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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자생메디바이오센터, 한방 현대화 여정 따라가 보니...첨단 과학 무장한 한의학 미래 보인다

- 처방부터 조제, 포장, 배송 등 전과정 과학화, 표준화, 자동화 시스템으로 관리

-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보건복지부 원외탕전실 평가인증제 등 한약 제도화 위한 표준화 작업 리드

  • 기사등록 2024-07-08 13: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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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수연 기자]

서울 여의도에서 1시간여 거리. 원효대교, 반포대교, 영동대로 북단을 거쳐 위례와 탄전을 지나 교외의 한적한 도시로 진입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성남 공단 끝자락, 중원구 사기막골로에 있다. 조선 말 천주교인들이 조정의 박해를 피해 숨어 살며 사기그릇을 구웠던 지역이다. 탕약을 달이던 질그릇도 이곳에서 숱하게 제작됐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지난해 10월, 7000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규모 한약통합조제시설로 이곳에 터를 잡았다. 질그릇에 탕약을 넣고 달이던 시대의 정신은 현대식 건물 곳곳에 작품으로, 기업 철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탕약기는 과거 조제방식의 장점을 살려 현대식 탕전실로 재탄생했다. 건물로 들어서자 잿빛 공장 느낌의 외견과 다른 연구소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은은한 한약 냄새가 이곳의 정체성을 알려준다.

[탐방] 자생메디바이오센터, 한방 현대화 여정 따라가 보니...첨단 과학 무장한 한의학 미래 보인다자생메디바이오센터 전경. [사진=자생한방병원]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보건복지부 원외탕전실 평가인증제 등 본격적인 한약 제도화를 위한 표준화 작업에 발맞춰 시설을 고도화했다. 지난 4월 보건복지부는 한의약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자생한방병원은 지난 30여년에 걸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방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가 한방 의학의 경쟁력 제고와 글로벌화를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첨단 한약 조제 센터로 발돋움...자생한방병원의 '긍휼지심' 이념 담았다

이날 투어는 4층 뮤지엄에서 시작됐다. 자생한방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박사의 선친인 독립운동가 신광렬 선생의 '긍휼지심(矜恤之心)' 정신이 설립 이념으로 자리 잡은 배경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3층은 센터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한약재 생산 및 품질관리 시설로, 실험실에는 최첨단 장비들이 즐비했다. 눈에 띄는 것은 2대의 거대한 질량분석기였다. 이 장비로 일반 장비로는 검출이 어려운 미량의 농약까지 찾아낼 수 있다. 한 가지 약재당 최소 120~130개의 검사가 이루어지고, 중금속, 잔류 농약, 순도 시험, 성분 확인 등 9회 이상의 검사를 거친다. 실제 담당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통유리창으로 볼 수 있어서 한약재 품질관리의 철저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탐방] 자생메디바이오센터, 한방 현대화 여정 따라가 보니...첨단 과학 무장한 한의학 미래 보인다자생메디바이오센터 3층 품질관리 시설에서 한약재 성분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2층은 실제 한약이 만들어지는 조제실과 탕전실이 있다. 자생한방병원의 대표 처방인 청파전, 신바로약침, 육공단 등도 모두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탕전실에는 72대의 탕전기가 가동 중이었다. 이 탕전기들은 최적의 조건을 자동으로 설정해 표준화된 한약을 만들어낸다. 하루 약 1500제의 한약을 조제할 수 있다.


한약재는 엄격한 사전 품질 검사 등 안전성 검사를 거쳐 들여오고, 전문 한약사들이 직접 조제하고 있다. 이날도 쉴 새 없이 출력되는 처방전을 6여 명의 한약사들이 실시간 확인하고 있었다. 한약 제조 과정의 자동화도 인상적이었는데, 탕전이 끝난 한약은 자동으로 포장되고 QR코드로 이력관리까지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고온·고압 멸균 과정을 거친 후 배송된다.


또 약침 조제실은 국내 최초로 보건복지부 인증을 받은 원외탕전실로, 무균실 등급에 따라 공간이 나뉘어 있어 약침 제조의 정밀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탐방] 자생메디바이오센터, 한방 현대화 여정 따라가 보니...첨단 과학 무장한 한의학 미래 보인다2층에서는 한약 조제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사진=자생한방병원]

자생의 철저한 품질 관리...한약의 안전성과 효과 기대↑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국내 제약업계의 의약품 제조시설에 준하는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문의약품 조제 시설과 동일한 최첨단 설비를 활용해 한약의 표준화와 과학화를 실현하고 있다.

[탐방] 자생메디바이오센터, 한방 현대화 여정 따라가 보니...첨단 과학 무장한 한의학 미래 보인다2층 약침 조제실.

센터의 핵심 경쟁력은 철저한 품질 관리 시스템에 있다. 처방부터 조제, 포장,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과학화, 표준화, 자동화 시스템으로 관리하며, 국내 유수 제약사들과 동일한 수준의 실험 장비를 갖추고 유해물질 검사를 실시한다. 특히 한약 조제에 사용되는 물의 품질 관리를 위해 유기체 탄소, pH, 전도도 등을 꼼꼼히 체크한다.


자생한방병원의 한약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7대째 내려오는 고유 비방으로, 국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그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것이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엄격한 품질관리 기준(GMP)과 농산물 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은 한약재를 엄선해 사용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국내 유일 5년 연속 식약처 한약재 GMP 우수업체로 선정됐으며, GAP 인증 한약재 사용, 철저한 유해물질 검사, 정확한 한약재 가공 등을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한약을 생산하고 있다.


◆한의학 글로벌화 비전을 위한 한걸음..."한방 편견 없애고 과학화로 한약 우수성 알릴 것"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한방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더욱 안전하고 고품질의 한약을 조제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노력 중"이라며 "꾸준히 R&D 투자를 지속해 첩약을 비롯한 한약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근거와 기준들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탐방] 자생메디바이오센터, 한방 현대화 여정 따라가 보니...첨단 과학 무장한 한의학 미래 보인다전문 한약사들이 처방전을 실시간 확인 후, 한약을 제조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한의약 육성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보건복지부는 '한의약을 통한 건강, 복지 증진 및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비전 아래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의 2024년도 시행 계획을 확정했다. 이 계획에는 한약 접근성 및 신뢰성 제고, 한의 의료서비스 체계 개선, 한의약 과학화 연구개발 지원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지난 6월 29일 대한한의사협회는 '제1회 보험위원 및 시도 보험이사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경과를 보고했다. 4월 29일부터 시작된 이 사업에는 총 9521개소가 참여기관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협회에서는 사업의 활성화 및 회원 홍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를 나서며, 한의학의 현대화와 과학화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질그릇에서 현대식 탕전기로, 수작업에서 자동화 시스템으로 진화한 한약 조제 과정은 전통의학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현대 의학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한약들이 기존의 한약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한국의 한의학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ynsooy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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