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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미원→김치→바이오·축산' 변화...'소재부터 유통까지' 글로벌 종합기업 퀀텀점프

- 1Q 영업이익 20% 급증...유럽 매출 62% 폭증으로 'K-푸드 세계화' 입증

- 라이신 사업, 3년간 가격 34% 상승...글로벌 사료시장 '골든크로스'

- 1분기 바이오 특허 15건 등록...아미노산 기술력 53% 집중투자

  • 기사등록 2025-07-04 16: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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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0% 급증, 유럽 매출 62% 폭증. 발효조미료 점유율 99.5%인 대상(대표이사 임정배)이 친환경 소재와 축산에까지 손을 뻗었다.


69년 전 부산 작은 공장에서 조미료 '미원' 하나로 시작한 대상그룹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새로운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대상그룹은 단순한 '김치 회사'라는 프레임을 벗어던졌다.


김치 브랜드 '종가'로 60개국을 점령하며 K-푸드 세계화를 이끄는 동시에, 라이신 사업은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106.3% 가동률을 기록 중이다. 대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친환경 PBAT 소재 개발부터 '고기나우' 축산 O2O 플랫폼까지, 발효기술 하나로 시작해 이제는 바이오·소재·유통을 아우르는 종합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상, \ 미원→김치→바이오·축산\  변화...\ 소재부터 유통까지\  글로벌 종합기업 퀀텀점프대상그룹 지배구조와 현황. 2025. 3. 단위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1Q 영업이익 20% 급증... 유럽 매출 62.8% 폭증으로 글로벌 성장 입증


대상그룹이 발표한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연결기준 매출액 1조1304억원(전년동기 대비 8.2% 증가), 영업이익 572억원(20.1% 증가)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8.22%, 20.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39.2%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주목할 점은 매출 증가율 8.2%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20.1%로 2.5배 높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톱라인 성장이 아닌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의미한다.

대상, \ 미원→김치→바이오·축산\  변화...\ 소재부터 유통까지\  글로벌 종합기업 퀀텀점프대상 최근 10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지역별 매출 현황이다. 유럽 매출이 885억원으로 전년동기 543억원 대비 62.8% 급증했고, 아메리카 시장도 796억원으로 17.2% 증가했다. 이는 2022년 완공된 미국 LA 김치공장의 본격 가동과 2023년 폴란드 합작법인 설립 등 글로벌 진출 전략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난 것이다.


사업부문별로는 식품사업이 9,317억원(82.4%)으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소재사업도 4,281억원(37.9%)을 기록했다. 내부거래 조정액이 -2,295억원에 달하는 것은 그룹 내 계열사 간 활발한 거래를 의미하며, 바이오 소재→사료→축산→유통의 수직계열화 시너지 효과를 보여준다. 반면 아시아 시장은 2,541억원으로 16.2% 증가에 그쳤는데, 이는 기존 강세 지역에서 신규 시장으로 성장 동력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상, \ 미원→김치→바이오·축산\  변화...\ 소재부터 유통까지\  글로벌 종합기업 퀀텀점프대상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시장지배력도 더욱 공고해졌다. 발효조미료 시장점유율이 99.5%에 달해 사실상 독점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김치 시장에서도 28.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 김치 수출량의 55% 이상을 차지하며 'K-김치 세계화'의 주역임을 입증했다.


◆바이오 특허 15건 집중 등록... PBAT·축산유통까지 신사업 영역 확장


대상그룹은 식품 사업을 넘어 바이오와 축산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그중 바이오 기술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1분기에만 15건의 특허를 등록했는데, 이 중 아미노산 관련이 8건(53.3%)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L-방향족 아미노산 생산 관련 특허 7건을 연속 등록한 것은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투자다. 연구개발비도 3년간 연평균 14.5% 증가하며 1분기 123억원(매출액 대비 1.09%)을 기록했다. 


대상, \ 미원→김치→바이오·축산\  변화...\ 소재부터 유통까지\  글로벌 종합기업 퀀텀점프대상홀딩스 사업별 매출액 비중. [자료=더밸류뉴스]

라이신 사업의 성공도 눈에 띈다. 생산능력 대비 106.3% 가동률은 전체 생산라인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계획된 생산능력 30271톤을 6.3% 초과한 32170톤을 실제 생산했다. 더 놀라운 것은 가동률 추이다. 지난 2023년 85.5%에서 올해 1분기 106.3%로 급격히 상승하며 글로벌 사료 시장의 수요 증가와 대상의 시장 지위 강화를 동시에 입증했다. 가격도 3년간 34.4% 상승(2023년 2009원/kg → 1분기 2701원/kg)하며 수량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골든 크로스' 상황이다. 원재료도 당밀(2023년 157억원 → 1분기 0원)에서 포도당(2023년 208억원 → 1분기 251억원)으로 전환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했다.


