다. 에스팀은 희망공모가 7000~8500원 가운데 8500원, 카나프테라퓨틱스는 1만6000~2만원 가운데 2만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2만6000원, 한패스는 1만9000원, 리센스메디컬은 1만1000원으로 각각 희망범위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하반기에도 IPO 주관 실적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 딜리셔스는 지난달 12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확정 공모가는 7000원, 공모금액은 154억원이었다.
현재 공모 절차에 들어간 기업도 있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아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희망공모가는 1만3000~1만5000원, 예정 공모규모는 520억~600억원이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증권은 피지티와 옵토닉스, 인터엑스, 영광, 넥스아이, 이노보테라퓨틱스, 데스틴파워, 이나인페이 등의 상장주선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상반기 중소형 IPO를 중심으로 실적을 쌓은 데 이어 하반기에도 후속 딜을 이어가며 올해 IPO 주관 실적 확대를 노리는 모습이다.
◆ IPO 공급 회복 조짐…내년 ‘대어’ 경쟁도 본격화
하반기 국내 IPO 시장에서는 공급 관련 지표가 일부 개선되고 있다. 상반기에는 신규상장 기업 수와 공모규모가 모두 감소했지만 하반기 들어 수요예측과 심사승인 흐름이 개선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7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지연됐던 IPO 일정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평년보다 부진했던 수요예측은 8~9월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심사승인 흐름도 7월부터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올해 연간 코스피·코스닥 신규상장 기업 수를 67개, 공모규모를 4조3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다만 기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본격적인 IPO 시장의 '풍년'은 내년으로 순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올해 하반기 IPO 공급 관련 지표가 개선되고 내년 대형 기업들의 상장 추진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의 주관 경쟁 역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중소형 IPO를 통해 주관 실적을 이어가는 동시에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는 대어(大魚) '무신사'의 공동대표주관 자리를 확보했다. 상반기 IPO 리그테이블 5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남은 파이프라인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무신사를 발판으로 내년 대형 IPO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