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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활짝', 면세점은 '울상'...매출 1조 달성 성과

- 지난해 외국인 매출 205%↑, 중국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은 영업손실 52억

- 정지영 대표, 현대쇼핑 흡수합병 등 혁신으로 실적 개선 노려

  • 기사등록 2024-06-20 1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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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현대백화점(대표이사 정지영)이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현대쇼핑을 흡수합병한다는 소식이 지난 19일 전해지면서 주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완전자회사 합병은 정지영 대표의 과감한 혁신 행보와도 맥을 같이하며, 현대백화점이 100% 소유한 현대쇼핑 지분을 합병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지난해 면세점 매출 감소로 398억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백화점이 현대쇼핑 합병, 점포 정리, 소비자향 품목 변경 등을 통해 실적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외국 관광객 유입으로 백화점 업계 호실적…쇼핑보다 체험이 중요해진 관광


현대백화점은 올해 1분기 매출 9517억원, 영업이익 6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각각 13.3%, 11.55% 감소했다.


현대백화점,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 활짝\ , 면세점은 \ 울상\ ...매출 1조 달성 성과현대백화점 매출,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비수기임에도 백화점 영패션, 스포츠, 명품 카테고리 등 고마진 상품 매출은 늘었다. 지난해 12월 더현대 서울에 루이비통, 판교점에 디올, 더현대 대구에 부쉐론이 입점하며 1분기 명품 매출이 11% 증가했고 면세점의 명품 부티크 사업 운영으로 FIT(안내인 없이 개별적으로 다니는 관광) 고객 비중이 확대돼 수익성이 개선됐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이 인수한 가구·매트리스 브랜드 ‘지누스’의 신제품 출고가 지연되는 등 악재가 겹치며 매출이 악화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3분기 이후 기존 제품 재고가 소진되고 글로벌 지역 확장이 본격화되면 매출 개선 및 가격 경쟁력 제고로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근에는 백화점 외국인 매출도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외국인 매출이 전년대비 205% 늘었고 외국인 유입이 가장 많은 더현대 서울은 891%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쟁업체인 신세계백화점은 137%, 롯데백화점도 60%가 증가했다. 이는 관광 패턴이 단체에서 개별로 바뀌며 쇼핑보다는 체험을 원하는 관광객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을 통해 문화체험공간과 다양한 브랜드를 엿볼 수 있는 부스를 마련해 소비자 니즈 충족에 나섰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현대백화점은 올해 9월 신규 점포 브랜드 '커넥스 현대'를 론칭하고, 2000억원을 투자해 더현대 서울, 압구정본점, 중동점, 판교점을 재단장할 계획이다. 


◆관광객들 로드샵과 백화점으로 넘어가며 면세점은 울상…중국 관광객 감소가 주요


반면 면세점 업계는 백화점과 반대의 상황에 놓였다. 관광 패턴의 변화로 면세점 방문 고객이 줄어들었다.


현대백화점,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 활짝\ , 면세점은 \ 울상\ ...매출 1조 달성 성과2024년 1분기 국내 면세점 영업이익. [자료=더밸류뉴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방문 외국인은 전년동기대비 81.6%(80만명) 증가했지만, 매출 증가율은 3.1%(9950억원)에 그쳤다. 국내 면세점의 연매출은 2019년 25조원에서 지난해 13조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영업손실 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157억원에 비하면 감소한 수치이나 여전히 부진한 실적이다. 타 기업인 신라면세점도 영업이익 59억원, 신세계면세점 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각각 77%, 17.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광객의 여행 패턴이 크게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말한다. 팬데믹 이전에는 ‘쇼핑’을 즐기러 오는 ‘단체’ 관광객이 많았고 그중에서도 중국인 비중이 가장 높았다. 중국인들은 자국민 제품을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래서 수입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면세점의 수요가 높았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로 관광객 출신 지역이 다양해지고 ‘체험’을 하러 오는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면세점에 발길이 자연스럽게 끊기게 됐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101만명으로 팬데믹 이전 대비 70% 감소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연령대의 변화가 있다. 관광객들 중 10~30대 비중이 35.6%로 늘어나며 구매 단가가 낮아졌다. 면세점보다는 로드샵과 같은 로컬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고 이로 인해 명동, 성수, 홍대와 같은 핫플레이스나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하는 백화점 방문객이 많아졌다. 


◆정지영 대표의 과감한 혁신...현대백화점 실적 반등 이끌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올해 정지영 대표의 과감한 변화와 혁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 대표는 일방적인 업무 보고 대신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지는 타운홀 미팅을 도입하는 등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유연한 사고와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더현대 서울'은 기존 백화점 및 온라인 매장과 차별화된 콘셉트를 선보이며 문화와 체험을 앞세운 새로운 쇼핑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초대형 공원, 전시,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단순 쇼핑을 넘어 휴식과 문화체험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개장 첫해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쾌거를 이뤄냈다.


현대백화점,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 활짝\ , 면세점은 \ 울상\ ...매출 1조 달성 성과정지영(왼쪽) 현대백화점 대표가 지난 2월 21일 태국 방콕 시암 피왓 빌딩에서 차다팁 추투라쿨 시암 피왓 그룹 총괄 CEO가 업무협약(MOU)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정 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더현대 서울'의 성공 DNA를 토대로 K-콘텐츠의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더현대 글로벌'을 통해 국내 유망 브랜드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최근에는 일본 최대 쇼핑몰 파르코와 협업해 11개 한국 브랜드의 단독 팝업스토어를 대규모로 선보이는 등 K-패션 입지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19일 경영 효율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완전자회사인 현대쇼핑을 현대백화점에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약 600억 원 규모의 현금과 자산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재무적 기반을 한층 견고히 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정 대표는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부산 범일동점을 7월 말 영업 종료하고, 백화점, 아울렛, 복합쇼핑몰 형태의 '커넥트 현대'로 리뉴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상권에 특화된 콘텐츠와 운영 전략으로 로컬 스토어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정지영 대표가 '더현대 서울'에서 보여준 혁신 DNA를 이번 '커넥트 현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문화와 체험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 해외 진출 행보 등이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현대백화점의 실적 반등은 물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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