친환경 신소재 사업도 본격화됐다. SKC, LX인터내셔널과 합작으로 설립한 '에코밴스'에 400억원을 투자해 연산 7만톤 규모의 PBAT 생산시설을 구축 중이다. 글로벌 PBAT 시장이 2020년 29.6만톤에서 올해 112만톤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세계 2번째 규모의 메이저 PBAT 제조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대상은 발효 역량을 활용해 향후 PBAT 주요 원료(BDO)를 바이오매스 유래 원료로 공급할 계획이어서 친환경성까지 겸비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축산유통 사업으로의 확장도 데이터로 입증된다. 대상은 2019년 축산물 도매업체 '디에스앤(현 대상네트웍스)' 인수를 시작으로 축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1년 설립한 대상델리하임을 통해 햄·소시지·베이컨 전문 제조에 나섰고, 혜성프로비젼(육가공·육류유통)·크리스탈팜스(축산 관련) 인수로 축산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대상네트웍스의 정육 O2O 플랫폼 '고기나우' 시범 서비스는 '동네 정육점의 신선한 고기를 한 시간 내 배송'하는 디지털 혁신 서비스로 전통 축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대상, \ 미원→김치→바이오·축산\  변화...\ 소재부터 유통까지\  글로벌 종합기업 퀀텀점프대상네트웍스, 혜성프로비젼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아쉬운 점은 축산 사업에 대한 시장 지배력을 갖추고 있지만 혜성프로비젼과 대상네트웍스 모두 당기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남아 있다. 이를 위해 임세령 부회장은 지난해 말일 대상네트웍스 실수요 영업 부문을 대상으로 옮기고 지난 3월 식품가공기업 ‘참푸드’ 지분 100%를 250억원에 인수했다.


◆주력사업인 '종가' 김치 60개국 진출... 2030년 '모든 미국 가정의 아시안 그로서리' 목표


대상의 주력사업인 김치는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미주·유럽·아시아 등 60여 개국에서 판매되며, 한국 김치 수출량의 55% 이상을 차지하는 절대 강자다. 더 놀라운 것은 현지화 성공률이다. 일본 수출 물량의 90%, 홍콩·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수출 물량의 80% 이상을 현지인이 소비하고 있어 단순한 교포 대상 사업을 넘어 메인스트림 시장 진입에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국내 김치 최초로 할랄(HALAL)과 코셔(KOSHER) 인증을 동시에 받은 것도 글로벌 다문화 시장 공략의 핵심 전략이다.

대상, \ 미원→김치→바이오·축산\  변화...\ 소재부터 유통까지\  글로벌 종합기업 퀀텀점프대상 주요 제품 품목 및 국내외 매출액 비중. [이미지=더밸류뉴스]

미국 사업은 구체적 목표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22년 완공된 LA 김치공장(1만㎡ 규모, 연간 2000t 생산능력)을 통해 현지 생산 체계를 완전히 구축했고, 월마트·코스트코·트레이더조·샘스클럽 등 미국 4대 유통망에 모두 입점했다. 2023년에는 현지 식품 제조업체까지 인수하며 제조 기반을 더욱 강화했다. '모든 미국 가정에서 만나는 아시안 그로서리 기업'이라는 2030 비전 아래 올해 미국 현지 식품사업 연간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1분기 아메리카 지역 매출 796억원을 고려하면 연내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외 생산거점도 확장 중이다. 중국·베트남·일본·미국·유럽·호주 등 21개 해외 법인을 통해 현지 제조·판매 기능뿐 아니라 글로벌 경영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베트남 제2공장 완공, 폴란드 김치공장 건설 계획 등으로 '현지에서 현지인을 위한' 글로벌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술 혁신도 지속되고 있다. R&D 투자가 3년간 연평균 14.5% 증가하며 2025년 1분기 123억원(매출액 대비 1.09%)을 기록했다. 클로렐라 기반 건강기능식품과 '술로몬' 숙취해소제 등 신제품 개발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대상, \ 미원→김치→바이오·축산\  변화...\ 소재부터 유통까지\  글로벌 종합기업 퀀텀점프대상홀딩스 지분 비중. [자료=더밸류뉴스]대상그룹의 변신은 현재진행형이다. 69년간 축적한 발효기술을 기반으로 한 종합바이오기업 전환 전략은 1분기 실적 호조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유럽 매출 62.8% 급증은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의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미원에서 시작해 김치로 세계를 정복한 대상이 바이오·소재·유통을 아우르는 종합기업으로서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도약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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