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대표이사 김동명)이 차세대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양산 채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 잔고 확대를 축으로 본업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EV 부문에서는 미국 애리조나 전용 공장의 설비 효율을 높여 '46시리즈' 공급을 준비하고, CTP 팩 솔루션과 LMR 배터리 공정 개선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도모한다. 더불어 미국 금지외국단체(PFE) 규제에 맞춰 북미 현지 광물 공급망을 다지고, 화재 전이 방지 구조를 적용한 LFP 롱셀 제품군으로 북미 전력망 및 데이터센터 ESS 시장을 공략 중이다.
◆ 본업인 전기차(EV) 배터리도 캐즘 탈출… 46시리즈·LMR로 반등 개시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중국 제조사들이 주도하는 각형 폼팩터가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파우치형과 원통형이 그 뒤를 잇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업체들의 세가 강한 각형 시장에 맞서 기존 주력인 파우치형의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하고, 차세대 규격인 '46시리즈(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를 앞세워 폼팩터 주도권을 확보에 나서고 있다. 46시리즈는 에너지 용량과 출력을 높이면서도 공정 단순화를 통해 원가 절감과 대량 생산에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 배터리 이미지. [사진=LG에너지솔루션]
기존에 각형과 파우치형을 주로 채택하던 완성차 업체들도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에는 생산성과 원가 효율성이 뛰어난 46시리즈를 도입하는 추세다. 이에 맞춰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BMW와 10조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메르세데스-벤츠와도 107GWh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확보했다. 공급 대응을 위해 생산 설비 효율을 기존 대비 50% 향상시킨 미국 애리조나 전용 공장은 올해 4분기 양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애리조나 공장까지 가동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안에 북미 8개 생산 시설 전체의 양산을 개시하게 된다. 더불어 일시 중단됐던 얼티엄셀즈 오하이오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가고, 신규 랜싱 공장에서 토요타향 EV 배터리 공급을 확정하는 등 EV 사업 회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 전기차 시장의 회복세에 맞춰 고전압 미드니켈 및 LFP 등 중저가 파우치 배터리 출하를 늘리며 유럽·아시아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원가 부담이 큰 코발트를 배제한 망간리치 'LMR 배터리'의 상용화 기반도 마련했다. LMR 배터리의 고질적 문제였던 대형 셀 가스 발생 현상을 서울대 연구팀과 저온 활성화 공정으로 해결했으며,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 ESS 매출 비중 28% 돌파… 2Q26 실적 턴어라운드 공신
LG에너지솔루션 최근 분기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EV 배터리가 전체 매출을 견인하는 가운데, ESS 사업 부문은 2026년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매출 7조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하며 앞선 2개 분기의 적자 흐름을 끊고 흑자 전환했다. 2분기 ESS 매출은 2조116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상반기 전체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4.6배 급증했다.
전기차 수요 정체로 배터리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하락한 시기에, ESS가 새로운 수익원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전사 매출 내 ESS 비중 역시 지난해 4분기 22.7%에서 올해 1분기 24.5%, 2분기 28.0%로 상승했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 2년 반 동안 집중적으로 추진한 '전략적 리밸런싱'의 결과물이다.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EV 라인 일부를 ESS로 전환해 제조 유연성을 높였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기준 약 140GWh의 ESS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올해 상반기에만 3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따냈다. 이는 단일 사업에 집중됐던 수익 구조가 다변화되며, 전기차 수요 둔화 충격을 일정 부분 완충하는 체질 개선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 AI 데이터센터 전력난과 미국의 '탈중국' 기회가 연 대형 ESS 시장
LG에너지솔루션 북미 ESS 생산공장 현황. [이미지=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전력망 ESS 수요는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와 BTM(Behind The Meter) 인프라 구축 확대로 인해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금지외국단체(PFE) 규제를 강화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내 '비중국산(Non-PFE) LFP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ESS 시장을 주도하던 중국산 배터리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6조4000억원 규모의 테슬라 메가팩3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과 2조4000억원 규모의 미시간 DTE 에너지 ESS 공급계약을 비롯해, 구글 '스틸 리버 프로젝트' 등 글로벌 기업 및 전력사로부터 연쇄 수주를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홀랜드·랜싱(단독 공장), 캐나다 온타리오(단독 공장), 오하이오(혼다 합작 공장), 테네시(GM 합작 공장) 등 북미 5대 거점을 통해 연말까지 50GWh 이상의 북미 ESS 생산능력을 확보하여 현지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