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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 지난해 매출 1.7조 '깜짝 실적' 비결은 'RTD 혁신'... 새 모델은 박보영

- '믹스 커피→캡슐 커피' 변화에 순발력있게 대응해 역대 최대 실적

- 오너가(家) 장손 김종희 ㈜동서 부사장 경영 일원화 굳어져

  • 기사등록 2024-05-17 11: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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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커피(coffee).


이름만 들어도 갓 볶은 그 은은하고 쓴 향취가 입안에 맴돌며 기분이 각성되는 음료. 호모 사피엔스가 현재의 신체 기관과 섭생 구조를 유지하는 한 영원히 지속될 비즈니스. 


이같은 커피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갖고 있는 회사가 동서식품(대표이사 김광수)이다. 


동서식품은 1968년 설립됐다. 수요가 꾸준한 커피 사업을 영위하니 안정적으로 성장해온 것 같지만 실은 도전과 극복의 역사를 갖고 있다. 커피 자체의 수요는 꾸준하지만 트렌드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다 보니 기민하게 대응하는 순발력을 키워온 것이다.


최근 커피 시장의 트렌드는 'RTD(Ready to Drink·즉석 음용)'로 요약된다. 고물가로 가성비 높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양호한 커피 제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 동서식품이 이같은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7조 사상 최대, 'RTD 커피'로 성과


동서식품은 지난해 매출액  1조7554억원, 영업이익 1671억원, 당기순이익 1555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전년비 각각 8.66%, 4.37%, 15.95%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 9.5%로 전년비 다소 하락한 것은 원재료 가격과 환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커피 원두를 동남아 각국에서 구매하고 있다. 


동서식품, 지난해 매출 1.7조  \ 깜짝 실적\  비결은 \ RTD 혁신\ ... 새 모델은 박보영동서식품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K-IFRS 연결. 단위  억원,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동서식품이 성과를 거둔 비결은 앞서 언급한대로 RTD 커피에 주력한 덕분이다. 동서식품은 '맥심 티오피' 등 RTD 커피 브랜드의 인기로 2021년부터 매출액이 증가해 지난해에는 전년비 1000억원 이상 성장했다.


동서식품의 대표 RTD 커피 브랜드 '맥심 티오피'는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고 소매점 매출액도 1808억원(2020), 1828억원(2021), 1888억원(2022)에 이어 지난해 1932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서식품이 RTD 커피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기존의 조제 커피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 동서식품의 매출액 가운데 커피 비중은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커피 생산이 동서식품의 주력 비즈니스인 것이다. 믹스 커피 시장 점유율 1위인 맥심(MAXIM), 카누(KANU)를 생산하고 있다. 


커피 시장 트렌드는 시시각각으로 변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MZ세대와 2030세대가 커피 시장 주요 소비자층으로 자리 잡으며 커피 취향도 변했다. 이들 세대는 RTD 커피를 선호한다. 가격 부담은 높지 않으면서 즉석에서 마실 수 있는 품질이 양호한 커피를 찾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RTD 커피 시장은 전년비 약 5% 증가했고 전체 음료시장에서는 11%를 차지하며 탄산음료 다음의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22년 생산실적’에 따르면 국내 판매액은 2022년 1조1237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15.18% 증가했다.


◆캡슐 커피 '카누 바리스타 페블' 선보이고 새 모델 박보영 기용


반면 조제 커피 시장은 축소되고 있고 이는 동서식품에 도전으로 다가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믹스 커피를 포함한 국내 조제커피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7096억원으로 3년 전과 비교해 16.64% 감소했다. 완제품으로 판매되는 카페 음료에 익숙한 20~30대가 커피 시장의 주 고객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2년 기준 커피류 판매 비중이 액상커피 35.6%, 볶은 커피(원두) 32.6%, 조제 커피(믹스 커피) 24.8% 순이라고 발표했다. 2030세대 이용객이 많은 편의점에서는 RTD 커피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이에 동서식품은 지난해 캡슐 커피 시장에 재진출했다. 2011년 독일 가전업체 보쉬와 협업해 캡슐커피 머신 '타시모'를 만들어 처음 캡슐커피 사장에 진출했으나 당시에는 국내 캡슐커피 인지도가 저조해 성과가 부진했다.


이후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라 동서식품은 '카누 바리스타 페블'을 선보였다. 기존 캡슐커피 머신 2종인 '어반'과 '브리즈'보다 작은 크기로 만들어 활용도를 높였다. 또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서울과 통영에서 카누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캠페인을 연다. 현재 현대백화점 천호점, 한화 리조트 경주 등에서는 캡슐커피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서식품, 지난해 매출 1.7조  \ 깜짝 실적\  비결은 \ RTD 혁신\ ... 새 모델은 박보영동서식품의 '카누 바리스타 페블'. [사진=동서식품]

새 모델도 선보였다. 동서식품은 인스턴트커피 브랜드 '맥심 모카골드'의 모델이었던 배우 이나영과 24년 만에 계약을 종료하고 배우 박보영을 발탁했다. 이나영의 배우자이자 배우 원빈도 올해 초 16년 만에 '맥심 티오피'와의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맥심 티오피의 새 모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커피 업계에서 이렇게 한 모델이 장기간 모델을 맡아온 케이스가 드물다. 동서식품은 한 번 관계를 맺으면 오래 유지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동서그룹 임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도 15.2년에 이른다. 


동서식품, 지난해 매출 1.7조  \ 깜짝 실적\  비결은 \ RTD 혁신\ ... 새 모델은 박보영맥심 모카골드의 새 모델 배우 박보영. [사진=BH엔터테인먼트]

◆김종희 부사장 '일원화 경영' 굳어져...업계 리더십 강화하며 혁신 행보 기대감↑


김상헌 동서 고문의 장남 김종희 부사장의 경영 일원화가 확실시되고 있다. 그간 동서그룹은 김상헌 고문과 김석수 전 동서식품 회장이 형제 경영을 이어왔다. 


현재 김종희 부사장의 지분율은 14.14%로, 지난해 부친 김상헌 고문으로부터 10만주를 증여받았다. 김 부사장은 2006년 30세에 ㈜동서에 입사해 2014년 경영지원부문 임원, 지난해 3월 경영지원부문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종희 부사장의 지분 확대는 김 회장 일가의 단일경영 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현재 동서그룹 일가의 지분율은 개인 기준 김석수 전 회장 17.39%, 김상헌 고문 16.25%로 김석수 전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이다. 김석수 전 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동서식품 회장직에서 퇴임했다.

RTD 커피 시장 공략과 캡슐 커피 재진출 등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동서식품이 김종희 부사장 체제로의 경영 일원화를 굳히며 커피 시장에서의 혁신적 행보를 보일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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