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르면 오는 29일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한다. 올해 관전 포인트는 AI 메모리 수요 증가가 따라 반도체 중심의 재계 1·2위 자산 규모 확대와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의 첫 대기업 집단 편입 여부다.
2025년 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 집단으로, 매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다. 이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로, 해당 기업에는 사익편취 규제와 공시 의무가 부여된다.
◆ 반도체 실적이 가른 재계 서열...삼성·SK 자산 확대 전망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서 반도체 실적 호조를 기반으로 삼성과 SK그룹의 자산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이 사상 최대인 333조6059억원을 기록함에 따라 부동의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만 약 125조원에 달해 전체 자산 규모를 견인하고 있다. 올해는 229조원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SK하이닉스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SK그룹 역시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수익성과 대규모 시설 투자를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47조206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52조5762억원, 영업이익 37조6102억원을 기록하며 71.5%라는 압도적인 분기 영업이익률을 보여 성장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지난해 전년 대비 68% 증가한 30조1730억원을 설비투자(CAPEX)에 투입하며 유형자산 규모를 불렸다.
반면 재계 3위 현대자동차그룹은 2025년 매출 186조2545억원으로 외형적 성장을 이뤘으나, 글로벌 관세 장벽과 통상 환경의 급변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5% 감소한 11조4679억원에 머무르며 자산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둔화됐다.
자산규모 증가액 상위 10개 그룹. [이미지=더밸류뉴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5년간 5대 그룹의 자산 증가액은 444조5000억원으로 주요 기업집단 전체 증가분인 811조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한국 경제의 성장이 글로벌 수요 대응 능력을 갖춘 최상위권 그룹에 집중되며 경제력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한국콜마그룹, 창업 36년 만에 대기업 진입...화장품 ODM 업계 최초 '5조 클럽'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한국콜마그룹은 창업 36년 만에 업계 최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말 연결 기준 한국콜마그룹의 자산총계는 5조2428억원으로, 대기업 집단 지정 기준인 자산 5조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한국콜마의 자산 증가 배경으로 글로벌 수주 확대와 실물 자산의 증가를 꼽는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채권은 3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735억원 늘었으며, 재고자산 역시 3710억원 수준으로 약 430억원 증가했다. 특히 북미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미국 법인의 지난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0% 증가한 217억원을 기록했으며, 2공장 준공 등의 영향으로 올해 매출 가이던스는 900억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 상태다.
한국콜마 최근 5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및 부채비율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이러한 개별 기업의 성장은 거시적인 화장품 수출 지표와도 함께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3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0%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향 수출액이 40.9% 급증한 점이 북미 시장을 공략 중인 한국콜마의 자산 규모 확대에 객관적인 타당성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